바람이 부니 우수수 낙엽이 진다. 추풍낙엽(秋風落葉). 이맘때면 내 맘이 벌겋게 달구어진다. 거리와 산야를 노랗고, 빨갛게 덧칠하는 바람과 낙엽의 향연에 내 마음도 바람을 타고 흥겹게 노닌다. 가을답게 변신한 세상…
만추가경(晩秋佳景)은 나를 강하게 자극하여 돈키호테의 자유를 누리게 한다. 산행을 하며 미친 듯 고성으로 노래를 부르고, 시를 응얼대기도 한다. 영혼의 울림에 귀를 기울이는 계절이다. 하늘에 계신 부모님, 보고픈 이들, 고향생각.
마음에 그리움이라는 돌멩이 하나가 던져져 잔잔한 파장을 일으킨다. 아쉬운 추억에 옥죄어 아려오는 가슴… 앞서 걸어가는 가을남자의 뒷모습이 내 마음을 닮았다.
오늘은 지인들과 삶을 나누고 싶다. 대화의 광장인 주막에서 함께 술잔을 나누며 가을을 이야기하고 싶은 날이다. 작가 세르반테스는 사회고정 관념에 길들여 사는 현대인에게 쌓이는 스트레스를 풍자와 해학으로 풀어준다.
"세상이 미쳐 돌아가기에 바른 정신을 가지고 살기 힘들다. 너무 바른 정신으로 사는 게 미친 짓이다!" 돈키호테에 나온 글이다. 물질 만능주의, 탐욕, 이기심의 미친 바람이 세상을 휘몰아 간다. 그 바람에 휩쓸려 허우적대며 살지만, 때로는 세상에 반하여 자유의지대로 살고 싶다.
노망난 시골지주 돈키호테의 모험을 보며 대리만족을 하는 이유다. 마지막 잎새가 떨어질 때까지 만족하며 사랑하는 여생을 살아야겠다. 아름다운 가을 풍경을 보며 내 인생의 수확은 무엇일까? 비문에는 어떤 문구가 적혀질까? 잠시 자성의 시간을 갖는다.
풍경소리가 내 마음을 맑게 해준다. 내일은 시속 80km의 강풍이 분다고 일기예보한다. 바람 부는 을씨년스러운 날이 찾아와도, 바른 정신을 유지하는 내일을 살리라 세파에 휩쓸려 날아다니는 내 마음을 단속한다.
재정난으로 고민하는 이에게 정부의 재활지원법인 BI법에 대해 소개한다. 해결하기 어려운 재정난으로 시달리며 사는 이의 재활을 돕기 위해 이 법이 제정되었다. 홀로 감당하기 무거운 짐을, 합법적으로 내려놓도록 돕는 법이다.
많은 이가 이 법을 이용, 새 인생을 살아간다. 파산이나 채무 삭감을 신청하면 많은 불이익을 당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오늘은 진실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나누자.
1. 은행구좌 개설도 못하고, 직장에서 해고 되거나, 실직자의 경우 직업을 구하기 어렵다.
- 사실무근 이다. 언제든 은행 구좌 개설이 가능하고, 개인 정보 보호법에 의거 직장에 알리지 않기에 직장에서 알 수 없고, 알릴 필요도 없다. 직장을 구하는 경우, 자금을 만지는 특수한 직종이기에 신용조회가 필요한 경우 외에는 구직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신용조회가 필요한 경우면 파산이나 채무삭감 신청을 하지 않은 이도 신용평가가 나쁘다면 이와 동일한 결과를 맞는다.
2. 체류 신분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 이 또한 틀린 말이다. 영주권 또는 시민권 획득하는데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단 가족 초청에는 영향을 미친다. 파산, 채무삭감 신청하지 않은 사람도 초청 가족을 부양할 능력이 없으면 동일한 결과가 발생한다. 법적으로 아무 불이익을 당하지 않고, 체류 신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3. 향후 신용카드를 소지할 수 없다.
- 파산이나 채무삭감 신청한 다음날 신용카드를 신청할 수 있다. 단 처음에는 일반 신용카드를 받을 수 없고, Secured 신용카드를 발급 받을 수 있다. Secured 신용카드란 담보로 일정 금액을 예치시키고 그 한도 내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하며 신용 회복하는 좋은 수단이다. 그 후 신용이 회복되면 일반 신용카드로 교체하면 된다. 파산이나 채무삭감을 신청하지 않은 이도 신용평가가 나쁠 경우, 일반 신용카드나 신용대출을 받지 못한다.
4. 미납 세금은 파산이나 채무삭감으로 해결할 수 없다.
- 미국의 경우, 파산이나 채무삭감을 신청해도 미납 세금을 해결할 수 없다. 캐나다 BI법은 여타 국가의 유사법 대비, 더 많은 혜택 조항이 포함되었다. 미납 세금도 여타 채무와 동일하게 처리할 수 있다. 정확히 알아야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
'다시 시작하자.'는 용기와 인생에 대한 사랑만 있다면 재정난은 해결된다. 단 유자격 전문가 여부를 필히 확인하여야 한다. 직접 일 처리할 자격이 없는 이들이 광고로 호객한 후, 유자격 외국인에게 소개, 수수료만 챙긴다. 이 일을 직접 관장할 수 있는 유자격자는 트러스티와 인쏠벤시 카운셀러 뿐이다.
인생도 산행처럼 오르막, 내리막 길을 걸어야 한다. 모두 지나치는 과정이다. 힘든 문제를 풀고 나면 더 큰 희열이 뒤따른다.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재정난은 정부 도움을 받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다.
그리스인 조르바 의 한 구절을 되 뇌어 본다. “나는 자유인이다.” 오늘 내 삶의 주인이 되어 기쁘게 하루를 보내리라. 인생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걷는 길, 서로 사랑을 나누며 기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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