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안상 피아망국

 

 

주안상 피아망국

 

 

 상대 술잔에 서로 따라주며 퍼마시는 한국적 술버릇 주안상이 하 수상하여 역사 속으로 들어가 현주소를 살피고 오늘을 보니 한국병 피아원흉이 바로 이놈의 주안상이다.

 

 법(신호등)을 만드는 국회의원 자신들이 안 지키고, 감시하고 잡고 판결하는 경찰 검찰 판사가 눈감아 주는 얽힌 부패는 우리의 사극에서 자주 보게 되는 주안상에 그대로 거기에 주연으로 있더라는 것이다.

 

 "진지 잡수셨습니까?" 굿 모닝(good morning)에 해당하는 우리 고유 아침 인사말인데, 굶지 않았나? 상대를 확인하는 희한한 인사말이 우리 말고도 없지 싶다.

 

 다행히, 하니 어렵게 40여 년 전(지난 세기 70년대) 5천 년 한의 보릿고개를 한강의 기적이라는 세계가 놀라고 있는 고도경제 성장으로 말끔히 청산된 오늘의 아침 인사말로는 코미디 수준이지만 인정의 절실함이 절절히 묻어 있다. 5천 년 긴 세월을 서로 간에 끼니나 때우고는 다니는지 안쓰러워하며 산, 기아선상의 절대빈곤국이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요, 수염이 석자라도 먹어야 양반이 된다는 배고픈 자의 관심은 늘 먹는 타령이었다.

 

 그처럼 찌든 가난의 백성이긴 했어도 없으면 없는 대로, 있으면 있는 대로 이웃과 나누어 먹는 아름다운 풍습을 그래도 가지고 살았다는 게 참으로 희한하다.

 지금은 서구식 도시생활에 밀려 우리의 많은 고유미풍이 사라져 가고 있다지만 아직도 시골에서는 고깃국 뚝배기가 담 너머 어른들께 전해지는 훈훈한 인정이 완전히 사라졌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리고 까치가 울면 손 올 징조라 해서 길조로 여길 만큼 손을 귀히 여겼으며, 손이 많은 것을 가문의 덕으로 삼았다. 몇 년 만에 멀리 있는 벗이 대문 열고 들어오는 날에는 잔치라도 벌일 듯 법석이 난다. 주안상이 나오고 애첩이 등장한다. 갑자기 애첩인가?

 

 80년도 쯤일 게다. 비디오테이프가 나오고 오백 년 조선왕조실록을 영상화한 TV 드라마 테이프를 이곳 캐나다에서도 대여해서 볼 수 있어 밤잠을 설치며 연속극 재미에 푹 빠진 일이 있었다.

 

 

주안상과 애첩이 없는 조선의 선비 방은 이빨 빠진 호랑이 격이다.

 

 조선의 선비들에게 이 주안상과 애첩을 제거하면 머리 깎인 삼손처럼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나라와 대감 사이에 놓인 주안상에서 조선 500년의 저 피비린내 나는 사화의 비극이 연출되고 있었고, 끼니나 때우고 다니는지 서로 묻는 버릇이 인사말이 돼버린 절대빈곤을 방치한 채 백성의 피와 땀을 짜낸 주안상으로 배 불리며 하는 짓거리는 반대파를 깔아뭉갤 궁리였고, 결국엔 이웃 나라 지까다비 군발에 36년 망국의 아픔을 겪게 된다.

 

 이 주안상 DNA 악성종양 유산은 그대로 피아한국병 주범으로 오늘에 이어지고 있다. 당시 3김이 한국정치판을 주무를 때도 상도동과 동교동 사랑채에서 당쟁사를 뺨치는 판박이 정치로 나라가 요리되고 남남 지역감정의 온상이 되고 있었다.

 

 그리고 한때 3, 5공 비화라 해서 신문 잡지 방송에서 경쟁하듯 파헤쳐지고 있었는데 그 자료들은 당대의 정치인, 기자들 보다 이름난 요정의 마담들이 더 많이 갖고 있더라 했다.

 

 

 이곳 캐나다 유력지 글로브앤드메일 기자가 한국에 가보고 기이하게 여긴 것이 요정정치, 요정거래라고 쓴 기사를 읽은 일이 있다. 제대로 봤다. 비중 큰 정담과 상거래는 회사 사무실이 아니라 요정에서 주안상을 사이에 두고 비밀스럽게 거래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 그것이 대화라는 탈을 쓰고 정상(政商)으로 통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밝은 대낮에 화려한 사무실이나 회의실은 빛 좋은 개살구다. 어둡고 비밀스러운 곳에서 앳된 손을 어루만지며 따라주는 주안상에서 거래의 큰 말이 오가고 요리된다.

 

 그 많은 사무실 전화는 사무적 기능을 잃고 단지 은밀한 거래, 만날 약속을 위해 쓰일 뿐이다. 그래서 집과 회사와의 직선거리가 출퇴근 길이 못되고 술집 요정을 거쳐 삼각지를 돌아야만 제집 가는 길이 되는 사회, 이놈의 주안상을 각종 부패 피아망국의 원흉으로 조국의 미래를 위해 고발한다.  

 

 이참에 세계 일등수준 폭주문화와 함께 골초 망국병도 치유되어 건강한 통일조국 밑거름 되길 빈다. 가만! 세금 한 푼 내지 않는 네가 뭔데 감 놔라 배 놔라 참견이냐? 참말로 그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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