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보다 더 좋을 순 없는 의료 시스템을 위해”

 

- 전공의 파업에 대한 소회 -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한 의료계 파업 사태로 전공의와 교수 등 집단 이탈이 이어지고 있지만 불철주야로 환자의 곁을 지키고 계시는 의사들도 적잖다. 2000년 정부의 의·약 분업 시행령에 반발해 의사 파업에 앞장섰던 의대 교수가 집단 사직한 전공의들에게 “진정으로 투쟁하고 싶다면 병원으로 돌아와 정부와 대화하길 바란다”고 조언을 했다. 일반의(一般醫)이자 의료법학을 전공한 법학박사 권용진 서울대학 병원 공공진료센터 교수는 자신의 SNS에 게시한 글에서도 이 같이 밝혔다.

의·약 분업 파업 당시 의협 의권(醫權)쟁취투쟁위원회 총괄간사를 맡았던 권 교수는 “의업을 포기한다면 그것 또한 여러분의 선택”이라면서도 “다만 계속해서 의업에 종사하고 싶다면 최소한 의사로서 직업윤리와 전공의로서 스승에 대한 예의, 근로자로서 의무 등을 고려할 때 여러분의 행동은 성급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업을 그만두고 싶다면 병원으로 돌아와 일을 마무리하고 정상적 퇴직 절차를 밟고 병원을 떠나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투쟁을 하고 싶다면 병원으로 돌아와 내용을 심도 있게 파악하고 더 나은 정책 대안을 갖고 정부와 대화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피상적인 견해를 두고 “의대 정원 확대와 필수 의료 패키지 정책으로 박탈감을 느낀다. 의대생들은 학창시절부터 수년 동안 사명감 있는 직업을 꿈꾸고 열심히 공부했다”는 어느 의과대학 학생의 발언에 환자 단체가 “의사들만 꿈을 꾸면서 직업을 구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외국의 경우 일반 시민들이 병원 방문을 한국만큼 자주 하지 않을뿐더러 진료받기 위해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며 “한국은 국민건강보험을 통해 의료비용이 저렴한 환경에서 쉽고 빠른 진료를 보는 효율화를 이뤄냈는데, OECD 국가기준에 비해 의사 인력이 적다며 무계획적 확대를 주장할 시 심각한 의료 질 저하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직업군 모든 이들이 소명의식과 사명의식을 가지고 열심히들 일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게 의사들만의 특권인 것처럼 얘기하시는 거에 대해서는 환자들도 불편해하시는 부분”이라고 했다. “과거에 수년간 누적된 경험에서 의사 파업으로 인해 정부 정책이 어물쩍 물러선 것이 학습된 것”이라고도 했다. 전국 의과대학 교수협의회는 “필수 의료와 지방의료 붕괴의 또 다른 원인은 손대지 않고 정원만 늘리는 것은 잘못된 정책 결정”이라며 “신중함과 과학적 근거가 필요한 의료정책을 너무 조급하게 서둘러서 시행하는 것은 오히려 의료시스템을 와해시킬 수 있다”고도 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호소문을 발표하고 집단행동 중인 전공의들에게 “환자 곁으로 돌아가 국민과 함께 의료개혁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전공의들의 집단 진료거부로 환자들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며 “수술·처치·입원·검사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환자의 생명을 팽개치다시피 한날한시 집단행동에 나선 것은 개인의 자유가 아니라 집단 진료거부”라며 “의사들은 수술실, 응급실, 중환자실, 분만실, 신생아실 등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필수 진료마저 내팽개쳤는데… 어느 국민께서 이해하고 용납할 수 있겠냐”고 되물었다.

 

아무렴 “의사 인력이 부족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건 의사뿐이며 환자도 병원도 전문가들도 정부마저도 우리나라 의사가 부족하다고 한다”며 “의사가 없어 의사 업무를 떠넘기는 불법의료행위가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고, 환자들은 만족스러운 진료를 받을 수 없으며, 전공의는 극한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전면 백지화를 내세운 진료거부는 어떠한 이유로도 해법이 아니다”는 의견 대립에 물러설 기미는 없어 보인다.

조규홍 보건복지부장관이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는 전공의들에게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특히 이들이 의료 현장에 복귀한 동료 전공의를 공격하며, 집단행동 참여를 압박하자 법과 원칙에 따른 처분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일부 언론에서 현장에 복귀한 전공의 명단을 공개하고 악성 댓글로 공격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면서 “불법적인 집단행동에 대해 법률과 원칙에 따른 처분이 불가피하다. 정부는 헌법과 법률이 부여한 책임을 다할 의무가 있다”면서도 “조속한 복귀와 대화를 촉구한다. 정부는 의료개혁 추진과 관련해 모든 의료인들과 함께 언제든지 진지하게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집단행동에 나선 전공의들이 현장에 복귀할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겨뒀다.

 

“대중음악은 코드(Chords)로, 클래식음악에서는 화음(Triads·和音)으로 설명을 한다는데…” 속담에 ‘정승(政丞)날 때 강아지도 낳는 세상이다’는 말이 있다. 길어 올린 자신을 다스릴 줄 아는 의연함이 겸손한 마음과 생각과 행동을 함께 모아 불빛을 지켜내려는 의지는 가상하지만, ‘나가다 오나, 나오다 가나’ ‘공통의 이익에 바탕을 둔 관계의 힘과 중요성에 대한 입장’을 서로가 확인했으면 오죽이겠다.

“十字街頭鋪席開 牛?馬勃盡收來 等閑落在名醫手 貴賤無非是藥材”- ‘네거리 교차로에 점포 열려 있어 /흔하지만 유용한 약재는 모두 거둬들이지 /소홀하여 떨어진 것은 명의(名醫)의 손에 있는데 /귀하고 천(賤)한 것에 이런 약재 아닌 것이 없다하네.’ - [희수소담(希?紹曇)/南宋, <송고(頌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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