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형을 위하여

 

잃어버린 것들이 많아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여

세상은 어둠 속 긴 겨울의 터널 속

알렉산더 왕의 영광이 햇살 한 줄기만 못함을 알려준

디오게네스는 빛과 어둠의 평형법을 알고 있었으리라

저자거리에서 빛나는 혼불을 찾을 수 없기에    

한낮에도 램프불을 들고 참사람을 찾아다녔으리라.

 

 생명을 위하여 넘치는 물과 햇살과 대지와 바람

사대 요소가 나란히 손 맞잡은 우주는 불멸의 빛

남과 여는 활과 화살처럼 팽팽하게 별들의 평형법

애초에 죽음이란 없기에 죽음과 힘 겨루기에서

 패배한 인류는 스스로 육신의 노예가 되어

거짓 마왕의 술수인 죽음의 쇠사슬에 묶여 신음하네.

 

 해와 달은 평형의 힘으로 넘치는 등대불

우주는 절대 절명의 평형 속에서 무수한 은하수가

한 치 오차도 없이 휘돌아 가는 빛과 어둠의 펜듈럼

눈 멀고 귀 멀어 깨닫지 못하는 것은 인간뿐

우주 평형법을 잃어버린 인간만이 

긴 악몽 속에 뒤척이며 시시각각

어둠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들어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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