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25)

2015-01-15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25)

 
주어진 시간의 가치는 당신에 의해 결정된다

 

 매서운 바람이 몰아친다. 체감온도 섭씨 -30도! 차를 타기 위해 주차장으로 걸어 가는 길이 무척이나 멀게 느껴 진다. 살을 에는 듯한 강추위에 몸에 경련이 일어 난다. 토론토에서 노숙자 2명이 동사했다는 뉴스가 흘러 나온다. 캐나다는 쉘터 등의 복지 시설을 잘 구비한 나라이지만 아직도 추위로 사람이 동사하는 아이러니가 발생하고 있다. 토론토 시의원 한명이 이러한 안타까운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조속히 조치를 취하라고 시장에게 촉구하며 애통해 하는 모습이 TV에 방영된다. 그 장면을 보는 나도 안타깝고 마음이 무거워 진다. 사랑은 생각이나 말이 아닌 실천을 하였을 때 그 생명을 얻는 것인데, 실천없이 살아 가는 내 치부를 들켰기에 스스로도 민망하다. 사랑은 줌으로써 더 행복을 불러 일으키는 요정의 마법 지팡이다. 자신과 가족, 지인 등을 선별하여 좁은 울타리를 쳐 놓고, 그 안에 안주하면서 바깥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에 눈 감고 살아온 나같은 사람은 갖기 힘든 보물인 것이다. 이제와서 그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보다는, 그들이 살아 있었을 때 배려와 관심을 보이며, 먼저 말을 건네고, 그들의 말을 들어주기도 하는 이가 1명이라도 있었다면 이러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으리라.


 이번 사건의 원인은 부족한 복지시설이 아니다. 소외된 이들을 외면하고, 그들을 이해하고 포용해주지 않은 채 살아 가는, 사랑 결핍증에 걸려있는 우리의 비뚤어진 자화상에 원인이 있다. 마주치고 싶지 않은 현실은 마음을 우울하게 만든다. 남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코미디언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침울한 분위기에서 벗어나고자 친구를 떠올린다. 이제야 마음이 편해지고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이런 친구가 있기에 행복하다. 겨울처럼 차가워진 나에게 와 닿는 따스한 아침 햇살! 눈감고 동면하는 내 사랑을 깨워 주는 좋은 아침이다. 애견 해피가 손을 핥으며 나를 깨운다. 나는 해피를 품에 안고 머리에 입맞춤을 해주며 속삭인다. 생후 1개월 된 강아지를 입양하였는데 벌써 9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함께 자고 일어나며, 운동도 같이 하고, 항상 졸졸 따라 다니는 사랑스런 해피지만, 입에서는 9년의 연륜이 배인 역한 입냄새가 난다. 그 냄새가 싫어서 내 입술을 핧으려는 사랑표현을 제지하고, 내가 해피의 머리에 입맞춤을 하며 사랑을 표현하는데, 막내딸 아이는 해피가 사랑한다며 입을 핥으면 역겨운 냄새를 참아가며 사랑으로 응대해 준다. 나보다 상대를 더 많이 배려하는 큰 사랑을 품고 사는 이쁜  딸이다. 


 딸의 그런 사랑을 보니 성 프란치스코의 삶이 떠올려진다. 프란치스코 성인이 살던 이태리의 아씨시에는 나환자 병원이 있었고 성인은 나환자를 혐오하였고 상처에서 풍기는 역한 냄새가 싫어 병원 근처에 가기를 기피하며 살았다. 어느날 성인이 하느님의 뜻을 알려 달라고 간청하는 기도를 하자 이런 대답이 들려온다. ”프란치스코야! 네가 나의 뜻을 알고자 하면, 지금까지 육적으로 사랑하고 탐하던 것들을 경멸하고 미워해야 한다. 네가 일단 이것을 시작하면 지금까지 달고 좋게만 보이던 것들이 모두 참을 수 없도록 역겹게 여겨질 것이다. 그러나 네가 지금까지 피하였던 것들은 모두 아주 달고 넘치는 기쁨이 될 것이다.” 그 후 나환자와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 내면에서 울려오는 소리”네가 혐오하던 것이 네게 기쁨과 단맛이 될 것이다.”에 따라 나환자에게 다가가자 그의 일그러진 얼굴에서 썩는 냄새가 진동하였지만 하느님의 말씀대로 나환자의 손에 입을 맞추고 헤어졌다. 그러자 단맛과 행복과 기쁨이 영혼 속으로 흘러 들었다. 그 후 성인은 대부분의 사람처럼 자신 욕망의 노예로 살지 않고, 자신의 주인이 되어 하느님의 뜻을 구하며 살았다. 


 또 하루가 주어졌음에 감사하며 오늘 할일을 마음에 그려 본다. 최근 건망증으로 중요한 일을 잊고 지나쳐 버리는 경우가 간혹 발생하기에  일의 개요를 셀폰의 플래너에 적어 놓고 아침에 검색하는 습관이 생겼다. 편리한 기능 덕에 잊을 염려도 없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가장 비싸고 가치있는 금은 ‘지금’이다.

지금 이 순간을 기쁘고 행복하게 살자. 모든 것은 마음에서 부터 시작된다. 순간마다 소중한 의미를 부여하자. 예전에는 큰 변화없이 되풀이 되는 듯한 일상이 지루하고 따분하다 느꼈기에  ‘반복되는 일상의 나날들’과 같은 말을 사용하며 지금 이 순간의 가치를 평가절하한 적도 있었다. 감명받은 책을 세월이 흐른 후 다시 읽으면 처음과는 다른 감명을 받았던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같은 순간은 없다. 주어진 시간의 가치는 당신에 의해 결정된다. 성철 스님의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산은 산이 아니요 물은 물이 아니로다.”라는 가르침이 떠 오른다. 이 말씀에 대한 의견과 해석이 다양하지만 나는 이를 만물의 근원에 대한 화두로 받아 들였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라는 긍정 부문은 대우주와 소우주(자아)의 본질에 대해 각성하고 자신의 현실을 인정해야 하지만, “산은 산이 아니요 물은 물이 아니로다.”라는 부정의 후반부는 모든 사물은 시간과 함께 새롭게 탄생하니 매순간 정진하여야 한다는 뜻으로 받아 들였다. 


 재정난으로 어렵다면 먼저 현실을 직시하고 인정하라고 권한다.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그것을 해결할 방법을 찾을 수있다. 재정난은 재활 지원법인 BI법을 활용하여 쉽게 해결할 수 있으니 지금 당장 불 필요한 고통에서 벗어나기 바란다. 작년에도 2명의 교민이 재정난으로 자살하였다. BI법에 대한 지식이 없기에 발생된 잘못된 결정이다. 4년째 ‘하늘’ 칼럼을 쓰고 있음에도 매년 자살하는 이가 발생하니 참으로 안타깝다.

이글을 읽는 독자분들의 주위에 재정난으로 고민하는 이가 있다면, 먼저 따스한 말을 건네 주고, 그들의 말을 들어 주어서 그들이 느끼는 외로움을 떨칠 수 있도록 온정을 나누어라. BI법이 그들의 문제를 합법적으로 해결해 줄 것이다. 당신의 사랑으로 올해는 잘못된 선택을 하는 교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고 웃음이 넘치는 한해가 되리라. 함께 하는 교민 사회의 내일은 구름 한점 없이 쾌청하고 푸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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