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성자(聖者)의 선택

 

한 성자(聖者)의 선택

 

 “굳바이 마디바”

 

 오늘(2013년 12월 5일) 만델라는 자기가 태어나서 뛰어놀던 어린 시절의 작은 마을 쿠누라는 곳에 그의 유언에 따라서 영원히 잠들었다. 오랜 지병으로 병원 입원을 수없이 해오다가 결국은 영원한 안식처로 떠났다. 긴 여정의 인간 평등과 평화를 위해서 더 쓸 수 있는 에너지도 없었다. 그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세계는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이 TV를 통해서 그의 생애를 알리기에 여념이 없다.

 

 왜 세상 사람들은 그의 죽음 앞에 그토록 기뻐하고 또 슬퍼할까? 그의 긴 고통의 마감이 그들을 기쁘게 하고 한편 또 그를 보내는 것이 너무나 슬퍼서 우는 사람들! 그가 27년이란 긴 세월을 로벤이란 섬에 있는 무기수들을 보내는 감옥에 있을 때 매일같이 40도를 오르내리는 열기 속에서 돌을 깨는 중노동을 할때 무엇이 그를 살 수 있게끔 지탱해 주었을까?

 

 나는 만델라라는 한 인간을 앞에 두고 많은 것을 생각했다. 우리는 이곳에 이민을 와서 나름대로 언어와 큰 문화충격에 휘청거리면서 긴 세월을 얼마나 절망하고 깨지고 부서졌는지, 내가 보아온 삶의 광장이었다.

 

 그런데 그는 작은 마을의 추장의 아들로 태어나서 그 당시 정규과정의 교육을 받고 대학에서 정치학을 공부하다가 민주 활동에 가담해 정학처분을 당하면서 그의 삶의 결심은 이때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깊은 결심으로 자리를 잡게된다.

 

 그래서 자기 목숨과 인권을 되찾는데 생애를 바치기로 작심한다. 인종차별 (Apart-heid) 철폐요구와 민주운동에 앞장서기로 결심한 후 그가 감옥수로서 매일의 중노동도 그 힘을 꺾지 못했다. 27년간의 감옥생활은 그에게 지대한 지적, 영적 과정의 준비시간으로 메워졌고, 그것을 바탕으로 세상에 나와서 그가 꿈꾸던 세상을 만들어 갈수 있었다.

 

 얼마나 참혹한 감옥생활이었기에 그의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 모든 원한, 분노도 몽땅 다 불태우고 감옥에 두고 나올 수 있었을까? 그가 출감 때 한말은 바로 그것을 증명해주는 자신과의 대화이다.

 

 “자유로 이어질 문을 향해서 걸어가면서 나는 알았다. 내 안에 비통함과 증오를 뒤에 남겨두지 않는다면, 나는 여전히 자신의 감옥에 갇히게 되리라는 사실을”

 

 그런 그의 용기가 350년 동안의 인종차별 종식을 만들 수 있게 그를 이끌고 갔다. 27년이란 긴 세월동안 그의 이름은 만델라가 아닌 무기수 46664 였는데 마지막 두 숫자는 그가 감옥에 들어가던 해인 1964의 뒷 숫자를 합해서 그렇게 불렀다 한다.

 

 인생의 가장 활기가 넘치는 시기인 20대 초반에 채석장에서 중노동을 하면서 50세에 출감을 한다. 그래도 그는 모범수로서 그의 가장 생산적인 시기를 보내고 이 꿈을 위해서 모든 것을 기꺼이 받아드렸을 것이다. 다행이 세상 사람들은 그를 잊지 않았고 그를 죽음의 집에서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게끔 도와주었다.

 그래서 그는 지금의 남아공을 만들 수 있었고, 또 세상의 흑인들에게 평등을 안겨 주었으며, 사람들의 편견을 없애 세상 사람들은 모두가 동등하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누가 자기목숨을 내던지면서 모두를 위해서 긴 세월을 싸울 수 있었을까?

 

 아마도 그래서 세상 사람들은 그를 성자의 자격을 부여하는 명칭을 주면서까지 이야기하고 있다. 오바마는 그의 죽음 소식에 “그의 삶에서 나는 영감을 받았다”고, 캐나도 전 수상직을 한 브라이언 멀루니는 ”그는 악의 씨가 없는 사람이었다”라고 말했으며, 미국의 전 대통령 빌 클린턴은 ”21세기에 기억될 인물은 모하멧 간디와 넬슨 만델라”라고 진술했다. 그리고 남아공 제이꼽 주마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가장 위대한 아들을 잃었다“고 말했다.

 

 그는 감옥은 나왔지만 오랜 세월 채석장에서 마신 돌가루가 폐에 들어가서 얻은 폐질환과 눈에 눈물샘을 막아서 눈물관이 파괴되어 울고 싶어도 눈물이 메말라서 울 수가 없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보통 노인들이 갖는 반대의 안질환이 평생 그를 괴롭혔지만 그것은 그가 하고픈 거대한 꿈을 막을 수가 없었으리라.

 

 그는 아무도 감히 할 수 없는 용서와 화합, 흑인 민족 운동의 우상으로 살아갔기에 그를 아름다운 투사라는 언어로 불러주고 그 단어가 또 그에게 아주 빛을 낼 수 있는 말인 듯하다. 27개월이 아닌 27년을 그 혹독한 노동을 하면서 살아 나와서 나이 76세 때에 남아공 대통령으로 또 끊임없는 민주화를 전 세계에 알림으로써 그는 이 지구상에 적이 없는 성자라 불리게 돼 인도의 독립을 위해서 몸으로 싸운 간디를 연상케 한다.

 

 오늘 나는 남편에게 “여보, 당신 나이에 대통령을 지내고 나라의 우상으로 우뚝 선 넬슨 만델라 대통령을 생각하면 당신의 그 육신의 고통도 많이 가벼워 질것이라“고 농담을 했다. 우리의 정신은 육체를 지배하고 또 그 힘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그는 우리에게 오랜 세월동안 보여주고 간 성자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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