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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칭미학으로 본 하늘의 설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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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한 점쯤 걸려 있어야 응접실 구실을 하듯, 의사 진찰실엔 인체해부도 한 두 장쯤 벽에 붙어있어야 격을 살린다. 어느 날 나는 진찰실에서 무료하게 의사선생님을 기다리며 벽에 걸려 있는 이 해부도에 눈길을 보내다가 새삼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인체의 겉 모습은 멀쩡하게 완벽한 대칭미학으로 멋을 냈으면서도 속 내장들은 기능별로 적소에 효율적으로 배치시킨 조물주의 솜씨가 인간이 설계한 자동차의 구도와 그렇게 닮아있다는 사실이 너무도 신기했다. 


자동차 엔진 쪽 뚜껑을 열어보면 각 부품들이 기능에 따라 어지럽게 배치되어 있으면서도 외모만은 완벽한 대칭미학으로 멋을 내어 우리의 눈길을 끈다. 


겉 모습은 나무랄 데 없는 미학적 분위기로 멋을 내 정서적인데 반해 속은 제한된 공간에 그 많은 부품들을 기능적으로 배치시켜놓은 공학적 솜씨, 자동차야 분명 인간이 설계했지만 이 기막힌 인체의 설계자는 과연 누구의 솜씨인가? 


절대자 하늘의 작품일까? 아니면 스스로 된 진화의 산물인가? 그도 아니라면 조물주의 본래 의도가 스스로 진화되도록 창조한 것일까? 


나의 의문, 호기심은 꼬리를 문다. 나의 관심은 모든 사물과 우주로까지 확대된다. 거기에도 어김없이 정서와 공학이 같은 비중으로 내재되어 있음을 발견하고 또 한번 까무러치게 놀란다.


우주만물 만상의 존재와 운행질서가 과학적 법칙에만 의존되어있지 않고 정서라는 형이상학적 미학이 내재되어 있다는 사실의 발견, 까무러칠 충격으로 와 닿는다.


하늘의 별자리를 한번 보자. 저것들이 과학적 완벽한 운동으로 운행되면서도 아름다움의 극치로 수놓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눈을 돌려 아래를 보니 아무렇게나 피어있는 들꽃 한 송이가 한치 어긋남 없는 기하학적 구도로 신비로운 색의 조화로 수놓으며 더할 수 없는 아름다움으로 우주의 한 켠을 장식하고 있다는 사실에 두려움까지 느끼게 된다.


우리가 균형 잡힌 안정감의 아름다움을 대했을 때 마음이 편해진다는 심리학이 고려된 이 대칭미학의 우주적 설계도, 참으로 신비로움이 아닌가? 어느 동물 어느 식물을 살펴봐도 대칭적 구도로 모양 되어있다. 우리 인체의 겉 모습을 놓고 보자. 하나짜리는 어김없이 가운데에 박혀있고 두 개짜리는 양쪽으로 하나씩 갈라져 있는 이 완벽한 대칭균형 미, 이것은 모든 것에 정서적 안정감을 주기 위한 하늘의 치밀한 배려임이 확실하다. 


나는 이민 초기 기계 고치는 일을 했었다. 인간이 만든 기계를 인간인 내가 고치는 것은 가능했다. 고치다 안되면 설계도를 들여다보면 된다. 인간의 설계도는 인간 이해 안에 있기 때문에 그 지식을 알면 고칠 수가 있다. 


그러나 설계도를 하늘이 가지고 있는 인체(人體)를 고치는 의사는 얼마나 난감할까? 혹 설계도를 찾았다 해도 인간이해 밖의 천기(天機)이기 때문이다. 의학의 발전을 자랑하고, 복제를 만든다 법석을 떨지만 슬플 때의 눈물 한 방울, 기쁠 때 웃는 얼굴근육의 그 신비를 무슨 수로 안단 말인가. 


어린 생명 하나가 죽어가는데 속수무책, 가능하다면 하늘의 설계도를 훔쳐내서라도 살려내고 싶은 의사의 고충, 어떠하실까?


언젠가 “당신의 건강은 제가 책임지겠습니다”라는 어떤 한의사의 신문광고란을 봤을 때 나는 반가움에 앞서 섬뜩했다. 건강(생명)을 책임진다니? 그 광고문구는 “최선을 다해 당신의 건강을 보살펴 드리겠습니다”라고 했어야 좋았을 걸.


나는 어릴 때부터 병도 많이 앓고, 의사도 많이 찾아 다니고, 약도 많이 먹은 걸어 다니는 종합병원이라 했는데 병은 낫지 않고, 더욱 아프고, 그때마다 “의사는 면허 있는 도둑놈”이라는 게 헛말이 아니구나 원망도 많이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인술(仁術)에 종사하시는 그분들의 노고에 머리 숙여 감사 드리고 존경한다.


기계는 잘못 고치면 다시 고치면 되고, 영 망가지면 버리고 다시 사면 된다. 그러나 인간의 생명은 일회적이다. 잘못이 허용되지 않는다. 다시, 한번 더 하는 시험의 대상이 아니다. 오진이나 실수는 생명에 직결되어 있다. 얼마나 긴장되고 스트레스를 받을까? 그래서 더욱 인술이라는 무거운 책임감으로 환자를 돌보는 손길에 늘 감사하고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대부분의 기계가 제어(brake)장치를 갖고 있는 것처럼 인간도 양심이라는 제어기능을 갖고 태어난다는 사실이다. 예외가 있다면 시계는 하늘을 닮아 영원성을 지녔기 때문에 제어장치가 필요 없다. 


그렇다. 하늘은 본성 그 자체가 선(善)이며 영원히 스스로 존재하기 때문에 양심이라는 제어가 필요 없다. 그런데 가끔 인간이 하늘의 권위를 흉내 내어 제어(양심)를 떼어내려다 자신은 물론 인류역사에 불행을 가져온 예를 우리는 알고 있다. 소위 영웅이라 자칭하는 독재자들이 그들이다.


양심이 없을 것 같은 동물들도 자연질서(자연제어장치) 속에서 더불어 살아간다. 이렇게 더불어 살아가는 자연생태계의 묘한 질서의 모습, 서로 이웃사촌으로 살아가게 한 하늘의 섬세한 설계의 솜씨에 감복, 또 감복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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