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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amkang39

    강신봉 칼럼

    캐나다 加人 강신봉
    전 캐나다한인총연합회장, 전 토론토한인회장, 요크한국인학교 설립교장, 김치캐나다사장, 전 스코필드박사동상건립위원장,전 무궁화사랑모임창립회장, 토론토흥사단창립지부장, 대한민국국민훈장목련장, 역사문화원장

    캐나다 문협회원.현 GTA한카노인대학장
    http://skang3441.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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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병법 해설(18)모든 곳을 지키면 모든 곳이 약해진다

 

아군이 적군에게 공격지점을 모르게 하면, 적군은 어디를 공격 당할지 모르므로 지켜야 할 곳이 많아진다. 많은 곳을 지키려면 군사를 나누어야 하고, 아군이 어느 한 곳을 공격할 때는 적군은 많은 수의 아군을 상대하게 된다.


전방을 지키면 후방이 뚫리고, 후방을 지키면 전방이 무너진다. 왼쪽을 보강하면 오른 쪽이 약해지고, 오른 쪽을 보강하면 왼쪽이 허술해진다. 모든 쪽을 다 지키려면 모든 쪽이 다 약해진다(無所不備 則無所不寡 무소불비 칙무소불과).


적군의 강점과 약점은 다 들어나 보이는데, 아군의 강 약점이 숨겨져 있다면, 아군의 힘은 모아진 것이고, 적군의 힘은 나뉘어진 것이다. 아군이 하나로 모아져 있는데 적군은 열로 나뉘어 있다면 싸움터에서는 그 군세를 10:1로 치는 것이다. 


적은 수로 많은 수의 세력을 상대해야 할 때에 사용하는 전술을 “국소우세주의(局所優勢主義)”나 “각개격파주의(各個擊破主義)”라고 한다. 국소우세주의는 총 전력 면에서는 적이 우세하여도, 특정 지역의 전력은 아군이 더 우세하도록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각개격파주의는 빠른 기동력으로 적군이 힘을 모으기 전에 하나씩 격파를 하여 파괴시키는 것이 요체(要諦)다. 나폴레옹이 바로 이 전법을 잘 쓴 사람으로 유명하다. 그의 국소우세주의와 각개격파는 유명한 전법이었다.


적군 5만 명과 아군 3만 명이 맞붙었는데 아군이 승리를 했다면 적은 수로 많은 수를 이긴 것이다. 별개의 전투에서 3만 명이라는 집중된 병력으로, 2만-2만 명, 또는 1만 명씩 분산된 적군을 쳐부순 것이다. 5만 명 병력을 놓고 한 차례씩 몇 차례를 나누어 격파했기 때문에 적은 수의 군대로 많은 군대를 이긴 셈이다.


이러한 전법은 지휘하는 장군의 작전묘기에 의하여 승리를 거둘 수 있는 전법이다. 이렇게 적은 수로 많은 수를 이겨내야 하는 전투가 전개되었을 때에 백병전의 힘은 절대적으로 승리를 이끄는 요인이 된다. 그러니까 적은 수의 정예군 개개인이 멍청이군 다수를 이기려면 정예군 훈련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정예군이 무엇인가? 병사들의 체력과 무술이다. 체력을 단련하고 무술을 익히는 이유가 바로 그런 때문이다. 지금 한국의 국군이나 북한 인민군의 태권도 무술훈련은 대단하다. 


한국군은 이승만 정부 시절부터 군대에서 태권도를 권장하였다. 실로 태권도라는 명칭도 이승만 대통령이 명명해 준 이름이다. 주로 군대에서 시작을 하였지만 한국인 전 국민이 태권도를 즐긴다. 한국의 태권도는 국제올림픽 종목으로 채택이 되도록, 잘 보급되었다. 그래서 한국은 태권도의 종주국이 되었다. 


북한에 태권도가 보급된 것은 5.16군사 혁명 후, 박정희 대통령에게 반기를 든 최홍희 장군이 북한에 가서 태권도를 보급하였다. 지금, 인민군의 태권도 실력도 아주 대단하다. 남한의 태권도협회를 “세계태권도연맹(WTF: World Taekwondo Federation)”이라 하고 북한의 협회를 “국제태권도연맹(ITF: International Taekwondo Federation)” 이라고 부른다. 


“모든 곳을 다 지키려면 모든 곳이 다 약해질 수 밖에 없다.”는 뜻을 극단적으로 표현한다면, 이는 아무데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일본의 미야모도 무사시라는 장군은 “한 놈만 패는 전략”을 제안한다. “적이 사방에서 쳐들어 오더라도 한쪽으로 몰아댄다는 기분으로 싸워라. 먼저 덤비는 자와 싸워라. 적이 달려들기만을 기다린다면 방어에 치중하게 되어 능률이 오르지 않는다.“


일본 역사에 17:1의 전설이 있다. 17명을 모두 때려잡겠다는 마음으로 시작을 해서 이길 수는 없다. 1명을 죽도록 패라. 처절하게 죽어가는 1명을 보고 다른 16명은 도망가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쟁은 무자비하게 하는 것이라고 일본군은 가르친다.


임진왜란 때에 곽재우는 붉은 옷을 입고 다녔다. 하늘에서 내려온 홍의장군이라는 뜻으로 “천강홍의장군(天降紅衣將軍)”이라는 깃발을 들고 다녔다. 그리고 부하 10명에게도 똑같은 복장으로 전투에 참여하도록 하였다. 그 결과 전쟁터에서는 10여명의 홍의장군이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며 종횡무진 누비고 다니는 현상이 연출되었다.


동쪽에 나타난 홍의장군을 잡겠다고 왜군들이 동쪽에 몰려들면, 갑자기 서쪽에서 홍의장군이 나타나 “나 여기 있노라”하며 놀리는 격이었다. 10명의 홍의장군을 쫓느라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와중에 왜군의 전열은 흐트러지고 힘은 분산이 되고 말았다. 10명의 홍의장군이 나타남으로써 적군의 전열을 열로 나눈 셈이다. 1/10로 줄어진 적군의 힘을 격파하는 것은 한낱 의병들에게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반면 홍경래(洪景來)의 난은 아군의 힘을 나누어 싸웠기 때문에 패배를 한 경우다. 조선 후기 23대 순조 때(1811-18120)에 평안도에서 일어난 농민들의 봉기가 홍경래난이다. 서북인들의 차별을 성토하며 봉기한 홍경래의 군세는 한 때 청천강 이북을 휩쓸었다. 오랫동안 아주 치밀하게 계획을 해서 봉기를 한 것이기 때문에 사람도 돈도 식량도 풍부하였다. 다만 전략(戰略)이 잘못되어 패배를 하고 만 것이다. 


홍경래의 전략을 검토해 보자. 농민들로 구성된 남진군은 한양을 노려서 남쪽으로 움직였고, 압록강으로 향하는 북진군은 북쪽으로 쳐들어갔다. 남진군이 평안감사 이해우(李海愚)에게 안주에서 패배를 당하여 기세가 꺾였는데도 북진군은 이에 합류하지를 아니하고 제 갈 길을 갔다. 남진군과 북진군이 합세를 한 것은, 분산된 전력이 수세에 몰린 끝에, 정주성에 갇히고 나서였다. 


위세를 되찾기에는 때가 너무 늦었다. 폭탄을 터뜨려 성벽을 통째로 날려버리는 관군의 진압작전에 홍경래의 농민군은 파죽지세로 전멸을 당하고 말았던 것이다. 분산된 탓이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유명한 말이다. 이승만 박사가 한강 백사장에서 유세를 할 때에 외친 말이다. 그러나 “뭉치면 죽고 헤쳐야 삽니다. 겨울철에 얼음이 얼면 헤쳐야 합니다. 1.4후퇴 때에 저 강물이 살짝 얼었는데 뭉쳐서 건너 가다가 얼음이 깨져서 다 죽었습니다.”하고 신익희 후보가 대적하던 말이 떠오른다.


어느 때에 뭉쳐야 하고, 헤쳐야 하는 지혜가 필요한가는 정치가들이 하는 말의 술수이다. 하지만 용병을 하는 장수가 힘을 나누어 사용한다는 것은 완전히 자살행위다. 내 힘은 뭉쳐서 모으고 적의 힘을 분산시키는 것이 싸움의 요체(要諦) 인 것이다.


왜 우리나라가 미국과 한미동맹을 하였는가? 힘을 합치기 위함이다. 허약한 우리의 힘을 미국이라는 강대국의 힘을 빌려 큰 힘을 만들기 위함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내가 운전석에 앉아 운전을 할 터이니 미국은 조수석에 앉아 도와 주시요”하고 미국에게 대북정책의 언질을 던졌다. 트럼프가 단번에 시큰둥해졌다. 1953년 한미동맹 이래로 64년간이나 대북정책의 운전대를 잡아온 미국에게 초년생 대통령이 운전대를 내놓으라니 그럴 수밖에! 문대통령의 운전대 철학은 꽤나 상대방을 가볍게 보는 안보 철학이라 생각된다.


정책이건 전법이건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는 분명하게 ‘선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선택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이 더 중요한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산토끼를 잡으려다 집토끼마저도 놓친다”는 말도 있다. 두 마리를 다 잡으려는 욕심은 결국은 두 마리를 다 놓친다는 것이다. 어떤 것을 잡아야 할지 모르거나 생각이 헷갈렸으면 빨리 고쳐야 한다. 고집은 현명한 처사가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모든 것을 혼자의 생각으로 해결하려 하지 말고, 64년 동맹체인 미국과의 기존질서 속에서, 힘을 분산하지 말고 합치는 대북 정책으로 보강해 나갈 것을 권하고 싶다. 그것이 손자병법이 제시하는 수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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