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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구필응(有求必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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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해(己亥) 설날아침이다. 삼가 이루고저하시는 일이 다 수월하고, 건강도 챙기고, 좋은 일 많이 생겨날 수 있길 기원해 주시고, 재물이 넝쿨째로 들어오고 만사형통하시라는 메시지가 모니터에 가득하다. 행여 늦을세라 간절히 구(求)하시는 대로 ‘필응(必應)’의 경사(慶事)가 있으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유구필응(有求必應)’이라 1/2박자 늦은 답신을 올렸다. 


 날것으로 먹으면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고, 익혀 먹으면 음심(淫心)을 일으켜 수행에 방해가 된다는 오신채(五辛菜)를 안주로 삼아 백약의 으뜸 한 잔쯤이야. 입춘(立春)이 지나서인지 체감온도 -32°C 추위 속에서도 봄기운이 살짝 묻어나는 듯하다. 하늘에도 강물이 흐른다. 


 보도에 따르면 폭설과 강풍이 동반된 기록적인 한파는 북아프리카 사막에서 발생한 뜨거운 기류(氣流)가 제트기류(jet stream)에 영향을 끼쳐 북극을 맴돌던 ‘극(極)소용돌이(Polar Vortex)’가 남하하면서 발생했다는 기상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어질고 지혜로우신 분께서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남으려면 얼마나 선행을 베풀었을까 생각해본다. 어차피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누군가를 이해하거나 상처를 안겨주는 일 정도라면 이해하는 쪽을 더 택하고 싶다. 그것이 우리가 바라는 것이고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포근하고 맑은 날씨를 보인 탐라국에서는 관광객들이 활짝 핀 유채꽃과 함께 사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진뉴스가 한편으론 부럽기도 하다.  


 발 없는 소문은 천리마보다 더 빠르다. “서릿발 같은 대책에도 불구하고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성폭력 피해를 둘러싼 ‘침묵의 카르텔’이 벌집을 들쑤셔놓은 듯하다.  대한민국 체육진흥법 제1조는 체육진흥 목적을 허울 좋은 국위선양에 그 목적을 두고 있다. “금메달을 딴 종목만 지원하는 등 여전히 모든 스포츠 정책, 성과 평가가 메달 개수로 논의되어왔다”는 후문이다. 


 따지려들기는커녕 여쭙지도 않던 이런 인식 아래 선수는 성적을 내기 위한 한낱 도구로 전락시켰다지만, 국위선양이란 미명아래 성과만 내면 감독•코치의 비인간적 만행은 면죄부를 받았다니 진즉 개선되었어야 마땅할 일이다. 


 세계 최대 석유자원국인 베네수엘라의 극심한 경제난을 보여주는 단면들이 화면에 가득하다. 지난해 물가상승률이 무려 83만%,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생필품과 의약품 부족으로 한때 남미의 부자나라였던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삶은 피폐해졌다니 어떻게 이해해야 될는지 난감하기도 하다. Chavez에 이어서 Maduro  정권이 포퓰리즘 정책을 신나게 펼 수 있었던 힘의 근원도 석유였다는데 어쩌다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됐는지 글쎄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듣자와, 2014년부터 국제원유 가격이 곤두박질치면서 경제가 급속히 무너져 내렸고 혹독한 경제난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이어졌는데 “상황을 왜곡하고, 미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강요하는 언론의 쿠데타 음모”라고 주장하는 마두로 정권의 우군은 미국과의 대척점(對蹠點)에 자리한 나라들뿐이다. 이러한 국제전 양상에는 중남미 좌우(左右) 패권 경쟁이라는 성격과 석유자원에 대한 강대국들의 엇갈린 이해관계가 있다고 본다. 


 착각은 자유겠지만, ‘그들은 문제 있고, 우리와는 다르다’고 하면서 감정이입이 된다고 말할 순 없겠다. 남의 산에 있는 돌이라도 나의 옥(玉)을 다듬는 데에 소용이 되는 줄로 알자. 뉘시라 선민의식을 갖고 우리자신을 남들과 비교할 처지가 아니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낼 일이다. 

 


 “올곧은 줄만 알았다 / 올곧아 좋은 줄만 알았다 / 욕심 없는 선비의 청빈, / 굴하지 않는 신하의 충성, / 목숨으로 언약(言約)을 지키는 절개 / 뜻을 이루느라 몸서리치는 파죽지세(破竹之勢) / 온 몸이 쪼개어져서라도 지키는 그 뜻을 기렸는데 / ‘청강만리(淸江萬里)’의 바람결 일으키는 숲에 와서 / 대밭에 새 깃들지 못함을 알았네. / 올곧기 위하여 뿜어내는 결기 가득하여 / 새조차 깃들지 못하니 / 몰랐어라 / 하나 지키려면 하나를 잃어야하고 / 독(毒)하지 않으면 지켜내지 못함을 / 대쪽 같지 않으면 대나무가 될 수 없음을 / 온갖 잡새들 길렀더라면 / 대나무 숲이 될 수 없었음을” - 권천학(權千鶴)의《새 없는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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