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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기 수필

    작은일에도 최선을 다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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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자동차와 바꾼 목숨

 

 좋은 글들이 넘쳐난다. 예전에는 신문이나 잡지에서 볼 듯한 멋진 글들이 이제는 카톡방을 통해서 하루에도 수십 개씩 대하게 된다.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살 수 있는가부터, 남에게 존경 받으려면 어떻게 하라던가 남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매일 수처럼 다가온다. 나는 그런 글들을 다 읽을 시간이 없어 거의 다 지우는데 가끔 시간 날 때 읽는 것에 많은 감명을 받는다.

 그런 좋은 글들을 읽다 보면 나의 행동과 언어를 조심해야겠다고 반성하고 나 자신도 그렇게 살아야겠다고 다짐을 하게 되는데, 그렇지만 그런 사람들의 반열에 오르기에는 까마득하다.

그런 좋은 글들의 홍수가 이 사회를 더 밝게 하고 깨끗하게 할까? 좋은 말을 들었다고 사람이 더 나아질까? 그런 글들이 다 한글들로 적혀있는데 그럼 한국에 있는 사람들은 예전보다 더 좋은 사람이 됐을까? 한국 나가본 지 20년이 넘었으니 거기에 있는 한국인들을 겪을 수가 없지만 뉴스로 상시 만난다.

 길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앞에 있던 받친 사람이 밖으로 나와보니 뒤에서 받은 운전자가 나온다. 죄송하다며 사람이 아파 병원에 가는 길에 좀 서둘러서 받게 되었다고 급한데 가게 해달라고 한다면, 받힌 상태를 사진 찍고 병원에 가게끔 보내주는 것이 정상이라고 생각되는데,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지.

 지난주 며칠간 한국뉴스에 위와 같은 상황이 발생했다고 뉴스에 나왔다. 받친 사람이 한 행동이 특별히 훌륭하다고 나오는 것 같다. 아니 저게 뉴스감? 교통사고가 나서 차가 찌그러진 거야 돈 들여 고칠 수 있지만 만약에 아픈 사람이 제때에 치료를 받지 못해 문제가 생긴다면 훨씬 더 큰 문제가 될 텐데 안 보내주면 어쩔 것인가.

여기서는 별것도 아닌 일이 한국에서는 훌륭한 일을 한 기사감이 되는데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물론 그 사람이 좋은 일 한 것 맞다. 하지만 뉴스에 계속 나올 정도의 훌륭한 일이라고 하기엔 좀 아닌 것 같은데.

 몇 달 전에 응급차가 달리다가 접촉사고를 냈다고 한다. 굉장히 급한 환자인데 받친 인간이 못 가게 해서 아픈 환자가 치료를 받지 못해 죽었다던가 아니면 더 위독해 졌다던가 하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사람의 목숨을 중고차 한대로 바꾼 것이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나라에서 벌어질 수 있을까.

 뉴스를 보면 도저히 인간이라고 할 수 없는 일들이 비일비재 벌어진다. 어린아이를 입양해서 죽이고, 층간 소음 문제로 다투다 이웃을 죽이고, 음식을 시켜먹고 돈 안 내려고 뭔가를 집어 넣고 하는 일들이 다반사로 일어난다.

그들도 그 좋은 글들을 분명히 접했을 텐데, 그런 사람들처럼 살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짐승은 되지 말아야 하는데. 그래도 짐승은 배부르면 아무도 건드리지 않는다.

 밖에 눈이 오고 있다. 이제 본격적인 겨울의 시작이다. 눈이 많이 오면 가장 걱정되는 것이 운전이다. 아무래도 길도 좁아지는데다 미끄러우니 접촉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크다. 만약에 고속도로에서 사고가 난다면 큰 사고가 될 수도 있고 사람이 다칠 위험도 크다. 점점 운전하는 것이 두렵고 싫은데 그렇다고 운전을 하지 않고 사는 건 불가능하고.

 다음주에 스노타이어로 교체하기로 했지만 그것이 만사가 아니니 조심조심 또 조심할 일이다. 제발 또 이번 겨울도 사고 없이 지나갔으면, 그리고 내 주위에는 위에서 이야기한 짐승들은 없어야겠다. (202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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