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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병선의 大佳里(대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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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을 찾아서(27)-갈릴리 호수(Sea of Galilee)와 베드로 물고기

 

‘긴네렛 바다'(민 34:11, 수 13:27)라 불리기도 하고, ‘게네사렛 호수'라고 기록되어 지기도 하고, 또는 ‘갈릴리 바다’, ‘디베랴 바다’라 불리는가 하면 그저 단순히 ‘바다’ 또는 ‘호수’라 불리는 천의 이름을 가진 갈릴리!

 

정확하게 말하면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팔레스타인 북부에 있는 담수호입니다.

남북 21㎞, 동서는 가장 폭이 넓은 곳이라야 13㎞로, 면적은 이곳, 온타리오에서는 작은 호수 축에 드는 Lake Simcoe(744㎢)의 1/5정도 밖에 안 되는, 물이 많을 때라야 166인데, 수면은 지중해면보다도 212m나 더 낮습니다.

 

수심은 50m를 넘지 못하는 작은 호수로, 사해로 흘러 나가는 요단강의 수량과 수면에서 증발하는 수분의 양이 유입되는 수량과 비슷하여서인지, 호수의 물에는 염분이 있어 그냥은 관개용수로도 사용할 수가 없으니 바다라는 말도 일리가 있는 갈릴리 호수인 셈이지요.

 

그래도 이 갈릴리 호수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지방에서는 제일 큰 호수로 귀중한 수자원의 보고인 것입니다.

 

헬몬산(혹은 헤르몬산 Mount Hermon)에서 발원하여 호수의 북쪽으로 흘러 들어오는 짧은 강도 요단강이요, 남쪽에서 흘러나와 사해로 흘러 들어가는 긴 강도 요단강이기에 두 개의 요단강을 거느린 갈릴리 호수가 예수님께서 사역하시었던 주 무대였기에 호반에는 전도 활동의 본거지로 삼은 가버나움(마 4:13, 막 1:21, 눅 7:1, 10:15)을 비롯하여 막달라(마 27:56), 고라신(마 11:21, 눅10:13), 디베랴(요 6:23) 등의 여러 성읍이 있었고, 지금도 있습니다.

 

이 성읍들에 여러 기념교회들이 지어졌지만 정부의 정책 때문인지 전체적인 개발은 아직 이루어지지가 않았기에 호수 주변의 자연경관은 예수님 시대나 오늘이나 크게 변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고기잡이가 주업이라 호수에 익숙했던 제자들마저 배를 타고 건너다 풍랑을 만나 두려움에 떨게 하도록 큰 풍랑도 이는 갈릴리 바다. 예수님의 꾸짖음에 잔잔히 순종하던 풍랑의 바다, 갈릴리. 예수님께서 물 위로 걸어오시며 제자들에게 평온함을 갖게 한 갈릴리.

 

예수님께서 배를 타시고 무리에게 가르친 "씨 뿌리는 비유"와 그 밖에 여러 가지 비유로 말씀하신 것도, 고기 입에서 돈 한 세겔을 얻은 것도, 오병 이어의 기적을 일으키신 것도 모두 이 갈릴리 바다를 중심으로 하여 이루어진 일들이었습니다.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로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라며 제자를 부르신 것도, 또 부활하신 후 이른 아침, “그물을 배 오른편에 던지라”며 고기를 잡게 해 주신 곳도, 생선을 구워 놓으시며 제자들에게 다가오신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고 물으시며 “내 어린 양을 먹이라”라는 부탁을 하신 것도 바로 이 호반이었던 것입니다.

 

이런 유서 깊은 갈릴리 호반에 있는 골란 호텔에 여장을 풀었습니다. 창문을 통하여 시원하게 다가오는 갈릴리 호수. 몇 사람들이 쾌속선을 타면서 뿌리는 물보라가 하얗게 수 놓여졌다가는 다시 파래지는 호수를 바라보며 일어나는 상념들!

 

“지금 나의 심정은 어떤 심정일까?”

주님을 따른다 하면서도 풍랑을 맞은 배 위에서 두려움에 떨던 심정? 모든 꿈이 깨어진 채 고향으로 돌아와 고기잡이에 종사하였건만 밤새 노력하였어도 고기 한 마리 잡지 못한 채 아침을 맞으며 허탈에 빠져 지친 모습? "주님이시다"는 소리를 듣자 겉옷을 걸치고 바다로 뛰어내린 베드로의 심정? (겉옷을 걸치고 바다로 뛰어내린 이야기는 다음에 하기로 하겠습니다. 그 또한 긴 이야기가 될 테니까요.)

 

예수님께서 이른 아침, 생선을 구워 놓으시며 제자들에게 다가오신 그 호반에 요즈음엔 “베드로 물고기”라는 이름으로 많은 순례자들에게 점심을 팔며 호황을 누리는 식당이 있습니다. 한 삼사백 명은 족히 앉을 수 있는 큰 식당이었습니다.

 

근데 메뉴는 “베드로 물고기”라고 부르는, 갈릴리 호수에서 잡히는 도미 비슷하게 생긴 “갈릴리 역돔” 한가지뿐이랍니다. (갈릴리 호수에는 20여종의 물고기가 서식하는데 그 가운데 식용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3종류라고 합니다.)

 

하기야 베드로가 생업으로 고기를 잡던 그 갈릴리에 왔는데 “베드로 물고기”라 이름 붙여진 생선을 한번 안 먹고 갈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 많은 관광객, 아니 순례객들에게 다 충당할 수가 없어 지금은 양식으로 키운 물고기들을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참을 기다리니 스테인레스 접시 위에 튀겨진 생선 한 마리가 쪼개진 레몬으로 장식된 채 나왔습니다. 생선을 입에도 안 대던 개띠인 나도 어쩔 수 없이 먹어 보았지요. 다른 것이 없기도 하였지만 과연 베드로 물고기 맛이 어떤지 보기 위해서….

 

정성이 들어간 생선튀김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하기야 그 많은 사람들을, 그것도 시간에 쫓기는 사람들에게 한꺼번에 내어 오려니 어련하겠습니까! 손가락을 쪽!쪽! 소리 나게 빨며 맛있게 먹는 고양이 띠들은 참 좋겠더군요…ㅎㅎㅎ. 하나 내겐 결국 누군가가 발상해낸 기가 막힌 상혼이 붙인 이름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베드로라는 이름을 가진 생선에게 좀 미안한 느낌이 들었지만 그 옛날, 해변에서 바위 위에 모닥불을 지펴 놓고 생선을 구워 주시던 주님의 손길이 그리워 먼저 일어나 해변으로 나와 보니, 잔잔한 물결에 물새들이 발을 적시며 모이를 찾고 있었습니다.

 

점심 후 가버나움에서 배를 타고 디베랴로 가는 동안 배 위에서 예배를 드리고 성찬식을 가졌습니다. 우리 일행 중에 6명의 목사님이 계셔서 배찬과 분병을 하는 동안, 우리의 성찬을 도우려는 듯 바람 한 점 없이 잔잔한 수면, 투명한 햇빛, 파란 하늘을 머금은 파란 갈릴리 호수 위에서 주시는 주님의 살과 피가 온 몸에서 용솟음치는 것 같은 전율을 느끼며 온 천지에 가득 찬 하나님의 표상을 둘러보았습니다.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에 가려진 뿌연 시야를 통해서… 잔잔한 수면 위에 수없이 부셔져 반짝이는 태양의 편린들이 눈물을 통해서 더 없이 영롱하게 빛을 발하는 오후였습니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예수님 시절의 고깃배” 모양이라며 유혹하는 관광선.

 

호텔 창문으로 보이는 갈릴리 호수.

 

“베드로 물고기”라고 부르는 여행객들의 점심상. 상술이라고 하여도 조금 너무 허술하였습니다.

 

갈릴리 호반에 있는 가시 많은 나무(Ceiba Chodatii). floss silk tree라고도 합니다.

 

디베랴로 가는 일행들. 우리는 일행이 많아서 좀 큰 철선을 타고 움직였습니다.

 

옅은 물안개가 낀 호반의 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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