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201)-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노란 낙엽이 바람을 타고 춤사위를 자랑한다. 서늘한 바람은 가을을 알리며 “너는 올 한해 무슨 결실을 수확했냐? ”고 묻는 듯하다. 동네를 산책하며 한해 삶을 회고해 본다. 여행과 어려운 경험 등으로 작은 깨달음을 얻은 한해다. 복잡 다난했던 일도 시간이 지나니 그저 추억일 뿐이다. 시간과 지혜가 정비례하는 삶이기를 희망해 본다.


소중한 시간이 쉬지 않고 흘러간다. 인생은 추억 만드는 여정인데 이제껏 하지 못한 일이 너무나 많다. 내일은 가능한 많은 일을 경험하고 느끼며 감사해야겠다. 그리고 더 사랑하는 삶을 살아야겠다.


수십 년 된 호두나무가 이 집, 저 집에 호두 열매를 주렁주렁 달고 있다. 그래서인지 유난히 청설모와 다람쥐가 주변에 많이 서식한다. 집으로 돌아왔다. 옆집 호두나무 열매를 서리한 청설모가 자기 머리보다 큰 호두를 입에 물고 우리 담장 위를 바삐 달려간다. 


어디로 가는지 유심히 바라본다. 이 전문 서리꾼은 훔친 호두를 여기 저기 숨겨두었다 나중에 꺼내 먹는 습성이 있다. 창틀 위, 잔디밭, 심지어는 잠시 열려있는 현관으로 들어와 신발장 안에 가져다 놓기도 한다. 작년에 뒷마당 창고(Hut) 뒤 땔감 쌓아 놓은 곳에서 수십 개의 호두를 발견했다. 겨울식량 창고로 이곳을 정한 것이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무료로 임대해 주는 아량(?) 사랑(?)을 베풀었다가 이 잘못된 결정으로 일년 내 골머리를 썩었다. 이 친구의 고상한(?) 습성 중 하나가 좋은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즐기는 것이다. 매일 아침이면 DECK, 탁자, 의자 등 평평하고 깨끗한 자리에 호두열매 껍질이 지저분하게 널려 있다. 


호두 열매 껍질은 기름 덩어리이다. 이빨로 잘게 갉아내 버린 껍질에서 나오는 기름이 나무건 돌이건 시커멓게 변질시킨다. 빗자루로 청소해도 검은 흔적이 남는다. 더 큰 문제는 이 친구들이 툭하면 잔디밭 이곳 저곳을 파헤쳐 놓는 것이다. 그로 인해 잔디밭이 벌집으로 변했다. 


뒤끝 안 좋은 친구의 뒤치다꺼리 하느라 바쁜 한 해였다. 반면, 뒤뜰에 자주 나가야 했기에 정원관리가 잘된 긍정적 면도 있다.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관심을 쏟으니 정원을 더 많이 사랑하게 되었다. 꽃나무도 사다 심고, 배열도 다시 하고, 물과 비료도 더 챙겨주니 한층 아름다운 정원이 되었다. 


다시 고생하지 않으려 청설모 퇴치 방안을 강구하는 중이다. Blood Meal이라고 코요테 피 냄새를 모방한 제품이 청설모나 너구리 퇴치에 효과가 있다고 하여 캐내디언 타이어로 가 보았다. 코요테 피 냄새 대신 소변 냄새 나는 제품이 있다. 직원에게 제품 효과에 대해 물었더니 “별반 효과가 없다.”고 솔직하게 알려준다.


이곳 저곳 수소문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문제를 해결할 제품을 찾지 못했다. 호두를 보는 즉시 바로 치워 버리는 것이 지금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래도 더 나은 방안을 계속 찾아보리라.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살면서 흔히 사용하는 말이다. 영어로 “Man proposes, God disposes.”라 쓰고 그 뜻은 “최선을 다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리자.”는 말이다. 인생사 전반에 걸쳐 적용되지만 특히 선거, 시험, 공연 등을 앞두고 걸어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말이다. 결과에 연연, 고심하지 말고 지금 하는 일에 온 마음과 정성을 쏟아 추진하라는 고사성어다. 다할진(盡) 사람인(人).  


나는 최선을 다하는 사람, 즉 진인(盡人)으로 살아가나? 노력해도 결과에 따라 아쉬움이 남는, 실행하기 어려운 단어다. 완전하지 못한 사람이기에 예상치 못한 결과를 접하며 사는 인생이다. 삶은 깨우침의 길이다. 결과보다 노력하는 그 과정을 통해 우리는 지혜를 습득한다.


지식(Knowledge)이 많은 사람보다 지혜(wisdom)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 지식은 시간을 들여 노력하면 습득할 수 있지만 지혜는 자신을 비워야 얻을 수 있다. 자연을 사랑하기에 산행을 즐긴다. 즐기려면 나를 내려 놓고 빈 자리에 자연을 채워 넣어야 한다. 


‘자연스럽게’ 라는 말을 많이 사용한다. 크게 모나지 않고 순리대로 주변과 조화를 이루는 삶이다.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산사모> 창립 22주년이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단체이고 그 구성원들을 좋아한다. 산에서 만나는 그들은 산의 순수함과 정기를 받아서인지 아집을 내려 놓고, 상대를 마음으로 받아 드린다. 


대화를 하며 함께 걸으면 쌓인 스트레스가 한 꺼풀씩 사라진다. 2년 임기의 신임회장이 선출되었다. 새 회장을 구심점으로 즐거운 산 여정이 계속되리라. 2년간 수고하신 전임 회장에게도 감사함을 전한다. 


10월 13일이 다가온다. 필그림 창립 25주년 정기 연주회 날이다. 노래로 작곡/작사자의 마음을 전달하고, 관중과 사랑/흥겨움을 함께 나누어야 하는데… 예전에 최민수씨 주연 ‘모래시계’, 그 드라마 OST <백학: Crane>이 시청자 사랑을 많이 받았었다. 그 드라마를 보려고 직장인들이 퇴근 후, 집으로 직행해 술집 매상이 떨어졌다고 한다. 


백학은 가을의 정취와 추억이 담겨 있는 곡이다. 이 곡의 솔로 부문을 내가 노래한다. 노래를 잘 불러 또 하나의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 잘하고 싶으면 최선으로 준비해야 한다. 결과에 연연하면 그 부담으로 자신의 역량을 다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 이 또한 진인사대천명이다. 


이번 연주회에 여러분을 초대한다. 우드바인에 있는 염광교회에서 저녁 7시에 열린다. 저에게 전화 주시면 무료 초대권을 나누어 드리니 관심 있는 분은 연락 주시어 함께 추억을 만들자. 


오늘도 하루를 바쁘게 보냈다. 사노라면 원치 않는 일과 조우할 수 있다. 재정난도 그 중 하나다. 이 경우 삶에 영향을 많이 주기에 힘들게 사는 이가 많다.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채무를 짊어지고 사는 이가 합법적으로 채무를 해결하고, 재활하도록 돕는 법이 있다. BI(Bankruptcy and Insolvency Act)법이다. 이 법을 알아야 내 처지에 적합한 해결방안을 찾을 수 있다. 이 법은 크게 파산(Bankruptcy)과 채무삭감(Consumer Proposal)으로 이루어져 있다.


파산을 하는 경우, 최소 비용으로 문제를 처리할 수 있고 별도의 제약이나 불이익은 없다. 복지 국가인 캐나다의 BI법은 다른 국가 파산법보다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한다. 파산이라는 어휘에 신경쓰기보다는 제반 여건과 소요 비용을 고려, 어떤 방안이 나에게 적합한지 판단하여야 한다. 


초행길도 전문가와 함께 가면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다. 아침, 저녁으로 일교차가 심해 감기 몸살로 고생하는 이가 많다. 재정난은 BI법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건강은 되 돌리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니 건강에 각별히 유의하자. 만병통치 예방약인 ‘웃으며 살자’를 자주 복용하면서.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CA
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