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 캐나다의 주요도시에서 급격한 가격상승현상을 보인 주택시장을 잠재우고자 여러 대책들이 나왔습니다만, 아직까지 그 후유증이 커서 집을 마련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구매자들이 많아졌습니다. 이 때문에 렌트시장에 머무르는 대기수요자들이 임대물 부족현상 속에서 렌트비 역시 덩달아 급등하는 시장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이러한 시장현상의 문제점들은 지금까지 연방 및 주정부가 내놓은 부동산대책이 단기적인 대응책에 불과하기 때문에 앞으로 다가올 몇 년간 주택시장이 안정을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현재 캐나다의 주택시장은 주된 플레이어들이 인종적으로 많이 바뀌었을 뿐만 아니라, 집을 더 이상 단순히 거주공간으로만 보지 않는다는 점에 많은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습니다.
지난 수십 년간 캐나다로 이주한 이민자들은 출신모국이 과거 유럽 중심에서 이제는 확연하게 아시아 인종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인도, 중국, 필리핀, 중동아랍권에서 이민자들이 많이 들어왔으며, 구 소련의 붕괴 이후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채택한 동유럽국가에서 경제부흥과 급속한 산업팽창 속에서 자국 내의 급격한 부동산시세의 상승현상을 몸소 경험한 이민자들도 많이 캐나다로 이주해 왔습니다.
따라서 지금 광역토론토에는 아시아계(중국, 인도, 한국 등), 중동아랍계, 동구라파출신의 시장참여자들이 주택시장을 단순히 자신이 거주하는 공간을 사고 파는 시장으로 보지 않고, 투자수익을 높일 수 있는 이재기회를 제공하는 흥미로운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각(the financialization of housing)이 지배적입니다.
분양콘도에 몰리는 구매자들 중 60% 이상이 투자목적으로 구입한다는 사실과, 새로운 지하철개발노선 주변의 땅이나 집들이 뉴스발표 이후 강한 매수세력에 힘입어 지속적으로 가격이 올라가는 현상들이 이러한 배경을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토박이 백인 캐네디언들이 생애 중에 겪어보지 못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지만, 위에서 말한 인종적 배경을 가진 이민자들은 이미 캐나다에 오기 전에 경험으로 학습한 현상들이기 때문에 정부의 정책에 반응하는 것이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일 것으로 봅니다.
그들은 집을 가진자와 렌트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사람들 간에 생기는 경제적 격차가 가면 갈수록 벌어지는 현상을 목격한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과거에 비해 주택시장을 이재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중산층 사람들의 숫자가 크게 늘어난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캐나다에서 경제적불평등(Economic Inequality)이 점점 더 심화되고 있다는 여러 보고서가 오래 전부터 나왔지만, 최근 수년간의 주택가격상승 여파로 인해 저소득층(low-income people)에게는 렌트가격의 연쇄적인 상승이라는 더 짙은 그늘이 드리워지고 있습니다.
일반가정이 보유한 자산 중 집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 커졌으며, 집을 가진자와 렌트로 사는자 사이에는 경제적 괴리가 더욱 깊게 되어버렸습니다. 주택시장에 참여하는 많은 중산층 사람들은 공급이 수요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어서, 공급측면에서 획기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으면 문제가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도 길어야 2-3년의 시간이 지나면 다시 시장에서의 가격상승에너지가 커지면서 부동산 졸속 대책도 그 약효가 소멸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지금은 정부가 공공부문에서 공급을 조절하는 기능자체가 많이 축소(장기렌탈주택공급 등이 거의 민간부문으로 넘겨진 상태)되었기 때문에 그린벨트 등을 일부 해제하면서 택지공급을 늘리거나 콘도를 지을만한 정부소유부지를 더 풀고, 신축허가에 소요되는 절차나 기간도 줄여주는 것이 주택공급확대에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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