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퇴직 후 자영업을 시작하자니 두려워
자영업자가 너무 많은 한국
한국에서는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50대 이상의 사람들이 다른 생계수단을 확보하기 위해 자영업에 뛰어들고 있지만 이 중 80%의 자영업자들은 실패를 맛보고 있다. 열심히 일해도 생계를 보장할 만한 수입을 거두기가 어려워(전체 자영업자의 약 58%는 월100만원 미만의 소득) 결국 폐업의 수순을 밟게 된다. 이 경우 인생 후반기의 재정상황이 극도로 악화될 뿐만 아니라 재기의 기회를 잡기가 어려워지므로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발전할 수도 있다.
한국의 자영업자들이 사업에 실패하는 이유는, 1) 음식점, 도소매점, 숙박업, 부동산 중개업 등 생계형 업종에 집중되어 있어 과당경쟁에 따른 매출증대의 어려움과 수익성 감소가 주된 원인이며, 2) 사업자금조달이 어려워 높은 이자조건을 감수하고 무리한 차입경영을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한국에서 자영업 희망자가 급격히 늘어나게 된 이유는, 일자리가 부족한 산업구조적 문제 외에도 베이비붐 세대(1955~1964년생)에 해당하는 약 900만명의 인구 중 많은 사람들이 해마다 직장에서 은퇴한다. 이후 재취업이 어려워지는 시기가 되면 자영업이라도 운영하면서 노후생활을 위한 생계수단을 스스로 확보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80%에 가까운 자영업자들이 결국 실패로 끝나는 현재의 상황을 개선하려면 정부차원에서 은퇴자나 노령 층의 재취업 기회를 늘려주고 보건, 의료, 사회복지, 교육, 문화예술, 환경, 신농업 분야 등 창업이 가능한 업종으로 다양하게 분산시킬 수 있는 정책수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캐나다의 상황은 어떤가?
그렇다면 캐나다의 상황은 어떠할까?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2010년 통계결과를 바탕으로 각국의 상황을 비교해 보면, 한국은 터키, 그리스, 멕시코, 이탈리아와 더불어 총취업자 중에서 자영업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5개국 중 하나로 나타났다.
이에 비하여 캐나다는 미국, 노르웨이, 덴마크, 독일과 함께 총취업자 중 자영업자의 비중이 가장 낮은 5개국 중 하나로 집계되었다. 하지만 캐나다 연방통계청의 2013년 자료를 보면 캐나다의 자영업자 비중이 총취업인구의 15%를 차지함으로써 캐나다에서도 취업의 어려움을 자영업이라는 자구수단을 동원하여 생계수단을 스스로 확보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왜 이렇게 자영업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늘고 있을까? 새이민자들이 자신의 전문영역에서 취업의 기회를 찾지 못할 때 스스로 일자리를 만드는 수단으로서도 활용되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캐나다의 급격한 인구구조의 변화에서 비롯된다.
캐나다의 베이비부머 세대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듬해인 1946년부터 1965년 사이 약 20년 동안 출생한 약 960만명(캐나다 출생자 약 820만명과 이민자를 합한 숫자임)의 사람들을 일컫는데, 이는 총인구의 약 27%에 해당하는 규모다. 실제로 캐나다의 베이비부머 세대는 1947~1966년생이지만, 미국과의 통계상 비교목적을 위해 통상적으로 같은 출생기간을 사용한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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