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 (知性)의 시인, 이상묵 시인의 시 세계(중)

 

 (지난 호에 이어)


5. 시에 대한 동양과 서양의 생각은 같은 것일까요 아니면 다른 것일까요?


이미 눈치채셨겠지만, 시는 ‘사상과 감정의 등가물’, 시는 ‘생각을 노래로 나타낸 것’ 이라는 것은 결국 같은 이야기 입니다. 즉 2700년의 시간과 동서양의 공간을 넘어 동양과 서양의 시에 대한 정의는 놀랍게도 같은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6. 그러면 feeling 과 thought 사이의 equilibrium 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시는 뜻이 담긴 노래 라고 간단히 정의 될 수 있습니다. 감상을 노래하는 것이되 의미를 가져야 하고 좋은 시란 이것이 잘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말인데 이건 무슨 뜻일까요? 


시는 의미할 것이 아니라 다만 그 자체로 우리에게 읽는 즐거움을 주어야 한다고 전술하였지만 시인은 자신이 시 속에서 전달하고픈 뜻이 있다 하더라고 그것을 직접 소리 내어 말하거나 독백할 것이 아니라 그것을 구체적인 묘사로써 표현하여 독자가 그 의미를 스스로 깨닫거나 눈치채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시가 노래에만 치우쳐 의미를 갖지 못한다면 즉 감성에 치우쳐 전달코자 하는 의미가 없거나 약하다면 공감은 줄 수 있으되 19세기 낭만파의 시들이나 유행가처럼 직접적인 감상에 호소하게 될 것이고 시인이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나 주장이 너무 앞서게 되면 정치적인 구호나 캐치프레이즈로 전락하여 우리에게 주는 감동이 떨어지게 된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감성과 이성의 균형이 중요합니다. 즉 좋은 시란 어떤 자연을 보고 느낀 감정을 노래한 시인의 노래가 단순히 우리의 마음에 감흥을 일으켜 공감을 주는 것 외에, 읽고 나서 그것이 우리에게 삶이란 무엇인가를 되돌아보고 생각하게 해주어야 하는 뜻이 담겨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상을 제 나름대로 도표로 간단히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7. 이제 이상묵시인의 시를 읽어봅시다. 


 여러분은 이 시인의 시들이 균형이 잘 잡혀있다고 보십니까 아니면 어느 쪽에 더 경도되어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왜요?

 

 

링컨 생가에서

 


링컨의 영혼은/ 본향으로 갔겠지만/ 다 옮겨갈 수 없는 것들은/다시 이세상으로 돌아온다/ 새들이 숨어들고 있다/ 옥수수 우거진 켄터키/ 벌판에 흑인은 보이지 않고/ 디트로이트 다운타운/ 주유소 철창 유리속에 백인 한사람/ 몸 숨기고 새 모이통만한 틈새로/ 흑인들의 돈을 거두어 들인다/ 거스름 동전 속에/ 링컨의 초상/ 노예 시절 목화농장/ 목화꽃 꼭지같은 잇몸 드러내며/ 탱크에 채워지는 휘발성 자유 만큼 그들은 잠시/ 당당해하지만 자본에 의한 자본을 위한 자본의/ 세상에서 언제나 / 알 수 없는 것은 이윤의 크기/ 손바닥에 되돌아 온/ 일 전짜리 속에는 liberty/ 자유라는 단어도 양각되어 있다 (첫 시집 P14, 링컨 생가에서)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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