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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ho2017
WWI 배경 영화(I)-'서부 전선 이상 없다'(3)
youngho2017

 

3. 3: 전쟁의 잔혹성과 공포의 경험 (계속)

 '무인지대'에서 벌어지는 실제 전투 장면에서 카메라는 보병들의 진격을 벌판 위를 훑으며 동선을 따라 빠르게 이동한다. [註: 무인지대(No Man's Land)는 독일군 참호와 연합군 참호 사이의 약 100~300m 정도의 황폐화된 공간을 말한다. '지옥으로의 여정'이라는 영감을 주는 이 치열한 전투 장면은 이 영화의 압권으로 '1917 (2019)' 등 현대 영화에도 영향을 미쳤다.]

 

 프랑스군들이 돌격하자 그들의 진격과 독일군의 기관총 사격을 번갈아 보여주며 카메라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이동한다. 독일군은 수류탄을 던지면서 프랑스군이 철조망에 근접하지 못하게 막는다. 먼지와 포연(砲煙)이 사라지자 철조망에는 몸뚱이는 날아가고 망을 움켜쥔 두 손만 덩그러니 매달려 있는 장면이 나온다.

 

 독일군은 퇴각하여 각자의 위치로 돌아가면서 프랑스군이 참호로 뛰어들어오자 백병전(白兵戰, 창, 칼, 총검 등으로 서로 맞붙어서 싸우는 육박전)이 벌어진다.

 

 드디어 독일군의 반격으로 프랑스군 전선에 가까워질 무렵 카메라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빠른 속도로 이동하며 프랑스군의 기관총 사격으로 엄청난 희생을 치르는 독일군을 보여준다. 이 장면은 프랑스군이 공격할 때 보여주었던 장면과 거의 동일한 슈팅이다. [註: 종전의 전쟁영화는 적과 아군을 나누고 아군이 승리하는 구도로 접근하는 방식이었지만 루이스 마일스톤 감독은 2분법을 탈피하여 그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이미지의 충돌, 깔끔한 편집, 유려한 카메라의 움직임, 사운드의 과감한 사용 등을 통해 전쟁의 참상을 역설적으로 부각시키는 반전영화의 새 경지를 개척하였다.]

 

 양 진영 모두 교착상태에 빠지자 전장에는 수천의 시체가 나뒹굴고,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같은 반 친구들이 많이 죽었음을 깨닫게 되는 파울. 한 병사가 피가 묻어있는 빵의 한 귀퉁이를 잘라내고 먹고는 포도주 한 병의 주둥이를 깨뜨려 모두 한 모금씩 돌려 마신다.

 

 교전이 끝난 뒤 카친스키가 2중대 150명 중 거의 절반을 잃고 80명만 남았다고 베르팅크 중령에게 보고한다. 이를 미처 알지 못한 취사병은 150명분의 식사를 준비했기 때문에 살아남은 병사들의 몫은 보통 때보다 두 배로 많아졌다. 모처럼 게걸스럽게 배를 채운 병사들은 포만감과 피로감에서 오는 무기력 상태에 빠져 오랜만에 휴식을 즐긴다.

 

 내일 또 최전선으로 돌아가야 하지만 한가한 틈을 이용해 그들은 전쟁의 원인과 이유 등에 대해 심각한 토론을 벌인다. 한 병사가 산악, 평지 등 지리적 특성 때문이라고 하고, 어떤 병사는 통치자가 유명해지기 위해 또는 이익을 위해 전쟁을 일으킨다며 그게 역사가 된다고 말한다. 또 전쟁은 열병(fever)과 같아서 아무도 원하지 않지만 어느 날 갑자기 확 퍼지기 때문에 우리는 이처럼 싸우고 있다고도 말한다.


 카친스키가 거든다. "큰 전쟁이 터질 것 같으면 넓은 들판에 밧줄을 치고 표를 팔아! 그리고 전쟁 당일에 왕과 신하와 장군들을 속옷만 입혀서 중간에 몰아넣고 곤봉을 들고 서로 싸우게 만드는 거야. 거기서 이긴 나라가 이기는 거지." [註: 1979년 TV영화에는 당시 독일 카이저(Kaiser) 빌헬름 2세(1859~1941)의 부대방문 후 병사들과 나누는 카친스키의 대화는 이렇다. "우리는 누구를 위해 싸우는 거죠?" "조국(Fatherland)을 위해 싸우는 거지." "그럼 프랑스놈들은 누구를 위해 싸우는 거죠?" "모국(Motherland)을 위해 싸우는 거지." "그럼 누가 옳은 거죠?" "그야 이긴 놈이 옳은 거지."]

 

 파울이 친구들과 함께 임시 야전병원으로 사용하고 있는 프랑스 성당에 입원해 있는 절친한 친구 프란츠 켐머리히를 문병 간다. 같이 간 뮐러가 이젠 쓸모가 없어진 켐머리히의 조종사용 고급 장화를 탐내지만 아직 다리가 절단된 사실을 실감하지 못하는 켐머리히는 장화를 포기하지 않는데….

 

 다른 친구들이 떠난 다음 파울에게 "내가 회복될 거라고 생각하느냐?"고 묻는 켐머리히. 그의 침대 옆에 있던 파울은 무릎을 꿇고 친구를 위해 기도한다. "오 주여, 제 친구 프란츠 켐머리히는 이제 겨우 19살입니다. 그는 죽기 싫어합니다. 제발 그를 살려주세요."

 

 임종이 가까워진 것을 안 파울은 의사를 찾지만 굳은 표정으로 너무 많은 환자들을 수술해야 하는 외과의사는 올 수 없었다.

 

 파울이 병원을 나서는데 카메라가 프란츠의 장화를 클로스업 한다. 그 부츠는 죽기 전에 프란츠의 허락을 받고 뮐러에게 전달된다. 그런데 파울의 고백에 흠칫 놀라는 뮐러!

 

 "난 그가 죽는 것을 봤어. 죽음이 어떤 것인지 그 전엔 몰랐지. 한데… 밖으로 나오는데 살아있다는 느낌이 그렇게 좋은 줄 몰랐어. 그래서 빠르게 걷기 시작했지. 마치 땅으로부터 전류 같은 것이 내 몸을 타고 오르는 것 같았어. 그래서 난 마구 달리기 시작했어. 병사들을 지나칠 때 날 부르는 소리가 들렸지만 달리고 또 달렸어. 더 이상 공기를 빨아들일 수 없을 것 같았어. 그리고… 이젠 배가 고파!"

 

 뮐러는 부츠를 받고 좋아하지만 나중에 전쟁터에서 죽고 만다. 그 후 프란츠의 부츠는 이 사람 저 사람에게로 옮겨 다니는데 그 신발을 신어본 사람은 모두 죽는다. 부츠와 전쟁! 서글픈 마음이 들게 하는 코믹한 은유 장면이다.

 

 속옷을 벗어 이를 잡으며 지하 벙커에서 한가한 시간을 보내던 중 병사들은 고향을 그리워하거나 술과 여자를 그리워한다. 농사꾼 데터링은 고향집의 체리나무를 그리워한다.

 

 알베르트 크로프가 말한다. 우리 반 20명 중 세 명은 장교가 되었고, 9명은 전사하고, 뮐러와 3명은 부상 당하고 이제 한 명은 미쳤다고…. 남은 우리도 언젠가는 다 죽을 테니까 그냥 잊어버리자고….

 

 이때 뜻밖에 힘멜슈토스 상사가 지하 벙커로 들어오는 게 아닌가. 그는 신병 훈련소에서 했던 버릇대로 군기를 잡으려고 하는데 어느 누구 하나 따를 리가 없다. 무안을 당한 그는 씩씩거리며 나가버린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독일군 헬멧이 우리가 흔히 보아온 독일군 철모로 바뀐다.

(다음 호에 계속)

 

▲ '무인지대'에서 벌어지는 전투 장면에서 카메라는 보병들의 진격을 벌판 위를 훑으며 동선을 따라 빠르게 이동한다.

 

▲ 독일군의 기관총 사격 장면들.

 

▲ 먼지와 포연(砲煙)이 사라지자 철조망에 몸뚱이는 날아가고 망을 움켜쥔 두 손만 덩그러니 매달려 있는 장면.

 

▲ 파울(류 에어스)은 무릎을 꿇고 친구를 위해 기도한다. "오 주여, 제 친구 프란츠 켐머리히(벤 알렉산더)는 이제 겨우 19살입니다. 그는 죽기 싫어합니다. 제발 그를 살려주세요."

 

▲ 파울이 병원을 나서는데 프란츠의 부츠가 클로스업 된다. 그 신발은 뮐러에게 전달되나 이후 이 신발을 신은 사람은 모두 전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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