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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hyungin
별스러운 날에 혼의 찬미
leehyungin

 
 
분명히 40불 개스값을 치르려고 50불짜리 지폐를 줬다. 계산서와 거스름 돈을 서둘러 운전석 옆에 던져두고 방향전환으로 다음 목적지를 향했다. 빨리빨리의 적자 출신답게 숨가쁜 하루를 시작하고 있었다. 


 라디오 뉴스에 귀를 기울이며 슈퍼마켓에 들러 필요한 먹고 마실 것을 사기 위해 주차를 하고 방금 던져두었던 옆자리 거스름돈을 챙겼다. 어! 그런데 20불짜리가 개스 영수증에 덮여 있지 않은가. 한쪽 귀에 전화기를 대고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억양으로 톤을 높이던 캐쉬어의 실수였다. 10불이란 덤이 주어졌구나! 순간적으로 머리에 혼란이 왔다. 커피값이 덤으로 생겼네. 에잇 까짓 거 10불 갖고서 양심선언까지 할거야, 어찌할까? 다시 주요소로 돌아가야 하나? 


 주춤거리며 양심의 저울대가 널뛰기 한다. 속이려는 것도 아니었고, 있다면 거스름돈을 받자마자 확인을 않고 ‘빨리빨리’의 한국적 습성이 지금도 남아 덤벙대는 모습 때문이다. 아직도 매사에 서둘러대는 고질적 모양새는 언제나 없애나. 


 주섬주섬 먹거리 쇼핑을 끝냈다. 이때까지도 돌려줘, 말어… 묵살이란 단어까지 요동치고 있었다. 그래도 진로를 북북서로 돌려라. 5분 정도의 지척인 주요소로 차를 몰았다. 밀리언 달러가 덤으로 생겼다면, 밤잠을 뒤척이며 혼란에 안절부절 할 수도 있으련만, 10불로 남자가 치사하게 졸장부 노릇에 휘말려야 쓰나! 종일 씁쓸할 터인데… 콧수염에 터번을 썼던 캐쉬어는 왠걸 30분 전에 퇴근한 뒤였다.


또 다른 갈등이 양심을 흔들었다. 그냥 나가버려 말아! 부부간일까? 남녀 두 사람이 캐슈어 앞에서 행운의 복권을 마크하고 있었다. 옆으로 끼여들어 10 불짜릴 카운터에 올렸다.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방금 퇴근한 사람의 실수라고 전해달라 했다.


복권을 구입하는 두 사람이 옆을 슬쩍 쳐다보며 시선이 마주치자마자, “와우! 와우! 판타스틱, 그레잇, 수펍” 야단법석이었다. 무슨 대단한 일이라도 난 것처럼 호들갑을 떤다.


“아유 촤이니스?” 나를 중국인 취급한다. “노, 아임 코리언” 이때라도 당당해야지, 어깨가 으쓱했다. 국위선양이라도 하는 양 흐뭇한 가슴을 애써 진정했다. “My father was in Korea.” “What? 와우” 이제는 내 입에서 또 다른 놀라움이 터졌다.


참전용사의 자녀였던 것이다. 감사와 경외함이 그의 아버지를 향했기에 이 글 속에 어찌 그 얘기를 다 담으랴. 태연한 척 “It's only 10 bucks!” 


밖으로 나가려는데 캐쉬어가 포인트카드를 달란다. “For what?” Gifts를 준단다. “Are you sure?” “당신 같은 사람 별로 없었다”고 한다. 무려 2천 포인트나! 횡재다. 대박처럼 기분이 짱할 수밖에… 


 후련했다. 어깨마저 들썩이며 졸장부였던 가슴이 이제야 펴졌다. 훔친 것마냥 편치 않던 10불의 위력이 이토록 나를 자유롭게 하며 대단한 일이나 한 것처럼 우쭐하기까지 했다. 덤으로 선물포인트까지 얻어 챙겼으니, 10불짜리 돈의 위력이 새삼스럽게 심적 효소들을 낙하산에 태워 구름 속에 띄워준다. 나는 듯한 기분이 돈으로는 환산할 수 없는 짜릿함이 온종일 계속될 것 같다.


시장에 왔기에 필요한 것들을 구입하려고 다른 곳을 향했다. 콧노래를 부르며 비어스토어를 들렀다. 예사 비어스토어는 항상 붐비는 곳 아니던가. 28병 스페셜, 끙끙거리며 맥주를 트렁크에 싣는데 우연히 타이어에 시선이 멈췄다. 아니 이건 또 뭐야? 타이어에도 깔리고 주변에 코인들이 우르르 쏟아져 있잖은가. 옆을 두리번거렸다. 누가 흘렸나? 날보고 주워담으라는 것들인가! 아무도 없었다.


 당연히 주섬주섬 양손이 바쁠 수밖에… 5, 10, 25센트는 물론 2불, 1불 코인들이 도합 거금 12불이나 됐다. 10불로 푸른 하늘 구름까지 태워주던 몇 분 전의 환희가 2불을 더 보태어 이젠 뭘 태워주려나? 맥주를 구입한 누군가가 주르르 흘리고 갔기에 이거야말로 임자 없는 코인들이다. 


경찰을 부를 수도 없겠고, 비어스토어에 줄 수도 없지, 만약 그렇다면 내가 정신 감정을 받아야할 테다. 참 이래서 세상은 공평한 것일까? 언제 정신감정이라도 한번 받아봐야 하나. 이런 돈 주워도 되느냐고? 오늘은 참 별스러운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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