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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79세 스케이터-Ray Ghang(토론토 댄포스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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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1월에 나이가 79세 되었다. 10세가 된 손녀가 스케이팅을 배운다며 빙빙 돌며 타는 동영상을 스마트폰으로 찍어 보여주기에 나도 그들과 함께 타면 좋은 추억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40년 전 이민 왔을 때 샀던 중고 스케이트를 손질하여 커뮤니티 센터 링크에 나가 보았다.


6년 전에 탄 후 처음이어서 새로 타는 기분이겠구나 걱정을 하며 얼음 위에 서 보았다. 역시 중심도 잘 안 잡히고 발걸음도 잘 떨어지지 않는다. 그땐 네 바퀴 정도 돌면 곧장 나갔는데 지금은 20분쯤 타도 진전이 없다. '나이란 참 무서운 것이구나' 


링크에는 거의 젊은 얘들뿐인데 노인 한 사람이 휘청거리며 어정어정 걸으며 안 넘어지려고 두 팔을 휘젓고 있으니, 객석에 앉아있던 많은 학부모들이 배꼽 잡고 웃느라고 야단이다.


인도계 청년 한 명이 처음 배우는지 양손에 보조기를 잡고 끌고 간다. 나는 아무것도 안 잡고 가니 이 꼴에 그에게서 우월감을 느낀다. 인간의 감정은 이렇게 복잡하다. 나는 10대 때부터 자주 시외버스를 타고 그 당시는 허허벌판이었던 녹번동이나 연신내에 나가 논 위에서 탔고, 창경궁에서도 탔으며, 군대 시절엔 사단 시합에서 선수로 뛴 배짱이 있기에 지금 나왔지만 이제 노인이 되어 난간을 잡고 어정어정 걸으며 돌고 있다.


배꼽 잡고 웃으며 눈요기를 즐기는 학부모 앞을 지날 때면 그들은 시선을 저 멀리 하며 나를 안 보는 척 해서 나를 웃긴다. 이렇게 서로 웃기는 것이었다. 얘들이 모여 있는 사이를 지나가다가 5세 정도 애가 튀어나와서 넘어지지 않으려고 서로 꽉 잡다 나는 엉덩방아 찧고 주저앉으며 그를 꽉 잡아 넘어지지 않게 해주었다. 


재미 있어서 한참 웃은 후에 다시 일어나려니 중심이 안 잡히며 쉽게 일어나지지 않는다. 옆으로 움직여서 한 손으로 난간을 잡고 일어나려니 앞 객석에 있던 젊은 남자 학부모 둘이 와락 달려들어 내 손을 잡고 끌어 올리는 것이었다.


'이게 아닌데, 어쩌다 이 모양이 됐나. 나는 내 나이를 모르는데 학부모들은 내 나이 79세를 잘도 아는구나. 아니야, 내가 귀여워서 그러니 둘이 달려들지'. 스스로 위로하며 그들의 성원에 힘입어 또 돌기 시작한다. 이제야 중심이 잡히며 조금씩 나가기 시작한다. 주어진 1시간이 다 되었다. 젊은이도 40분 정도 되면 한 번쯤 쉬는데 나는 쉬지 않고 1시간을 탔으며, 한 번도 넘어지지 않았다. 그 후 몇 번 더 탄 후 손녀와 함께 타게 되었다.


손을 잡고 나란히 가며 '동무야, 나오라, 저 연못으로 밤사이 얼음이 참 잘도 얼었네' 스케이팅 노래를 불러주며 추억을 쌓았다. 작년에는 큰 애에게는 스피드 자전거를, 동생에게는 마운틴 자전거를 사주어 함께 타며 추억을 쌓았다. 


또 얘들이 어려서부터 음악과 가까이하는 생활을 해주기 위해 스마트폰에 200여 곡 이상 좋아하는 곡을 선곡하여 특히 얘들이 좋아하는 각국 민요, 유명가수 가곡, 한국 가곡, 특히 K-pop은 거의 전곡 선곡한 후 피시방에 가서 정성껏 다운로드 받아 녹음하여 선물하였다. 


80세가 된 할아버지도 직접 피시방에 가서 최신 곡을 녹음하여 음악을 들으며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고, 또 그것을 선물함으로써 그들에게 자극이 되어 그들도 장래에 음악을 가까이하고 음악에 정성과 노력을 들이며 풍부한 감성과 삶을 영위하도록 할아버지의 작은 희망이나마 실현해 보고자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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