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비
4월에 비를 맞으며
이 하이웨이를 지날 때
나는 길가의 집들을 알지 못했다
이 아침 햇빛은 온 세상을 발가벗기고
연둣빛 유니폼을 입고 행진하는 나무들
민들레꽃은 밤새 황금 카펫을 깔아놓아
나는 달려서 세상에 들어서는 것 같았다
그러나 같은 길 따라
오늘 내가 집을 향할 때
9월 하순의 어스름 길에 깔리고
문득 불을 켜는 길가의 아파트들
거긴 들어갈 일 없는
아무리 오가도 스쳐만 가야 하는 성벽
낯선 길 이대로 달려
하늘과 땅이 맞붙은 저 끝 어디
불 끄지 않은 마을에 닿을 수 있을까
표지판 없어도 환한 거리
비 그친 골목에 들어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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