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 복잡해지면서 일이 세분화 되었다. 원시시대에는 내가 쓸 것은 내가 생산해야 했는데 이제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너무 작은 부분이고 남이 뭔가를 해줘야 내가 생활을 할 수가 있다. 세상에는 셀 수 없을 만큼의 다양한 직종이 있다. 부동산중개인, 은행원, 농부, 자동차세일즈맨, 치과의사, 선생님, Recruiter 그리고 Gamer 등등.
우리가 차를 샀을 때 차 값이 얼마였는지는 잘 기억을 못하지만 그 세일즈맨이 눈에 확 띄는 열쇠고리를 줬다던지, 그 회사에서 나온 멋진 골프모자를 하나 선물했다던지 한 것은 기억이 오래간다.
집을 고쳐주는 사람이 10만 불짜리 공사도 잘 끝났는데 서비스로 신발장을 하나 근사하게 만들어줬다면 공사를 잘 해준 것도 고마워 하겠지만 신발장을 쓸 때마다 그 사람 생각을 할 것이다.
얼마 전 콘도 하나를 리스팅 받았다. 짐을 다 빼고 페인트칠을 해야 했는데 친하게 지내는 후배에게 일을 맡겼다. 일이 다 끝나서 집주인과 만나 계산을 끝내고 집에 가고 있다고 연락이 왔다. 그런데 잠시 후에 집주인에게서 문자로 사진이 몇 장이 왔다. 뭔가 좀 잘못됐다는 거다.
그래서 그 집에 가보니 욕실에 Caulking이 누렇게 있는 그대로였다. 다른 곳에 Caulking을 하기로 했으니 집주인은 그것도 해줄 것을 믿었고, 일을 하는 사람은 그 부분은 특별히 이야기를 하지 않았으니 자기 할 일만 한 거다.
두 사람 말이 다 맞다. 그래서 내가 전화 걸어 특별히 해 달라고 부탁을 해서 다음날 두어 시간을 소비하며 마저 해주었다. 진심으로 고마웠고 다음에도 일이 있으면 그에게 맡길 예정이다.
그런데 내가 그 집에 갔을 때 복도에 큰 가베지백이 3개가 놓여있길래 무엇인가 하고 봤더니 페인트를 칠할 때 썼던 녹색 테이프와 쓰레기들이 있었다. 덩치는 크지만 들어보니 가벼워 내가 들고가 Garbage Chute에 집어넣어 처리하는데 5분도 걸리지 않았다. 페인트 칠하는데 나온 쓰레기 누가 치워야 할까? 집주인, 부동산에이젼트 또는 우체부?
페인트 칠은 무척 잘 되었다. 처음에 집주인이 갔을 때 Caulking도 잘 되어있고 쓰레기도 버려져 있었다면 그 고객이 감동을 먹었을 것이다. 집주인의 기억 속에 페인트 칠이 잘된 것은 금방 사라질테지만 그 Caulking과 쓰레기는 오랫동안 뇌리에 남을 것이다.
그 집 젊은 엄마가 가입해 있는 카페의 영향력이 무지하게 크다. 한번 잘해주면 많은 일을 맡을 수 있을 텐데 그런 건 참 아쉬운 부분이다.
부동산에이젼트도 마찬가지다. 아주 오래 전에 고객이 집에 들어갔더니 전 주인이 쓰레기통을 다 들고 가버렸다. 여기저기 전화해서 알아본 후에 시청에 가서 공짜로 다 얻어다 드렸더니 무척 고마워하셨다.
그리고 얼마 전 집을 클로징하기 전에 뒤뜰에 죽은 나무를 발견했다. 상대편 에이젼트와 수 차례 연락한 끝에 집주인이 나무는 잘라줬는데 밑동을 그대로 남겨놓았다. 몇 번의 실랑이 끝에 해결이 나지 않길래 성질 급한 내가 사람을 고용해 밑동을 깔끔하게 파내 드렸더니 고객들께서 정말 고맙다고 하셨다.
돈은 좀 들었지만 고객께 만족을 드렸으니 성공이다. 이러한 문제가 생겼을 경우 대다수의 고객들은 어떻게 해결할 방법을 모른다. 그러면 에이젼트가 나서서 성실하게 해결해드린다면 혹시 그들의 모임의 대화 중에 그와 같은 케이스가 나왔을 때 그걸 해결해 준 에이젼트와 그냥 넘어간 에이젼트의 평판은 다를 것이다.
세상을 살다보니 내가 눈앞에 이익을 쫓을 때와 약간의 손해를 보더라도 고객의 이익을 위해서 일을 했을 때는 당장은 손실이 나에게 있는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 나에게 훨씬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 준다.
그렇다고 그걸 계산해서 하는 것이나 바라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남에게 조금이라도 좋은 일을 할 때는 내가 그 기쁨을 누리는 경험을 많이 한다.
나에게 일을 맡겨주신 모든 고객님들께 이 지면을 빌려 특별히 감사를 드리고 앞으로도 무슨 문제든 생기면 제가 열심히 성실하게 해결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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