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들이 데이케어에서 벌써 방학을 하였다. 5학년이 되는 큰 손주, 2학년이 될 외손주, 온종일 학생들과 생활할 며느리가 방학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2달 남짓 잘 쉬고 놀고 유용한 시간을 즐기려고 계획을 짜고 참으로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아침에 6시 되기 전에 날이 밝아서 잠을 깨는 순간부터 즐겁고, 남편이 출근한 뒤에는 1~2시간을 산책과 쇼핑으로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3번째 주 수요일은 시청에서 열어주는 Senior Coffee 날이라 커피, 티, 각종 음료수와 푸짐한 과일 샐러드와 견과류, 맛좋은 머핀과 데니쉬 등을 먹으며 삼삼오오 테이블에 앉아서 얘기꽃을 피운다.
“Hi, Hanna, you look so good”
고마워요, 이웃 친구들. 평생에 화장품도 잘 사용하지 않는 생 얼굴, 행여 화학물질에 의한 피부 손상에 거부증상까지, 옷차림도 반바지와 티셔츠 차림으로 수수한 여자이다.
앉으면 손주와 자녀 얘기로 다정다감한 이웃들이 모였다. 맘이 젊어지는 탓에 표정은 밝고 환하다. 내가 먼저 인사를 건넨다. 건강하게 축복된 앞날을 위한 노력이 꾸준하다. 계란과 우유, 요구르트를 조금 비싸도 유기농 제품으로 사고 싶다.
체질이 변했나? 사과나 포도, 신맛 나는 과일들이 싫어진다. 수박, 멜론 종류나 오렌지가 즐겨먹는 메뉴 중에 하나이다.
햇살이 너무 좋아서 많이 걸어서 은근한 일광욕까지 즐긴다. 목이 가끔 불편한 이유로 따뜻한 차와 선탠을 즐긴다.
우리 동네 주변을 자주 산책하노라면 옛날 조국의 고향길이 생각난다. 아카시아 꽃이 활짝 피어있던 동네 어귀와 향기도 그윽했던 골목길들, 다시 가보고 싶다.
수박과 참외가 주렁주렁 열려있던 친척 아저씨의 원두막. 저녁이면 친구들이 모여서 복숭아 한 소쿠리 얻어서 나눠 먹던 정답고 소박했던 시절. 아, 그립다, 그리워라. 다시 못올 옛날의 고향집 추억들.
잔디와 나무들이 정말로 푸르고 파랗다. 밤마다 비가 내린 탓도 있다. 지난 저녁에도 우산을 받쳐 들고 남편과 산책했다. 신선한 공기와 자연을 보고 경로대학에서 강의하셨던 P 한의원 선생님 말씀대로 지갑을 자주 열어서 맛있고 좋은 것 자주 먹고, 스트레스는 단번에 날려 보내시라. 맞는 말이다. 우리의 생은 그렇게 길지도 않기에.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K 여사가 그리움을 글로 썼는데, 절절한 애잔함이 안타깝기만 하다. 금슬이 보통 아니었던지 남편을 쉽사리 잊을 수 없는 친우의 입장을 이해한다.
부부란 일심동체라 하는데 서로를 존중과 애정으로 살아온 50주년을 축하드려요. 지난번 은퇴 즈음에 동료 젊은이들이 정성껏 카드를 적어주어 가끔 들춰보면 감회가 새롭다.
남은 나의 인생 여정을 멋지고 값지고 재미있게 살아갈 것이다. 처음부터의 각오를 지켜나갈 것이다.
우리 동네는 작은 시골이지만 마음은 큰 도시의 최고 부자다. 차를 몰고 인근 도시의 쇼핑도 즐긴다. 지금 한창 보기 좋은 형형색색들의 꽃화분이 너무 예쁘다. 아들, 며느리가 이사를 끝내고 정돈되는 대로 멋진 꽃화분을 선물하려 한다. 오래 피어있어서 우리를 즐겁게 하라.
방학을 맞는 손주들, 시간을 잘 활용해서 알차고 멋진 여름방학을 보내기를 원하면서 커다란 사진첩을 샀다. 어릴 적 손주들 사진을 차례로 보관해주자. 작년 여름에 아들네 별장에 갔던 사진들, 참으로 귀한 추억들이 담겨 있구나.
올해도 며칠 짬을 내서 남편과 다녀올 계획이다. 오는 길, 가는 길에 건강을 허락하심과 모든 것을 넉넉히 주신 것에 감사하고, 모든 것이 다 그분의 은혜로다.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