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를 기억해 주겠니!”

 

지난 가을 내가 좋아하는 Bosco Pear 나무 두 그루에서 열매가 주렁주렁 많이도 열렸었다. 단맛이 일품인 완전 유기농 서양배 맛. 며느리와 아들 집에 갖다 주면서 사돈들과 나눠 먹으라고 했다.
피커링, 오샤와 모두 외곽지대이다. 우리동네를 좋아한다. 눈만 뜨면 옆집인 셈의 사우나 월풀에서 나를 기다린다. 우리 또래의 70대 여자들이 친구처럼 정이 들고 다정하다.
“한나! 동네 뉴스가 있다”면서 슈퍼마켓의 세일 품목, 식당의 메뉴 소개까지 탈의실이 시끌벅적하다. 깔깔대며 수영장에서의 우리는 모두가 오래된 이웃친구들이다.
남편이 출근하면 나의 일상이 된 산책길에 나선다. 쇼핑몰에 가면 동네 낯익은 이웃들이어서 좋다. 내가 일을 할 때도 많이 걸었기 때문에 일손을 놓은 지 몇 년이 되어도 가끔 무료하다. 
무료봉사라도 바쁜 것이 좋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마음이 항상 아들, 손주, 며느리에 가있다. 거리가 먼 것이 애석하다. 손주가 보고 싶으면 전화기의 녀석 모습을 보면 위로가 된다.
‘우리가 이 세상에 없을 때라도 넌 할머니를 기억해 주겠니. 자주 못 만나 아쉽지만 잘 자라주어 고맙구나’. 톡을 보낼 때마다 Obey your parents(부모공경)을 강조한다. 첫 번째 가훈으로 각인시킨다. 동네 꼬마들만 봐도 녀석들이 보고 싶어진다. 
할머니의 건강이 허락할 때가지 계속 기도하고 염원할 것이다. 너희들은 나의 꿈나무들이다. 할아버지의 한국식 전통개념은 손자만 바라지만 가끔 손녀의 재롱도 상상해 본다. 큰 차이가 있다.
 필요한 물품들을 구입하고 다시 딸네 집으로 간다. 개학이 되니 정상으로 돌아가는 듯 손주 녀석을 몇 시간 봐준다. 세발자전거를 능숙하게 잘 타고 다닌다.
놀이터에서도 제법 높은 곳을 안간힘을 다해서 올라가더니 신나게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는 녀석이 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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