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첫눈은 천사의 나래짓으로 오는 사랑 편지

냉소 어린 찬기운 채찍질이 휘몰아치면

푸른 잎새도 철새를 따라 날아가고

꽁꽁 언 이땅의 시린 영혼을 달래주기 위해

신의 숨결마다 절로 날아드는 태초의 신화

풀풀이 축복의 하늘꽃으로 내려와

우리네 시든 낭만의 옛찻집을 떠올리게 하네.

 

 

첫눈이 내리는 날엔 선약도 없이

옛 벗을 만나러 명동거리로

옛 만남의 장소로 달려간다는 친구의 미소

눈발 속에 어른거리는 눈꽃 마디마디

추억과 사랑이 매달린 꿈의 입방체

신의 세포마다 저리도 완벽한 균형으로 피어나

보이지 않아도 손에 잡힐 듯 혼불을 사로잡는

태초의 말씀으로 오는 불멸의 왕국이여.

 

 

첫눈은 잊혀진 그리움의 고개를 더듬어

하늘이 맺어준 낭만의 추억들을 세상 밖으로

다시금 환하게 쏟아 붓는 천상의 꽃다발

현실의 벽에 부딪혀 쓰러질 것만 같아도

온기를 되찾고 오뚜기로 일어서게 하는 불사약

천사의 깃털로 엮은 구름 다리 건너 건너

멀고 먼 레테의 강을 건넌 인연줄마저도

서로 손 내밀어 소통할 수 있게 하는 통신망

매서울수록 생명수 샘물로 스미는 신의 언약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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