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Human rights)

 

2022년 12월 9일. 1948년 유엔이 제정한 세계인권의날(12월10일) 특집으로 토론토스타지가 ‘장소연’ 북한 인권운동가의 글을 게재하였다. "나는 북한을 탈출하기 전까지는 인권이라는 말을 알지 못하였다"라는 타이틀의 글을 간략히 소개한다.

그녀의 고향은 함흥이며, 1990년대 북한 대 기근의 생존자이다. 그냥 죽기만 기다릴 수는 없었던 어머니와 그녀는 병든 아버지에게 열흘 후면 돌아오겠다고 약속하고 두만강을 건너 친척이 사는 중국 땅으로 갔다.

그곳에서 그녀는, 친척이 먹다 남은 밥을 개에게 주는 것을 목격하고 충격을 받았다 한다. 북한에선 한 알의 옥수수 강냉이가 없어 사람들이 기근으로 죽어가고 있는데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이곳에선 개에게 먹다 남은 밥을 먹게 하는 현실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하였다.

그러나 당시 24세였던 그녀는 인신매매 조직에 납치되어 고초를 겪게 되며 탈출을 하게 된다. 우여곡절의 7년여 중국생활은 그녀가 미국대사관으로 난민신청을 함으로써 막을 내리게 된다. 한국으로 보내진 그녀는 탈북 난민들을 위한 ‘하나원’에서 생활 후 여행을 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북한인들의 인권을 위한 시민단체’라는 현수막을 보게 된다.

인권이라는 개념, 인간에게 권리가 있다는 말은 그녀가 태어난 이래 처음 듣는 말이었다. 당연히 어불성설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었다.

5년 후인 2011년, 캐나다 외무부는 존 디펜베이커(John Diefenbaker) 세계 인권과 자유상을 제정하였는데 북한인권단체가 받게 되며 그 역사적인 순간에 이 기고의 저자 장소연씨는 캐나다의 수도 오타와에 오게 된다.

나는 캐나다에 50여 년을 살고 있다. 1975년 5월경 토론토에서 이사를 가 몬트리올 근교 피엘폰(Pierrefonds)이라는 지역에 거주하였던 적이 있었다. 내 처와 2달 된 큰애와 함께 필요한 생필품을 슈퍼마켓에서 사고 있었는데 그때만해도 동양사람이 드물던 시대였다. 약 6세 정도의 백인 어린이가 엄마에게 작은 목소리였지만 “저 사람들이 차이니스들이냐”고 질문하는 것을 듣게 되었다.

그 젊은 어머니는 당황해 하며 그런 말하면 안 된다고 하였다. 그들, 우리보다 좀 일찍 캐나다에 정착하여 캐나다인들이 된 그들의 눈에 동양사람이면 다 중국사람으로 보였던 시대였다. 그런데 그 엄마는 아들의 질문에 그렇게 당황을 하였는가? 차이니스라는 말이 동양사람들을 싸잡아 비하하는 의미라는 것을 알고 있는 그녀는 아들이 호기심으로 말한 것이 동양사람들을 업신여겨 한 말이라는 것으로 인식하였기 때문이다.

아무도, 우리가 숨을 쉬고 있는 공기에 대해 "어, 공기 너 여기 있냐"고 묻지 않는다. 인권, 인간이면 자연히 누리게 되는 권리이며 자유이다. 가만히 들여다 보면 사실 별 큰 의미가 담긴 말이 아니다. 하지만 자유, 평등, 인권 등의 어휘들은 기독교 사회가 주축을 이루던 유럽에서도 18세기에 들어서야 등장하게 된다.

‘루소’, ‘몽테르’ 등 주로 프랑스의 계명주의 사상가들에 의하여 주창되었으며, 인권탄압의 최고 악질의 표범인 노예제도의 폐지법안은 그에 영향을 받아 영국에서 1772년 처음 제정된 이후 1888년 브라질에서 재 제정될 때까지 100여 년을 요하게 된다.

그러나 그런 법이 있으면 무엇 하는가? 남의 예속 하에 무신경한 ‘내로남불’의 무지막지한 정신까지 제거될 수 없다는 것을 남북전쟁 후 노예폐지 선언 후의 미국에서 우리는 적나라하게 발견하게 된다.

2023년의 시작이다. 1948년 12월 10일 2차 대전 후 더 이상 그런 무모한 전쟁에 의해 저질러진 무모한 살상과 호로코스트(Holocaust)와 같은 처참한 인권탄압을 막기 위해 제정된 세계인권의 날이 제정된 지 75년 여의 세월이 흘렀다. 역사는 앞으로 진행되지만 뒤로 이해된다고 하였던가? 하지만 우리는 제대로 이해하며 무모한 전쟁을 막고 있는가?

아니다! 푸틴과 같은 전쟁광의 뒤틀어진 오산과 광기는 세계를 언제든지 광폭한 재앙의 불구덩이로 몰아넣을 수 있다. 북한의 상황도 러시아의 푸틴 정권보다 못하면 못하였지 더 나을 것은 없다.

이제 우리는 "나는 북한을 탈출하기 전까지는 인권이라는 말을 알지 못하였다"라고 절규하는 장소연씨의 말을 더 들어볼 필요가 있다.

"일단, 북한주민들이 인권과 자유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에 따라 김정은 일가가 그 기본 권리를 박탈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하여 북한정권의 핵무기화에 항거하게 하여야 합니다. 북한인에게 실질적인 힘을 실어주어야 합니다."

인간은 신 앞에서 평등하다고 한 사랑의 그리스도교가 1800여 년 동안 이루지 못한 인류에게 인권이 있다는 주장이 북한에서 일어날수 있기를 2023년 모두에 염원하여 본다.

오천 년 ‘한’을 담은 인내천(사람이 하늘이다) 세 글자를 일월 잿빛 하늘에 써본다! (2023년 1월 8일)

 

(참고) 내로남불: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의 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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