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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정숙
    문협회원
    부동산캐나다에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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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가고 잠 깨니 새 먼동이 터 오른다

 

‘잠’(Sleeping) 못 자는 밤이 두어 주일 되었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환자는 자려고 애를 써도 잠이 오지 않고, 나는 감기는 눈을 끌어 올리며 한시도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었다.

혹시나 넘어질까, 떨어질까, 부스럭 소리만 나도 용수철처럼 튕겨 일어났다. 환자의 병이 고비를 넘기는 동안 육신의 무게는 나의 몸에서 빠져 나갔다.

인간의 신체구조와 육신의 생리기전을 보면 세상에 있는 어느 두뇌로도, 어느 절묘한 기능공의 솜씨로도 만들어 낼 수 없는 신묘함에 놀라움을 금하지 못한다.

그 중에 아주, 어쩌면 제일 작은 것 하나가 ‘잠’이 아닐까 생각된다.

육체가 어느 기전의 적정선에 이르면 잠이 오고 또다시 생생하게 잠에서 깨어날 수 있는지, 기계가 아닌 육신을 조작할 수 있는 능력이 놀랍기만 하다.

‘잠’이란 맥박과 호흡 등 생명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활동을 제외한 모든 신체활동이 휴식에 들어간 상태를 말한다고 한다. 인간은 삶의 약 삼할(1/3)을 ‘잠’으로 소비한다고 한다. 보통 성인(26세-64세)에게는 7-9시간, 65세 이상은 7-8시간의 수면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잠’의 원인에 대해선 뇌 속의 노폐물 제거, 피로회복, 신체의 피로회복과 고통의 완화, 호르몬 주기설 등 여러 가설뿐 정확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잠'을 제대로 못 자면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예민하여지며 만사가 귀찮고 짜증난다는 사실은 누구나 경험해서 알고 있을 것이다.

연구 발표에 의하면 몰 잠을 자기보다는 그날의 피로는 그날에 풀도록, 또한 매일 일정한 시간에 자고 깨는 습관이 장기적 숙면습관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러나 ‘잠’이란 단순한 육체의 피로 회복뿐 아니라 뇌신경의 피로 회복을 시켜주는 작용이란 가설이 때로는 납득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잠’자는 시간 중에 뇌가 더 많이 활약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는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잠’을 자는 동안에 ‘꿈’을 꾸고, ‘환상’을 보고, 때로는 ‘계시’의 현상도 일어난다.

내가 경험한 사건이나 사실에 토대를 두지 않은 ‘꿈’, ‘환상’은 때로 자신이 은연 중에 갈망하는 어떤 이상이나 지상목표일 수도 있다고 주장하는 설도 있긴 하다.

 밤 시간에 환자를 돌보아 주는 기관의 도움으로 자신을 추스를 수 있을 만큼의 ‘잠’을 잘 수 있게 되었다. 온몸의 신경은 열어 둔 채 잠자리에 들다가 문득 한 생각에 무릎이 절로 접어졌다.

인간의 경영이란 모두가 ‘평안한 잠을 위한 수고’인 것을. 한낮에 행하는 모든 활동과 열성과 노력은 편안히 눕고 일어나는 행복의 추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편안한 잠자리 마련을 위하여, 태평한 ‘잠’의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하여 먹고 일하고 생각하는 것이라 구독 점을 찍은 것이다.

 8시간의 ‘잠’을 잘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가를 새삼 깨닫는다. 그러나 다시 깰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의 극치임을 자각한다.

깨어 먼동이 터 오르는 찬란한 새 아침. 새 생명의 소망을 맞이함이랴.

(2023년 정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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