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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우 칼럼

    경제 및 시사문예 종합지 <한인뉴스 부동산캐나다>를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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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집값이 미쳤다-쓰레기장 같은 집이 백만불

▲100만불짜리 집: 최근 100만불(정확히는 99만9천불)에 리스팅된 스카보로의 한 주택과 내부 모습  

 

 다음은 본인이 6년 전에 쓴 글이다.

“최근 노스욕에 있는 어느 지인의 집에 갔다가 속으로 놀랐다. 솔직히 말해 어디 앉을 데가 없었다. 우리 부부를 포함해 모두 여섯 명이 함께 식사를 하는데 마음대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마루에서는 삐걱소리가 났고 화장실도 너무 허름했다. 그런데 옹색하기 짝없는 이런 ‘하꼬방’ 집이 값으로 치면 100만 달러를 훌쩍 넘는다고 한다… 노스욕은 요즘 웬만하면 집값이 백만 달러를 다 넘는다. 예전엔 밀리어네어라면 부자를 상징했지만 이제는 그런 집이 흔한 시대가 됐다…” 

 그럼 6년이 지난 지금 그 집은 가격이 얼마나 할까. 추정컨데 150만불을 훨씬 넘을 것이다.        

0…요즘 토론토의 주택시장이 매우 뜨겁다. 뜨거운 정도를 넘어 가히 미쳤다고 할 정도로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집값이 미쳐 날뛰며 정점을 찍었던 2017년 초반 당시로 되돌아가는 모양세다. 토론토 주택시장은 4년 전 당시 온타리오 주정부의 과열 부동산시장 안정화 조치 이후 2, 3년간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으나 그후 다시 서서히 오를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던 차에 지난해 초 난데없는 코로나 팬데믹 사태가 터졌고 주택시장은 바짝 움츠러드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그도 잠시, 코로나로 세상이 급격히 변하면서 ‘아늑한 내집’의 중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했고 이에 집값이 다시 들썩이기 시작했다.    

 특히 젊은층을 중심으로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집은 주거공간인 동시에 업무용 사무실 기능까지 하게 됐다. 출근하지 않고 원거리에 떨어져 있는 집에서도 얼마든지 업무처리는 물론 다자 회의까지 아무 지장없이 진행할 수 있게 되면서 직장의 개념도 바뀌었다.

 이에 따라 사람들은 먼 거리를 불사하고 집값이 토론토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주거환경도 쾌적한 외곽지역으로 이사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났다. 이러다 보니 시 외곽지역의 집값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  

0…나는 부동산중개인으로 일하는 아내가 주말에 외곽지역에 쇼잉을 갈 경우 바람도 쐴 겸해서 운전을 해준다. 새해 초의 일이다. 어느 고객이 해밀턴의 집을 보고 싶다고 해서 아내와 함께 갔다. 고객 가족들과 아내가 해당 집을 보는 동안에 나는 산책 겸 동네주변을 돌아보았다. 그런데 아내가 쇼잉을 하는 동안 다른 차량들이 서서히 몰리는 것이 그 역시 집을 보러 온 것 같았다.

 그 집 외에 다른 집을 서너 채 보고 돌아온 후 이틀 정도가 지났다. 퇴근 후 아내가 하는 말, “해밀턴 그 집에 오퍼가 몇개 들어온지 아세요? 자그마치 45개!”. 50만불 정도로 리스팅 된 그 집은 소위 멀티오퍼를 거쳐 최종 낙점된 가격이 70만불이었다. 아내는 그 집을 산 사람이 실제로 생활을 하려면 내부수리를 해야 할 것 같다며 수리비용까지 합하면 75만불 정도는 될 것 같다고 했다. 폭등하는 집값의 실상에 입이 딱 벌어졌다.  

 지금 토론토는 말할 것도 없고 시 외곽지역까지 이런 사례가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 최근 100만 달러에 리스팅 된 스카보로의 어느 단독주택(정확히는 99만9천 달러). 3베드룸에 1 개 화장실이 있는 이 집을 본 사람들에 의하면 이건 집이 아니라 마치 쓰레기통 같았다고 한다. 허름한 외관은 그렇다 치고 집 내부가 전혀 관리가 안됐을 뿐 아니라 팔려고 내놓은 집에 온갖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있어 기겁을 했다고 한다. 이런데도 매물은 순식간에 팔린다.                

0…코로나가 창궐하기 시작한 지난해 초만 해도 주택시장은 내리막길을 걸을 것이란 게 대다수의 예상이었다. 그러나 그런 예상은 오래 가지 않았다. 지금 캐나다의 주택시장은 한여름 폭염처럼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러다 보니 집을 사려는 사람들은 마음이 급해져 웃돈을 붙여가며 살 집을 찾고 있다. 

 집값 급등의 원인은 여러 분석이 나오지만, 무엇보다 코로나로 억눌렸던 부동산시장이 코로나 사태가 점차 안정세 내지는 무감각해지면서 잠재됐던 수요가 폭발적으로 분출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정부에서 막대한 구호자금을 풀어 시중에 유동성이 넘쳐나고, 이자율은 사상 유례없이 싸기 때문에 자연히 주택과 증권시장으로 발길이 몰리는 것이다.

0…코로나 사태에 따른 실물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주택구매 열망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많은 이들이 올해 집을 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택구매 욕구가 비등하는 현 시점에 매물은 갈수록 부족하니 가격은 더 급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많은 사람이 외곽지역으로 거주지를 옮길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원거리에서도 얼마든지 일을 처리할 수 있는데 구태여 집값 비싸고 교통도 혼잡한 대도시에서 살 이유가 없다고 보는 것이다. 이런 현상들을 종합해볼 때 주택시장은 전 지역으로 계속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크다.

 다만 집값은 양면성을 갖고 있다. 유주택자야 당연히 값이 오르면 좋지만 무주택자들의 내집 마련 꿈은 점점 더 멀어져 간다. 특히 평범한 젊은이들이 부모의 도움 없이 첫집을 장만하려면 아득하기만 하다. 그래서 집 없는 서민들에게는 부동산시장이 활황이라는 말을 하기가 미안하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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