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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초 이유식의 시 세상


    이유식

    부동산캐나다에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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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할 수 없는 사랑 안터로프의 계곡

 

 

 

라스베가스에서 5시간 차를 달렸다. 사막을 빠져 나온 차는 붉은 산, 하얀 산, 브라운 산, 산이 마치 인종들의 피부색을 나타내는 양, 시루떡을 겹겹이 쌓아 놓은 것 같다.


이 산속에는 반드시 귀한 비밀과 전설이 아름답게 쌓여있으리라. 억겁의 역사가 잠들어 왔기에 어느 누가 이 토양의 성분을 아름답게 분석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억겁을 살아온 그 산들의 층계속에 너와 나의 계단은 라스베가스라는 도시를 잉태했으리라는 생각을 해본다.


누구나 알고 있는 라스베가스라는 도시는 환락 속에 밤과 낮이 없다. 아마 지구상에서 인간이 만들어 놓은 최고의 환락과 향락의 도시가 아니려나 그 환락과 향락의 신음은 돈, 범죄, 도박, 섹스의 광란 속에 해가 뜨고 해가 지고 있기에 사람들은 악의 도시 즉 SIN CITY라 명하지 않는가. 


밀려왔다가 밀려오는 밀물 썰물 남쪽은 아리조나 주, 유타 주, 그 위쪽에 네바다 주 그 사막의 분지 속에 쌓인 라스베가스 3개 주의 합일 점을 찾은 곳, 그 곳이 내가 찾아가는 내가 소유할 수 없는 사랑 안터로프 계곡의 동굴이다. 태양은 그렇게 떴고 인디언의 멍한 눈동자가 나를 울린다. 나의 눈물 속에 사랑할 수 없는 사랑을 그리며 태양은 떠 오른다.


버진 강(Virgin River)에 물이 흐르지 않는다. 19살 처녀의 가슴 속에 흐르던 물은 억겁을 흘러온 물이련만 지금은 강물이 메말라 버렸다. 관광안내원의 의미 있는 농담은 자못 나에게 큰 뜻으로 전해진다. 즉 이 강이 숫처녀 강이라는 이름으로 명명한 것은 강물이 멋지게 흐를 때도 있지만 그렇지 못하고 지금과 같이 강 바닥이 보이 듯이 물이 없음은 무엇을 뜻하느냐는 질문이다. 


영어로 버진은 새것 즉 처녀 순수하고 깨끗함을 뜻하는데 이 순수하고 깨끗함은 흔히 남자를 경험하지 않은 숫처녀의 몸인데 라스베가스가 저렇듯 환락으로 물드니 이 세상 어디에 깨끗함이 있겠는가. 오염되고 썩어가는 인간사를 대변하는 것 같이 강물도 숫처녀의 깨끗함을 지키지 못하고 말라 틀어지고, 그 후 볼품이 없는 마른 강이 되었다 한다. 


브라질에서 이민을 왔다는 이 관광안내원의 설명은 자못 흥미롭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생각을 더듬으니 아담과 이브의 잘못이 인간의 죽음을 가져왔다는 성경 구절과 같다는 생각도 해본다. 이 말은 아담과 이브가 선악과를 따 먹지 않았다면 이 강은 언제나 처녀의 강 깨끗한 강물로 흐를 텐데 선악과를 따 먹었기에 강물이 말라 물이 흐르지 않음은 인간사가 늙고 병들고 말라서 죽는 강물과 같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세월은 못 속이는 것일까. 그렇게 흘러내리던 물이 메말라 흐르지 않는다. 사람도 늙어가면 젊은 시절에 넘쳐나던 젊음을 구가하던 처녀 총각의 맑은 정신의 물, 그 깨끗한 물은 간 곳이 없어졌다.


강물이 마른 길, 강물 중앙에 끝 없이 뻗은 고속도로는 콜로라도 강물의 원류가 되어 흐른다. 그 강물의 원류의 깊은 곳에 한 때는 사슴, 산양, 산돼지 뛰놀던 산야 안터로프 계곡이 사슴의 발자국같이 강물에 쌓인 산야에 콜로라도 캐년의 발전소가 돌아간다. 


 이는 사슴 발자국의 형상의 물의 만남이지만 그때 뛰놀던 사슴과 다른 동물들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다. 가끔 인디언의 영가 소리 내 마음을 우울하게 한다. 


그 사슴의 계곡 굴 속, 붉은 바위의 깊은 곳, 그 깊은 곳에 인류는 환희를 한다. 이 진귀한 모습의 자연의 아름다움은 누구의 작품이런가. 인디언 소유의 이 관광지는 인디언의 안내가 없으면 들어갈 수가 없다. 지금은 성수기가 아니라 관광객이 희소하지만 여름 한철에는 관광객이 줄을 서서 찾는 곳이다.


나대로 이 붉은 동굴을 만난 첫 인상은 풍화 속에 억겁의 전설이 쌓여왔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그 억겁의 역사의 흐름을 사람들은 아는 듯 모르는 듯 자연은 말이 없고 새들의 울음소리 찾아 감각의 정서 사유의 세계가 절절히 융합된 노랗고, 하얗고, 푸르고, 빨간 산 계단을 유지하는 풍화작용은 새로운 미학을 인류에게 수줍음 씻어내고 선을 보이고 있다.


나의 생각은 쇼펜하우어의 형이상학적 염세주의, 니체의 영겁의 회귀론에도 불교의 존재론적 윤회는 오늘의 안터로프 캐년의 동굴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움직이고 있는 역사는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표시임에 틀림없다. 나 여기서 나의 무릎을 탁 쳤다. 내가 소유할 수 없는 사랑은 어디에서 신음을 하며 이 밤 어느 누구를 위하여 옷을 벗을까. 오 안터로프의 아름다움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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