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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 영화 시리즈 (XI)-'석양의 무법자'(The Good, the Bad and the Ugly)(상)

 


'무법자 3부작' 중 가장 성공한 마지막 편


 

 


 '무법자 3부작' 중 마지막 편이 '석양의 무법자(1966)'이다. 원제는 '착한 놈, 나쁜 놈, 더러운 놈(The Good, the Bad and the Ugly)'이다. 출연은 1, 2탄에 나온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착한 놈' 블론디, 2탄에 나온 리 반 클리프가 '나쁜 놈' 센텐자, 그리고 3탄에 처음 등장한 일라이 월랙이 '더러운 놈' 투코로 나왔다. 러닝타임 177분. 2편보다 약 30여 분, 1편보다는 거의 두 배로 길어졌다.

 

 

 

 

 음악감독은 역시 1, 2편에 이어 엔니오 모리코네가 맡았다. 총소리, 휘파람 소리와 요들송 목소리가 섞인 주제곡은 코요테의 울음소리를 닮았는데, 종종 영화 속 모티브로 사용된다. 


무법자 시리즈 내내 등장한 'Jew's Harp'라는 악기는 여기서도 역시 희한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또 전기기타의 낭랑한 소리 역시 처연한 느낌을 주는 동시에 상당히 미스테리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www.youtube.com/watch?v=h1PfrmCGFnk)


 특히 각기 다른 악기의 멜로디로 세 주인공을 특징 짓고 있는 게 흥미롭다. 블론디는 플루트, 센텐자는 오카리나, 그리고 투코는 사람의 목소리(아아 아아하~)가 사용되었다. 


 배경은 미국 남북전쟁, 특히 1862년 뉴멕시코 전쟁 당시로, 그 와중에서 세 사람의 건맨이 북군이 은밀히 감추어둔 금을 찾는 내용이다. 여기서도 레오네 감독의 롱샷과 클로스업 촬영 그리고 폭력, 긴장감을 자아내는 독특한 총싸움 등이 돋보이는데 '무법자 3부작' 중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된다. 


 서부의 유령마을에 멕시칸 강도로 별명이 '생쥐'이고 '더러운 놈'인 투코 베네딕토 라미레즈(일라이 월랙)가 3명의 현상범 사냥꾼에 쫓기다가 두 명은 죽이고 나머지 한 명인 엘람(알 멀로크, 토론토 출신 배우)에게 총상을 입히고 겨우 탈출하여 멀리 도망친다. 투코는 덩치만 크고 바보스럽지만 욕쟁이에 말이 빠르고 총도 잘 쏘는 위험천만한 인물이다. 


 이 무렵 '천사의 눈'(이탈리아판에서는 '센텐자'라는 이름으로 나오므로 여기서는 편의상 이를 따르기로 한다)이라는 별명을 가진 '나쁜 놈' 센텐자(리 반 클리프)는 전직 북군 군인이었던 스티븐스(안토니오 차사스) 집에 들이닥쳐 잭슨에 대한 정보를 캐려한다. 잭슨은 북군의 금 은닉처를 알고 있는 인물인데 지금은 '빌 칼슨'이라는 가명으로 도망자의 신세다. 


 스티븐스는 센텐자가 자기를 죽이기 위해 베이커가 보낸 자객임을 알고 오히려 베이커를 죽이면 1천 달러를 주겠다고 역으로 제의한다. 


 북군의 금 은닉처를 알고 있는 세 사람은 이렇게 전리품을 독차지 하기 위해 청부살인업자로 하여금 서로 죽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센텐자는 스티븐스와 그의 장남까지 죽이고는 그의 1천 달러 돈주머니를 챙긴 다음 베이커(리비오 로렌존)로부터도 대가를 받는다. 그러고는 베이커도 베개로 얼굴을 가리고 그 위에 총을 쏴 죽여버린다. 


 돈을 받으면 로보트처럼 시킨대로 일은 확실하게 처리하는 냉혈한 '나쁜 놈' 센텐자!


 한편 투코는 또 다른 3명의 현상범 킬러를 만나 쫓기다가, 먼지 묻은 판초를 걸치고 입가에 시가를 물고 우수에 찬 눈빛으로 서부를 가르는 신비의 '블론디'라는 별명을 가진 '좋은 놈'(클린트 이스트우드)에 의해 구출된다. 


 그러나 투코를 보안관(존 바사)에게 넘기고 2천 달러의 현상금을 챙기는 '좋은 놈' 블론디. 드디어 투코가 교수형에 처해져 목에 밧줄 올가미를 매고 말 위에 타고 있는데 집행관이 채찍으로 말을 때리려는 순간 블론디가 총을 쏴 채찍을 날리고 보안관의 모자를 날려버린다. 그러는 동안 투코로 하여금 도망치게 한다. 

 

 

 

 


 투코와 블론디는 이런 식으로 위험스런 동업을 시작하는데 어느 날, 한 마을에서 센텐자가 보는 앞에서 블론디가 투코 목의 밧줄을 한방에 끊지 못한 상태에서 놀란 말이 뛰는 바람에 투코가 거의 죽을 뻔한다. 두 번째 사격으로 땅에 떨어진 투코는 걸음아 나 살려라 하고 뛰어서 블론디의 말에 겨우 매달려 위기를 모면한다. 


 이에 투코가 목에 밧줄을 맨 자기가 위험 부담이 훨씬 더 크다며 동등한 보상금 배분에 대해 계속 불평을 늘어놓자 블론디는 결국 투코를 사막 한복판에 땡전 한푼 없이 홀로 내팽개치고 떠나버린다. 


 이즈음 센텐자는 앉은뱅이 상이군인을 돈으로 매수하여 그로부터 빌 칼슨은 애꾸눈이 되었고, 그의 동거녀인 창녀 마리아(라다 라시모브)가 산타나에 있다는 정보를 얻는다. 


 밤에 마리아가 돌아오자 미리 잠입해 있던 센텐자가 그녀를 매몰차게 때리며 추궁한 결과 빌 칼슨이 다시 기병대로 복귀하여 산타페로 떠났음을 알게 된다.


 한편 구사일생으로 살아 돌아온 투코는 복수하기 위해 호텔에 묵고 있는 블론디를 찾아낸다. 이제 거꾸로 투코가 블론디에게 교수형 올가미를 방 대들보에 매라고 강요하는데, 때마침 남군의 포격에 호텔이 파괴되는 순간에 블론디는 가까스로 탈출한다. 


 그 무렵 센텐자는 빌 칼슨을 추적하는데 제3기병대는 배터빌 최전선으로 이동했다는 사실을 알고 또 거기를 찾아간다. 

 

 

 


 투코는 블론디를 추격하여 결국 그를 붙잡아 거칠고 태양에 작열하는 사막을 걸려서 모질게 행군하게 한다. 이윽고 블론디가 온몸에 물집이 생기고 심한 갈증으로 쓰러지자 투코가 총으로 죽이려는 찰나에 멀리서 질주해 오는 마차 한 대가 보인다. 투코가 마부도 없는 마차를 정지시키자 마차 안에는 북군의 죽은 시체들로 가득하다. 


 투코가 죽은자의 개인 소지품들을 노획하다가 치명적인 부상을 입었으나 아직 목숨이 붙어있는 애꾸눈 빌 칼슨을 발견한다. 그는 잃어버린 20만 달러 상당의 북군이 숨겨둔 금이 '슬픈 언덕 묘지(Sad Hill Cemetery)'에 묻혀있다며 물을 주면 묘소의 이름을 가르쳐 주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투코가 물을 갖고 돌아왔을 때 칼슨은 이미 죽었고 그 옆에 블론디가 쓰러져 있다. 투코가 그냥 내버려 두고 떠나려 하는데 블론디가 금이 묻혀있는 무덤의 이름을 알고 있다고 말한다.


 둘은 이제 금을 찾기 위한 정보를 서로 공유하지 않으면 안 되었기에 남군으로 위장해 스페인령 변방에 있는 성당에 다다른다. 그 성당 주임 사제 파블로(루이지 피스틸리, 2편에서 인디오의 부하 그로기로 나왔다)는 투코의 형이었다. 


 투코가 12살 때 형은 신부가 되기 위해 떠났지만 투코는 부모를 모시고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또 다른 선택인 악당이 되어야만 했다는 과거사가 나온다. 옛 서부극의 낭만적인 선과 악의 2분법을 풍자한 얘기이다. (다음 호에 계속)

 

※ 알림: 갤러리아 쏜힐점 문화교실 '손영호의 TMMT'에서 2월8일(토) 오후 5시 '대장 부리바'가 상영되오니 많은 참석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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