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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인생" (It's A Wonderful Life) (3)

 

보통 사람들의 온정과 열정을 담아 
온 세상에 보내는 '러브 레터'

 

 

 

 

(지난 호에 이어)
 조지를 변함없이 좋아하는 메리는 조지 어머니의 연락을 받고 창밖을 내다보다가 집 앞에서 서성이고 있는 조지를 발견하고는, 옛날 그가 달을 따서 그녀에게 주겠다던 얘기를 그린 그림을 걸어놓고, 둘이서 불렀던 "버펄로 여자(Buffalo Gals Won't You Come Out Tonight?)"라는 레코드판을 축음기에 틀어놓은 다음, 그를 집 안으로 들어오게 한다. [註: 그림에는 '조지가 달을 나꿔채다(George Lassos The Moon)'라고 쓰여있다. '버펄로 여자'는 얼굴을 검게 칠한 백인 음유시인(blackface minstrel)으로 엔터테이너였던 존 호지스(John Hodges, 1821~1891)가 1844년 작곡한 곡으로 '하이 눈(High Noon•1952)'에서 술집 피아노 연주곡으로 나오는 등 주로 많은 서부영화에 삽입되었는데, 지방에 따라 예컨대 뉴올리언즈에서는 '뉴올리언즈 여자(New Orleans Gals)' 등으로 개작하여 널리 불려지는 미국 민요이다.]

 

 

 


 수줍어하며 진실된 속마음을 털어놓지 못하는 조지는 메리를 만나 티격태격 하다 결국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고 둘은 결혼을 한다. 


 그러나 신혼여행을 가기 위해 택시를 타고 가던 중 뱅크 런(bank run), 즉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를 목격하는데… 헨리 포터의 간교한 술책으로 베일리 회사가 파산 직전에 몰리게 돼 예금주들이 한꺼번에 돈을 찾아가려고 야단법석이 아닌가. 

 

 

 


 이때 마을사람들을 설득하는 남편 조지를 위해 메리는 신혼여행 자금 2천 달러(2018년 기준으로 3만9천 달러 상당. 이하 모두 2018년 기준으로 환산)를 선뜻 내놓아 회사를 살려낸다. 메리는 너무 착한 남편 덕분(?)에 신혼여행도 못 가게 되었지만 싫은 내색 한번 하지 않는 아름답고 헌신적인 여성으로 그려진다. 


 조지는 결국 베드포드 폴즈를 떠나지 못하게 되지만, 뻥튀기 렌트비로 서민을 착취하는 포터와는 달리 저소득층이 저렴한 가격으로 집을 소유하게 하는 '베일리 파크' 주택단지 개발 사업을 시작한다. 

 

 

 

 


 그의 아버지 시절부터 악덕업자였던 헨리 포터는 조지의 사업이 못마땅해 그에게 연봉 2만 달러(28만 달러)를 줄 터이니 자신 밑에서 일하라는 제의를 한다. 조지는 잠시 흔들리지만 그는 포터가 그의 사업을 문 닫게 하기 위한 술책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단호하게 거절한다. 


 세월이 흘러 조지와 메리는 피트(래리 심즈), 제이니(캐롤 쿰즈), 토미(지미 호킨스) 그리고 주주(캐롤린 그라임즈) 등 2남2녀를 낳고 단란한 가정을 이룬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다. 조지는 그의 청각 상실 때문에 참전을 못하지만 동생 해리는 해군 파일럿으로 복무하여 군부대 수송선을 공격하는 카미카제 특공대를 격퇴하여 무공훈장을 받고 영웅이 된다. 

 

 

 

 


 1945년 크리스마스 이브 날. 마을사람들은 해리의 귀향 환영 준비를 한다. 이때 삼촌 빌리가 회사 자금인 8천 달러(11만 달러)를 입금하러 은행에 가던 중 포터를 만나자, 조카 해리가 대서특필된 신문을 크게 읽어주면서 자랑스럽게 보란 듯 그 신문을 포터에게 건네주고 갈길을 가는데…. 


 한데 은행 창구에 도착하고 나서야 돈봉투가 없어진 사실을 깨닫는 빌리. 사실은 포터에게 건네준 신문 속에 돈봉투를 싸놓았는데 불행히도 건망증이 심한 빌리는 그것을 까먹고 있었던 것이다. 한편 돈봉투를 발견한 포터는 베일리 회사를 파산시킬 절호의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고 모르쇠로 일관하여 조지를 위기에 처하게 한다. 


 빌리는 그제서야 사방을 헤매며 뒤졌으나 나올 리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그때 금융 감독관이 회계 감사를 하기 위해 베일리 회사를 방문한다. 회사 공금을 잃어버려 이제 회사 문을 닫는 것은 물론 삼촌과 함께 감옥살이를 하게 될 처지에 놓인 조지는 삼촌을 다그치는데…. 


 막다른 길에서 할 수 없이 포터를 찾아간 조지는 대출을 요청하지만 담보가 없다. 있다면 500불(1만달러)짜리 생명 보험밖에 없는 처지. 적어도 1만5천 달러 이상의 담보가 필요하다며 포터는 "자네가 차라리 죽는 게 낫다"며 경찰을 불러 그를 체포하라는 전화를 하겠다고 말한다. 위기가 고조된다. 


 허탈한 심정으로 집으로 돌아온 조지는 가족에게 화풀이를 한다. 이에 피아노를 치고 있던 제이니는 울음을 터뜨리고…. 그런 뒤 집을 나와 술을 마시고 엉겁결에 도와달라고 기도를 하는 조지! 그는 방황하다 이윽고 자살하기 위해 다리 위에 올라가는데…. 


 여기까지가 조지 베일리에 대한 클레런스의 오리엔테이션이다. 이제 영화의 첫 장면인 1945년 크리스마스 이브의 시점으로 돌아가 조지가 강물에 몸을 던지기 전에 수호천사 클레런스가 나타나 스스로 강물에 뛰어든다. 왜냐 하면 조지가 자살보다는 클레런스를 구하게 하기 위한 동기부여가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클레런스와 처음 만난 조지는 아무리 설명을 해도 그가 수호천사(guardian angel)임을 믿지 않는다.


 클레런스는 조지가 힘들어하며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자, 만일 베일리가 태어나지 않았다면 베드포드 폴즈 마을에서 그가 접촉하는 모든 사람들의 삶이 어떻게 달라지는가를 베일리 인생의 회상 장면을 통해 선명하게 보여주는데….


 조지가 집을 장만할 수 있도록 도와줬던 베드포드 폴즈 마을사람들은 '포터 빌(Pottersville)'에서 초라하고 부패한 생활을 한다. 조지가 일했던 약국 주인 가우어 씨는 독극물을 넣은 그의 처방 실수를 막아줄 조지가 없었기 때문에 범죄자로 몰려 감옥생활을 하고 최근에서야 출감되었다. 


 베일리 회사는 부친 피터 베일리 사망 이후 물려받을 사람이 없어 문을 닫은지 오래 되었으며, 어머니는 그를 알지 못하고 성격이 못된 전세집 주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삼촌 빌리는 회사가 망하고 정신병원에서 지낸다. 


 '베일리 파크' 주택 개발지는 공동묘지로 바뀌었고, 거기에는 동생 해리의 무덤이 있다. 클레런스가 설명한다. 해리는 그를 살려줄 형이 없었기에 물에 빠져 죽었고, 따라서 그 후 수송선에 있던 군인들은 모두 죽었노라고….


 메리는 결혼을 하지 않아 노처녀로 살아가고 있는 것을 본 조지가 자기가 남편이라고 우기자 그녀가 소리를 질러 경찰을 부르는 바람에 그는 도망을 친다. 물론 그의 자식들 역시 태어나지 못한다. (다음 호에 계속)

 

※ 알림: 갤러리아 쏜힐점 문화교실 '손영호의 여행•영화•음악 이야기'가 12월14일(토) 오후 5시에 있사오니 많은 참석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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