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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열쇠(4)(The Keys of the Kingdom)

 

인내와 신념과 용기로 참된 섬김과 사랑을 몸소 
실천한 신앙인의 거룩한 삶을 그린 감동의 작품

 

 

 

 

(지난 호에 이어)
 앵거스는 맥나브 주교가 사망하고 타란트 주교(아서 쉴즈)가 새로 부임하여 교회의 조직 개편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한다. 무엇보다 맥나브 주교 사망소식에 화들짝 놀라는 프란치스. 주교는 지난 3월에 폐렴으로 사망했지만 프란치스에게는 연락이 닿지 않아 까맣게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잠깐 신학대학 시절 그의 멘토였던 맥나브 주교가 그에게 확신을 심어주었던 일을 회상하며 슬픔에 젖는 프란치스! 

 

 

 


 분위기 파악을 못하고 스스로 억지 만찬을 열어 원장수녀까지 초청하는 앵거스. 조셉이 서빙을 하고 있는데도 그는 중국인들을 하등 종족으로 비하하는 발언을 할 뿐만 아니라 국제선교회에서는 파괴된 성당의 재건축을 지원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에 프란치스가 지원 요청을 한 적이 없다고 말하자, 지방민들 중 높은 직위 또는 부유한 상인들을 끌어들이지 않아 이 지역의 개종률이 가장 낮기 때문이라며 오히려 그를 힐책하고 모욕을 주는 앵거스. 


 프란치스 신부는 "기독교인이 항상 우월하지 않은 것처럼 이교도들이 항상 열등하지는 않다"라고 점잖게 일침을 놓는다. 내가 믿는 종교가 내게 중요한 것처럼 타인의 종교도 똑같이 중요함으로 그들의 종교도 존종해야 한다는 그의 평소의 소신을 압축한 말이다. 앵거스는 중국 사람 다 됐다고 퇴박을 놓는다. 


 1박2일의 여정을 끝내고 지방 부호 치아가 내준 가마를 타고 떠나는 앵거스. 맥나브 주교가 선물로 준 우산을 들고서 배웅하는 프란치스. 사도의 책임보다는 사도의 권세에 더 집착하는 앵거스는 '천국의 열쇠'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폐허가 된 성당에 망연자실 앉아있는 프란치스 신부에게 원장수녀가 다가간다. 그리고 자기 탓으로 빚어진 일이라며 그 동안의 '부끄러운' 행동에 책임이 있다고 말하고 용서를 구한다. 


 부유한 귀족집안 출신의 마리아 수녀는 겉치레만 보고 멸시하고 도도하게 행동했지만, 간밤에 몬시뇰 앵거스가 모욕을 주는데도 그 앞에서 평소와 다름없는 진실된 믿음과 용기있는 말과 행동을 보고 자신의 가식적이고 교만한 행동을 뉘우친 것이다. 


 하지만 신부는 누구의 책임도 아니며 이런 상황에선 누구든 같은 일을 저질렀을 것이라며 우리는 하느님 앞에서는 어린애에 불과하므로 용서할 일은 없고 함께 일하여 교회를 다시 짓자고 말한다.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척박한 환경에 굴하지 않고, 돈과 유력가들과의 관계를 통해 성장을 이루기보다 진실하고 성실한 태도와 행동으로 중국인들에게 진정한 기독교 신앙이 스며들게 함으로서 선교사업은 번창하고 마을은 평화스럽다. 


 다리가 낫지 않는 점을 제외하고는 의자를 고치거나 양봉(養蜂)을 하여 꿀을 아이들에게 나눠주는 신부. 200명이 넘는 '쌀 신도'가 아닌 진정한 믿음의 신자들이 모여들었다. 새로 지은 성당은 마리아 베로니카 수녀의 가족들의 재정적 도움으로 완성되었다. 지금의 세상은 바로 천국에 다름 아니다. 

 

 

 

 


 마리아 수녀가 프란치스에게 미국 감리교회가 이 파이탄 마을에 여자, 남자 학교와 놀이터 및 병원, 교회를 짓는다는 소식을 전하며 염려스러워 한다. 그러나 자기가 어렸을 때 산딸기를 가장 많이 땄는데 이를 안 다른 아이들이 그곳으로 왔을 때 내 자리라고 고집할 수 없었다는 얘기를 들려주며, 정장을 하고 우산을 들고 그들을 찾아가겠다고 담담히 말하는 프란치스. 


 말 그대로 비록 종파와 소속은 다르지만 감리교회 목사 윌버 피스케(제임스 글리슨)와 그의 부인 아그네스(앤 레비어)를 직접 찾아간다. 치숌 신부라고 소개하자 그 명성을 들어 알고 있다고 말하는 피스케 목사. 


 목사 부부는 9년 동안 여러 곳을 돌아다녔지만 다른 선교자의 방해로 정착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프란치스는 모두 다른 지역에서 선교사들이 똑같은 목소리로 이거다 저거다 외치면 과연 기독교 신앙이 중국인의 마음에 어떻게 비칠 것인가, 하고 반문한다. 


 피스케 목사 부부는 메인 주 뉴잉글랜드인으로 중국에서 20년 이상 의료선교 활동을 했단다. 부인은 사진을 보여주며 아들 존은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옥스포드대에서 공부한 다음 지금은 타인캐슬에서 사역을 하고 있어 작년에 2주간 다녀왔는데 거기서 몬시뇰 앵거스 메일리를 만났다고 말하는 게 아닌가. 


 거긴 프란치스의 고향이며 메일리는 또 고향친구가 아닌가! 피스케 목사가 메일리를 '어딘가 숨기는 구석이 있는 형식적인(shade formal)' 사람이라고 조심스레 표현하자 프란치스 신부는 대뜸 '형식적이진 않고 좀 막힌 데가 있어 답답한(stuffy)' 사람이라고 언급한다. 그러자 태도가 돌변하여 부인에게 즉시 차를 끓이라고 주문하는 윌버 목사! 


 서로 깊은 교감을 나누고 금세 친해져 같이 돕고 지내자며 아쉬운 듯 헤어지는 목사와 신부! 돌아가는 길에 치아를 만난다. 그는 이제 악수하는 서양관습을 채택하기로 했단다. 


 또 20여 년이 흘렀다. 마을은 평화롭기만 하다. 조셉은 코흘리개 안나(유니스 수후)와 결혼하여 아들 셋을 얻었다. 이제 노인이 된 프란치스 치숌 신부는 중국을 떠날 준비를 한다. 그의 후임으로 두 사람의 젊은 신부가 왔다. 중국인 차우 신부와 미국인 크레이그 신부이다. (다음 호에 계속)

 

※ 알림: 3월 6일(수) 오후 1시 30분 갤러리아 쏜힐 문화교실에서 강사 손영호의 여행•영화•음악 강좌가 있사오니 많은 참석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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