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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메세지(1)

  

 

 

 

여우가 비둘기를 등에 태우고 황량한 들판 길을 걸어가고 있다. 여우가 생각해도 비둘기의 한 작은 실수가 이렇게 커져가고 있다니, 큰일은 큰일이다. 그리하여 그 일을 해결할 묘안을 찾아 비둘기와 여우가 길을 나선 것이다. 


이 일의 시작은 이렇다. 비둘기가 옥황상제께서 내려주신 메세지를 임금님께 전해드리기 위하여 입에 물고 바다를 건너 오다가, 제비를 만나 반가움에 인사 하려고 (말하고 싶어서) 입을 벌려 떨어뜨리고 말았다. 떨어지는 그것을 비둘기가 급강하 우선회 하여 다시 입에 물려던 찰나에 갑자기 날치가 달려들어 삼켜버렸다. 그것을 본 상어가 날치를 삼켜버렸다. 그것을 본 고래가 상어를 쫓고 있다. 


이 메세지가 임금님 손에 들어가야 하는데, 비둘기가 이 메세지를 잃어 버렸으니 여우를 찾아간 것이다. 어쩌면 여우가 비상한 꾀를 내어 그 메세지를 다시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비둘기가 여우를 찾아갔다. 


여우가 며칠을 굶고 있는데 찾아오는 비둘기를 잡아 먹을까 하고 봤더니, 이 비둘기는 옥황상제님과 임금님 사이의 전령이라, 잡아 먹을 수는 없는 것이다. 만약에 잡아 먹는다면, 먹은 비둘기를 토해내는 것으로는 감당할 수 없고 여우 자신이 죽을 수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하여 지금 굶어 지친 여우가 메세지를 잃어버린 책임감의 두려움으로 지친 비둘기를 등에 태우고 바다로 가는 것이다. 


여우등에 흔들거리며 앉아가는 비둘기는 옥황상제님께서 메세지를 읽어준다 했는데 왜 듣지 않겠다 했는지 후회하고 있지만 이미 때는 늦은 것이다. 옥황상제님께서는 이런 일을 미리 짐작하신 것이었다. 그러나, 비둘기 생각에는 '모르는 게 약이다. 알면 병이다' 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예전에 옥황상제님께서 읽어주신 메세지를 들어서 알고 왔을 때, 그 말하고 싶은 병 때문에 임금님께 전하기도 전에 여우에게 말했더니 임금님만이 알고서 시행해야 할 사안이 여우 족속들과 이기심 많은 족속들이 먼저 알아서 임금님이 그 좋은 사안을 백성들 모두가 나누도록 공표했지만 미리 새어나간 정보로 그 정보를 미리 나눌 수 있는 힘있는 자들만 배 불리는 일이 된 것이다. 


그때 그 비밀이 여우족속 중에서 카요티 족속으로 탄로가 난 것이었다. 그렇다고 여우는 임금님께 고해바칠 수도 없는 것이었다. 자신이 지은 죄로 벌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울며 겨자 먹기로 자신은 배 곯으면서도 카요티가 차지하는 이익을 보고만 있어야 했던 것이었다. 


비둘기는 지난날의 이런 경험이 있기에, 알면 말하지 않을 수 없는 자신을 알기에 이번에는 옥황상제님께서 메세지 내용을 말하여 주신다 하여도 듣지 않고 온 것인데 바다 위에서 만난 제비에게 말을 건네려다가 입에 물고 있던 메세지를 떨어뜨린 것이다. 


그래서 비둘기가 잽싸게 하강하여 떨어지는 메세지를 다시 물려는 순간에 날치가 날아들어 채어간 것이다. '메세지 내용을 머리속에 담고 왔으면 잃어 버리지 않는데. ' 후회해도 이미 늦은 것이다. 후회는 항상 늦은 것이다. 


비둘기가 임금님과 옥황상제님 사이의 전령이라는 사실은 바다와 육지의 모두가 알고 있으며 그가 가지고 오는 메세지의 사안이 온 세상에 적용되는 사안이니 모두가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그것을 주시하는 것이었다. 


모든 것이 요즈음같이 시시때때로 변화가 심한 시절에는 임금님이 내리시는 정책 사안을 미리 안다는 것은 어느 기업이나 자신들의 이윤을 챙기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세상은 이미 서로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관계보다도 이윤이 먼저인 세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윤전쟁이 치열해져서 의(義)를 지키는 기업마저 망해버릴 정도로 모두가 폭삭 망하기는 아직 이윤을 챙기는 집단들이 발전하지는 못했지만, 그러나 옥황상제께서 내려다 보시니 모두가 망해서 모두가 자욱한 연기 속에서 숨도 못 쉬고 죽어가는 모습이 한편에 보이고, 또 한편에는 모두가 깨우치면 맑은 공기에 맑은 물 마시며 파아란 하늘 아래서 푸른 들길을 따라 아이들이 뛰어 노는 모습이 보이는 것이다. 


그 메세지가 적힌 종이는 물에 젖지도 아니하고, 불에 타지도 아니하며 오직 임금님이 읽고 이해하고 난 후에야 저절로 사라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 메세지는 아무나 읽을 수 없다. 그러나 각 부족마다 극소수만이 해독 가능성이 있기도 하다. 이 메세지는 임금님이 읽고 난 후에라야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어디에 있든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금 막 고래가 그 메세지를 배에 담고 있는 상어를 삼켰다. 하늘을 날으는 비행기들의 추격전보다 빠르게 벌어졌던 추격전은 끝이 났다. 비둘기가 떨어뜨린 메세지를 날치가 삼켰고 그것은 아직도 날치의 뱃속에 들어있다. 그 날치를 상어가 삼켰고, 그 상어를 고래가 삼켰으니 그 메세지는 날치의 뱃속에 있고, 그 날치는 상어의 뱃속에 있고, 그 상어는 고래의 뱃속에 있는 것이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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