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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현실(The Reality of the Dream)(7)

 

 

(지난 호에 이어)


진기가 폭포를 배경으로 하고 진지한 얼굴로 뭔가를 낭송하고 있다. 그러나 거세게 내리는 폭포물소리에 나는 알아들을 수가 없다. 훗날 그가 써준 것을 읽어보니 그것은 이렇다.

 

 

시냇물에
빠진 달이 
물에
젖지 않음은, 
하얀
구름이 파란 하늘에 섞이지 않음이라. 
누가
이 도리를 알겠는가?**

 

 

그는 즉석에서 자신이 물속에 있음에도 젖지 않음과 저 멀리 눈앞에 펼쳐지는 하얀 구름과 파란 하늘이 섞이지 않음을 비교하여 즉흥적으로 파악하여 말한 것이다. 


그리고 끝 줄은 스님들이 읊는 게송의 한 줄로 많은 게송에 나오고 또 인용한 것이다. 마치 흰 구름을 누구나 읊어도 저작권 침해에 상관 없듯이 선가에서 이 한 줄을 누가 써도 이의를 다는 사람이 없는 것이다.


 그러나 훗날 내가 놀란 것은 진기가 자신의 살가죽이 물에 젖은 것이 아니라 자신의 본연이 마음이라는 물, 즉 순간 순간에 수 없이 들고 나는 마음의 물에 젖지 않은 순간을 알아차리며 그것을 자신의 시로 표현한 재치인 것이다.


나에게도 의연히 내가 놀란 것은 진기가 처음 건넨 그 시를 읽으며 그 뜻대로 읽었던 것을 기억한다. 그러나 그 후로 어느 순간에 혼동이 온 것인지 그의 몸이 젖어 있었는데, "젖지 않음"이란 대목에 뭔가 옳지 않다고 생각했던 순간이 있었던 것이다. 


그 후 진기의 "물 속에 빠진 달"을 그리며 전에 들어 왔던 "진흙 속에 묻혀 있는 진주"라든가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에서 와 같이 "진주"와 "달"이 진리나 본연을 가리킨다는 것으로 이해될 때 진기의 그 물속에 빠진 "달"을 그 자신의 본연을 가리킴이 즉시로 이해 되었다.


 그리고 나는 온청이를 생각하며 아래와 같은 시를 쓴 것이다. 온청이의 분연한 이타적인 행동을 보아온 것이 나에게 어떤 영감으로 작용한 것이리라. 

 

 

그렁께,
거시기 그 머시냐, 

귀머거리 벙어리가 헌 말인디 

말이 이 말이여, 

 

바깥
세상은 어쩔 수 없나니 

안에서라도 바른 
마음씨를
내가 지어야 할 것이다 

 


마음의 아픔과 후회가 
남을
볼 수 있는 눈이 될 것이니 
주저 없이
용서 할 것이라 

 

나의
아픈 겨울의 고민에서 
그리고,
나의 올곧은 행동에서 

봄이 피어 나는 것이리니 

 


몸도 내가 어쩔 수 없을 것이나 
그래도
내 마음만은 
내가
가꾸어야 할 것이라.***
 

 

 

지으며 쓰면서 고치고 고쳐 쓸 때 온청이의 성난 얼굴과 뭔가의 기쁨에 젖어 환히 웃는 얼굴이 몇 번이고 겹쳐와 지나 갔을까?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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