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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김 라일락 (수수 꽃 다리)

 

미스 김 라일락 (수수 꽃 다리)

 

 


옛날에 여자는 시집가면 남이 되어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다 했는가?

 

바다 건너 시집 갔다 돌아왔다

고향이 너무 그리워 돌아왔다

 

그 옛날 동무들과 놀던 자리에

손님처럼 눈치 보며 서있다

가슴 속 서러움 같은 짙은 향기

한국 토종인데 미국으로 갔다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꽃

 

수수 꽃 다리라 부르지 않고

미스 김이라 불러 슬프다

 

미스 김! 다방이나 사무실에서 일하는

젊은 여자를 부르는 이름

 

개나리 담장 밑에서 코를 흘리던

풀잎을 으깨어 밥을 짓던

소꿉동무를 그렇게 부르지 않는다

 

싸구려 화장품 냄새 풍기며 걸으며

하이힐 소리 내며 멀어져 가던 이름,

무슨 사연으로 먼 바다를 건넜을까?

 

이제 그 넓고 풍요한 땅에서 돌아와

춥고 척박한 땅에서 활짝 웃는

젊은 날의 추억* 과 사랑의 싹*

늦게라도 꽃 피우려 하는가?

 

서양 라일락 보다 키가 작아도

설움처럼 진하게 향기를 뿜는 꽃

작은 꽃들이 옹기종기 모여

 

새로 만난 이웃들과 친하려고

수수 꽃 다리 활짝 피어

진한 향기를 뿜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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