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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담는 손가방

 
생각을 담는 손가방
 

 

 

 

은빛으로 가슴 설레어
일어나 손가방에 보배를 담아 
여섯시 오십륙분 새벽 통근열차
사랑을 담고 있으니 빠르고 안전해

 

잘려진 생각 높이로 쌓인 기억에
그리운 사람 만날 기대로 발걸음 동동
꽃향기 도닥여 순간을 기억해 보니
밟고 또 밟은 쌓인 시간 위로
그래도 사랑이 깜박인 자리마다
새 살 돋아나 쌓여가는 수납된 마음에
낡은 손가방 속 생명책
얼마나 읽으면 눈에 이기심 비늘 벗을까

 

침 바른 짧은 연필로 그려 보는
사랑 넘치는 얼굴 얼굴
그 땐 선각자 묵재 형님 손길이 따스했습니다

 

처음 타보는 서울 가는 십이 완행열차에
청운의 꿈이라고 뜻 모르는
요란한 열차 소리에 눈물도 흘리지 못한 채
그렇게 세월은 바람 일어 흰머리 날리는 새벽
여기 가나안 이민 언 땅에 또 명절이 돌아와
옷깃 여미며 남쪽 하늘에 큰절 한번 올리고
풀어 자유한 마음이 새털처럼 가볍고

 

등에 올린 손가방 좌우로 흔들리며
참으로 안 잊히는 손간들을 엮어
순간에 흑백사진으로 남아 백발 증언

 

오늘을 기억 못한 그 땐 참 많이도 칭얼칭얼
반성문 쓰며 바래져 낡음 낡음 기억 속에
기도하는 신비 눈빛 속
형제의 은은한 사랑 이야기는
역사의 시간으로 
찍힌 마음에 발자욱 되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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