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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칡(葛)과 등(藤)나무’

 

 밝고 맑은 하늘이다. 고운 햇살 맞이하려 산책길을 나섰다가 갑작스런 소낙비에 오도 가도 못하고 흠뻑 젖고 말았다. 조금만 느긋했어도 멀쩡할 일을 ‘설마’하며 주변머리가 없었으니 덤으로 얻은 코감기에 며칠은 백약(百藥)이 무효일 테고, 감수해내야 할 훌쩍거림도 남 탓할 일이 아니다. 머문 듯 가는 게 세월이지만, ‘시어일보(始於一步)’ 자세 잊지 않아야 할 일이다. 


 사물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안목과 식견(識見)은 얽히고설킨 ‘칡(葛)과 등(藤)나무’를 두고 ‘갈등(葛藤)’이라 에둘렀다는데 ‘견제(牽制)와 균형(均衡)’를 두고 서로 부정적인 인식만을 강화시켜가는 팽팽한 줄다리기는 딱해 보인다. 


 프랑스의 문호(文豪) 빅토르•위고의 1831년 작품 ‘노트르담의 꼽추’의 배경으로도 유명한 노트르담 대성당은 당시 지나치게 훼손되어 헐릴 위기에 처했던 성당건물에 대해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집필했다고 한다. 


 대표적인 불황형(不況形) 상품으로 손꼽히는 로또는 ‘불황의 역설’을 보여주기라도 하듯이 ‘나 홀로 성황(盛況)’이라는데 자영업자들은 여건과 경기가 여의찮다고 아우성이다. 자고로 “경세제민(經世濟民) 치국술법(治國術法)”이라고 했다. 


 꽃길만 걷는 세상이 아니라고 이런저런 이유를 내세울 순 있겠지만, 어제보다는 오늘이 그리고 오늘보단 내일이 노력한 만큼 나아지길 기대하는 필부필부(匹夫匹婦)들은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듯 확인하지 못하면 왠지 불안해하기까지 한다. 


 누구든 콘텐츠를 창출(創出)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에『You Tube』는 구독자 1천 명, 누적시청(累積視聽) 4천 시간을 넘기면 광고수익을 배분해 주기에 취미와 부업 효과를 동시에 얻으려는『1인 방송』직장인들이 부쩍 늘었다. 


 근무회사에 알게 모르게 피해를 끼칠 수도 있겠고, 다른 일을 하지 말라는 ‘겸업(兼業)금지’ 규정이 엄격히 적용되는 곳도 적잖아 겸업금지 개념도 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강한 자에겐 비굴하리만치 두 손 모아가며 비비고, 약한 사람에게 부리는 허세(虛勢)를 보면 소름이 끼쳐지긴 마찬가지다. 


 ‘환차손(換差損)’ 우려 외국인 자본 이탈 가능성을 두고  “원화 가치 하락이 이어지면 외국인 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갈 수 있다. 특히 원화 값의 하락이 추세적(趨勢的)으로 이어진다는 믿음이 커질수록 자본 유출 속도도 빨라진다.”는 것은 불변의 공식이나 다름 아니다. 특히 “한•미간 금리가 0.75%포인트 가량 역전된 상황에서 환율마저 올라 환차익(換差益)에 대한 기대감이 없어지면 자본 유출 유인(誘因)이 생길 수 있다”고 한다. 


 최근 시정(施政)연설에서 ‘자력갱생(自力更生)’과 ‘사회통제(社會統制)’를 강조하고 서둘러 블라디보스톡을 방문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남은 ‘위기감의 반영(反影)’으로 보인다는 뉴스미디어들의 지적이다. 지난 2월 하노이회담 결렬 이후 공식대화를 중단한 미•북 양측이 연말시한까지 강대강(强對强)의 대치(對峙)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는 추이(推移)를 가늠할 순 있겠지만 원만한 해법을 기대하기란 ‘글쎄다’는 분석도 다분(多分)하다.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 협상파국에 대비하는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새로운 길’을 경고하고 나섰다. 시사주간지 뉴요커는 백악관 당국자를 인용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하노이 정상회담 시작 전부터 실패를 예견했고 대북 군사적 옵션을 여전히 실행 가능한 안건으로 삼는다고 보도했다. 사실여부와 관련 없이 압박성 의도가 엿보인다지만, 문제의 기사는 최근 미•북 모두 ‘비핵화 협상 실패’를 전제(前提)한 상황을 언급해가며 서로 날을 세우고 있는 판국과 맞물려 주목을 받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원유 매장량은 현재까지 밝혀진바 세계에서 가장 많으나 경제는 수년간 빈사(瀕死)상태라고 한다. 정치적인 혼란 때문인지 원유로 벌어들이는 국고수입은 급격히 감소했고 산업은 부실한 경영으로 수난을 겪는 와중에 첨예해진 갈등국면이 산 너머 산이라니 글쎄다. 


 물은 가득차면 넘쳐흐르고 막히면 우회로(迂廻路)를 모색한다. 하늘 높은 줄 모른 물가와 식량, 의료품 등 생필품 부족으로 수백만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각자도생(各自圖生)하느라 정든 조국을 떠났다니 오죽했으면…. 

 


 “청산(靑山)도 절로절로 / 녹수(綠水)도 절로절로 / 산(山) 절로 물(水) 절로 / 산수(山水) 간에 나도 절로 / 그중에 절로절로 자란 이 몸이 / 늙기도 절로절로 하여라.” [ 하서(河西) 김인후(金麟厚),《자연가(自然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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