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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 살아남기

 


 
회사에서 직원을 면접을 통해서 채용할 때는 광고지를 보고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의 심정과 같다. 저 친구가 말한대로 우리 회사에서 기대하는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제품은 사용해보아야 결함이 있는지 알 수 있듯이, 회사는 직원에게 일을 시켜보아야 그 직원의 능력을 판단할 수 있다. 정말 속았다고 판단되지 않는 한, 직원을 내보지는 않는다. 


업무가 늘어나면 일손이 달려서 직원을 내보내지 않는다. 그러나 업무 크기가 줄어들고, 현재 직원들로도 감당할 수 있는 안정화 상태에 다다르면, 업무분야별로 남은 직원들이 각자 어떤 분야를 잘하는지, 분야별로 대체 가능한지를 살피게 된다. 


다시 일거리가 줄어들게 되면 직원 정리가 시작된다. 저 친구가 아니면 다른 직원들이 대체할 수 없는 경우라면 그 직원을 내보낼 수 없다. 따라서 매니저의 입장에서 누가 무얼 잘하고 있는지는 중요하다. 실제로 그 친구 말고 다른 친구들도 할 수 있을 지도 모르지만 매니저가 그 사실을 모르고 있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누군가를 내보내야 하고 다운사이징을 해야 한다면 매니저는 과연 직원별 업무영역만 고려할까? 내가 보기에는, 최소한 인간 입장에서는 업무의 기술적인 요소보다는 그 직원과 매니저의 인간관계 친밀도에 의해서 결정이 난다.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것은 심리적으로 그 사람이 내게 편한 인상을 준다면, 일을 잘하면서 불편한 인상을 주는 직원을 내보내고, 일을 좀 못하지만, 내게 편한 사람을 보유하고 싶어 진다. "일은 가르치면 되지. 누구나 시키면 처음에는 시간이 걸리지만, 할 수 있어"


사실 틀린 말은 아니다. 회사에서 내가 그 일은 제일 잘한다고 생각해도 내가 휴가 간 사이에 대체직원이 나만큼은 아니더라도 문제 해결은 하게 된다. 따라서 일에 대한 자신의 평가는 과신의 도가니에 빠지기 쉽다. 내가 그 일을 제일 잘 알고, 제일 잘 처리할 수 있어 라는 자부심이 그저 자존감의 영역일 뿐이다. 


매니저 입장에서는 더 넓게, 팀원들 입장에서는 그 정도 일이야,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실수를 했어도 용서해주고, 좋은 정보를 먼저 알려주는 것은 자기랑 평상시에 편한 사람,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을 향한다. 매니저도 사람이라 자기에게 편한 사람에게 직간접적으로 호의를 베푼다. 


다시 일거리가 줄어들게 되면, 자기가 선호하는 사람이 곧 회사를 떠나게 될 사람으로부터 업무인계 절차를 밟게 한다. 혹은 그 직원에게만 귀띔해준다. 앞으로 이러이러한 일에 대하여 신경을 써서 준비해보게나.


직장에서 살아남기, 뭐, 최소한 자기가 이직을 희망하지 않는 한, 살아남기 위해서는 업무에 따른 기술적인 성숙도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자기의 인사권을 가지고 있는 매니저와의 관계이다. 


좋은 관계란 사랑하는 남녀 사이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대개 좋아하는 사람은 바라만 봐도 얼굴에 미소가 돌고 눈망울이 몽골몽골 해진다. 사람의 눈망울을 자세히 보면, 팀 내에서 누가 누구를 좋아하는지 눈치챌 수 있다. 


내가 매니저를 좋아하면, 대부분 매니저도 나를 좋아한다. 거의 남녀관계와 같다. 정해진 시간, 정해진 일만 하고 돌아온다는 식으로 직장생활을 하는 것은 연인끼리 만나서 커피 마시고 바로 헤어지는 것과 같다. 직장에서 생존하려면, 매니저와 관계에서 +알파가 있어야 한다. 


사람은 말을 안 해도 상대방의 마음이 전달되게 마련이다. 그것도 매일 사무실에서 만난다면, 웬만한 매니저들은 어느 직원들이 자기를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무덤덤하게 여기는지 알 수 있다. 


학교 다닐 때 공부만 잘하는 것이 절대 전부가 아니다. 각종 방과 후 활동을 통해서 사람들과 어울리고, 일 벌이고 하는 과정에서 이런 대인관계 능력을 함양하게 된다. 사회에서 각종 아르바이트하고, 여러 가지 현장에서 경험해보는 것, 워홀 가는 것, 배낭여행 가는 것, 이 모든 것들 대인관계 능력에 유익하다. 좋은 학교 나오고 성적 잘 받으면 인생이 술술 풀릴 거라는 믿음은 턱도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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