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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타리오 주의 성교육

 

 

 

외모가 직업을 받쳐주는 사람이 있다. 고등학교 때 음악선생은 슈벨트를 판박이 한 외모였다. 그 슈벨트가 불멸의 어록을 남겼다. 


“이때까지 음악점수를 매기는데 낙제점을 준 학생이 딱 하나 있다. 그건 ‘낮에 낮에 우는 새는 배가 고파 울고요, 밤에 밤에 우는 새는 님이 그리워 운다.’를 부른 학생이었다.”


일반고등학교에 음악시간은 있으나 마나 할 때였다. 한 반에 70명 되는 학생들이 줄줄이 나와 자유곡을 부르면 슈벨트는 한 소절이 미처 끝나기 전에 점수를 매기는 것이었다.


요즘이야 초등학생들에게도 콘돔이라는 단어가 보편화되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약 70년 전 ‘밤에 밤에 우는 새는 님이 그리워 운다’라는 민요가 슈벨트에겐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야한 노래였나 보다.

이곳에 온 후 여기에도 그 비슷한 노래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Birds do it, bees do it/ Even educated fleas do it/ Let’s do it, let’s fall in love’ (새도 하고 벌도 하지/ 배우지 않은 벼룩도하지/ 우리도 하자꾸나, 사랑을 하자꾸나)
역시 성의 선진국에서 만들어진 노래다 보니 가사도 더 적나라하다. 1928년 프랑스 작곡가에 의해 발표됐는데 같은 해 브로드웨이에서 상영된 뮤지컬 ‘빠리(Paris)’에 소개됐다고 한다. 


금년 여름 온타리오 주의 정권이 자유당에서 보수당으로 바뀐 뒤 지각변동이 몇 가지 일어났다. 그 중 하나가 초등학교 학생들의 성교육이다.
2015년 자유당 정권 시절 어린 학생들에게 가르칠 성교육 방침이 새로 정해졌다. 사회 현실에 맞기 때문에 교사들은 물론 보건계통 종사자들도 반대가 없는 무난한 내용이어서 금년 가을부터 실시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새로 집권한 보수당이 제동을 건 것이다. 심지어는 그 이전 방침대로 가르치지 않는 교사가 있으면 ‘신고’하라는 장치도 마련했다.
이전의 자유당 정권의 주수상 캐슬린 윈은 동성애자였다. 그녀는 남편이었고 다른 여성이 아내로서 퍼스트레이디 노릇을 하는 커플이었다.
보수당 정권의 이번 반발은 그녀에게 결코 유쾌한 대접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동성애가 커밍아웃한 게 언제인가. 그건 이제 세계적인 현상이 아닌가. 


온타리오 주의 수 만 명 교사들도 2015년 이전의 성교육 방침을 따르라는 것은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라고 반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성은 이제 사이버 세계에서 무한대의 확장을 멈추지 않고 있다. 동성애자 가정, 성 정체성, 성적 동의의 문제는 이미 노출된 지 오래된 영역으로 전염성은 이제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그러나 온라인 상의 성적교신(Sexting)은 국경을 넘어 가히 우주 공간을 넘나들면서 퍼지고 있다. 그에 대한 안전을 강구하거나 상응하는 대책도 새로운 도전이다.
그걸 염두에 둔다면 2015년 이전의 성교육으로 돌아가자는 보수당 정권의 정책은 확실히 문제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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