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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호 칼럼

    김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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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니카 공화국(상)

 
 
    
 산에 가면 정상에 오르고 싶고, 바다에 가면 파도에 몸을 맡기고 싶은 법이다. 그래서 여행은 언제나 즐겁다. 무언가 새로운 것과 만난다는 기대가 있어서 좋다. 일상에서 벗어나는 홀가분함에 들뜨기 때문에 경쾌하다. 조금은 영광스러운 일로 겨울휴가를 카리브해에 떠 있는 그림 같은 해변으로 둘러싸인 섬나라 도미니카 공화국으로 갔었다. 콜럼버스가 1차 항해 때 발견한 섬이라 한다. 토론토에서 Punta Cana까지 4시간의 비행시간이 걸렸다.

 

 

 

 

 오래 전에 몇 번 다녀왔지만 낯선 곳이라 어리바리하기 때문에 더욱 신이 나기도 했다. 오랜만에 다시 찾은 이 섬에는 리조트 안에서만 그렇겠지만, 전에 볼 수 없었던 풍요사회가 눈앞에 펼쳐졌다. 생활주변이 거의 자동화 되어 있는 것도 전에 없던 현상이다. 이렇게 일상생활이 거의 기계로 처리되다 보니 차라리 인간보다는 기계와 대하는 기회가 더 많아진 감마저 들었다.


 북미의 겨울은 길고 사납다. 한겨울 다섯 달을 눈에 싸여 있다. 눈이 내리는 캐나다보다 그곳은 바람도 좀 새로운 것 같았다. 무언가 틀린 것, 내가 살고 있는 곳에는 없는 것, 가보지 못한 곳, 먹어보지 못한 음식, 그 고장에서 유명하다는 것, 뭐 그런 것을 찾아 두리번거렸다.


 삶이 건조하고 답답할 때, 혹은 살아있음의 감정을 느끼고 싶을 때, 다람쥐 쳇바퀴 도는듯한 틀에서 벗어나 긴장을 풀어보는 요소가 여행의 생리인지도 모른다. 여행을 하다 보면 많은 에피소드가 생긴다. 즐거운 일도 많지만 당황스럽고 놀라운 일도 많다. 그럼에도 길을 떠나고 미지의 세계를 찾아가는 이유는 단순한 호기심만은 아니다. 내 것이 아닌 것에서, 내 나라가 아닌 이역만리에서 겪는 여러 경험을 통해 느끼고 배우는 것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도미니카 공화국은 중앙아메리카 카리브 제도의 히스파니올라(Hispaniola) 섬에 있는 나라이다. 카리브해와 대서양 사이의 카리브해에 있는 큰 섬인데 동쪽의 2/3가 도미니카, 서쪽의 1/3이 아이티(Haiti)로 두 개의 나라로 이루어져 있다. 


한 섬에 있으면서 비슷한 문화를 지녔을 것으로 예상하겠지만 도미니카는 스페인 문화권, 아이티는 프랑스 문화권의 철저히 다른 나라가 한 섬에 어깨를 기대며 공존하고 있다. 


인구나 면적으로 볼 때, 도미니카 공화국은 카리브 제도의 국가 중 쿠바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나라이다. 수도는 산토 도밍고, 공용어는 스페인어 인구 약 1060만 명, 주 경제원은 농업으로 커피와 담배, 설탕을 주로 생산하였으나 최근 들어 니켈과 철광석, 금 등의 지하자원이 산출되고 있으며 직물과 시멘트 산업도 활발하고, 특히 관광산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2010년도에 지진이 발생해서 난리가 났던 아이티와 하나의 섬을 나누어 가진 나라, 가난한 나라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는 작은 섬나라 아이티에는 일거리가 없기에 적지 않은 수의 아이티인들이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일하고 있다.


 산토 도밍고는 1492년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신대륙에 첫 발을 디딘 후 가장 먼저 세운 도시다. 환상적인 절경을 뽐내는 산봉우리, 녹음이 우거진 열대 우림과 아름다운 해변에 접해 있는 이곳에는 7세기부터 타이노(Taino)족이 거주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노예 노동과 질병으로 사라졌고 몇몇 암각화와 동굴 형태의 주거지만이 그들이 존재했다는 과거를 말해주고 있다.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이곳에 아메리카 최초의 유럽 정착지를 건설했다고 한다.


 아메리카 대륙 최초의 성당, 수도원, 학교, 등대, 병원, 대사관 등 스페인이 초석을 다진 도시여서인지 오래된 건물들이 스페인풍 고딕 양식과 그 당시 유럽 전반에 유행하던 르네상스 양식이 어우러져 고풍스럽다. 


로마교황청이 승인한 아메리카 대륙 최초 성당인 산타마리아 성당이 있다. 현재 중남미, 북미 곳곳에 자리해 있는 교회, 성당들의 첫 시작과 전파는 모두 이곳에서 이루어진 셈이다. 산호석으로 건축된 외관과 높은 천장은 1540년 완성된 건물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잘 보존되어 있으며 유서 깊은 건물 특유의 고풍스런 분위기가 콜럼버스가 발을 디뎠을 당시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도미니카인 박물관(Museum of Dominican Man)에는 원주민들의 역사자료들과 그 과정에서 수난 당해야 했던 아프리카 노예들의 비참한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데 스페인의 점령지가 된 이후에 기존 원주민은 전멸되고 아프리카에서 데려온 노예들은 사탕수수 재배에 혹사되었다는 잔인한 기록들이 불과 몇 백 년 전에는 당연하게 일어나던 일들인 것이 놀랍다.


 

 

 

도미니카는 카리브해의 섬나라답게 이름난 해변이 많다. 특히 이곳의 바다는 산호초 군락이 형성되어 있어 스킨 스쿠버들에게는 “환상의 바다”로 알려져 있다. 시기적으로 북미와 유럽이 겨울철인 11월과 2월 사이에 도미니카는 해수욕 및 일광욕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 시기에 많은 외국의 휴가 객들이 찾아온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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