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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절기 건선(2)-치료효과 바로 나타나지 않아 인내 필요

 

(지난 호에 이어)
 이 때문에 이 병에 걸린 부위는 피부 세포의 분열속도가 빨라지므로 피부가 정상적인 성숙기를 가지지 못하고, 해당 부위가 부풀어 오르게 되며, 분열했다가 각질화해서 떨어지는 주기가 남들보다 훨씬 빨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그런데 각질 생성 주기가 너무 빨라도 문제가 되고, 너무 늦어도 문제가 된다. 즉, 너무 빠른 것은 건선, 아토피 피부염, 너무 늦는 것은 피부 미용질환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특징적으로 병이 여름에 완화되고 겨울에 악화되는 패턴을 보이게 되며, 해당 부위에 외상을 입을 경우 증상이 더욱 심해지기도 한다. 또한 전체 건선 환자의 약 10% 정도는 건선성 관절염(psoriatic arthritis)을 보이게 된다.


 일단 건선은 전염성이 없다. 어떤 분들은 주변인들 중에 건선으로 고생하고 있는 사람이 있으면 전염성이 걱정되어 가까이 하기를 피하는 경우가 있는데 안심해도 좋다. 


 건선은 약간만 움직이거나 얼굴을 만지기만 해도 비듬 같은 각질이 일어나거나 따끔거리는 통증을 느끼는 등 일상생활에서 고통이 무척 크다. 주로 팔꿈치나 무릎 등 외부로부터 자극 받기 쉬운 부위에 잘 나타나는데 몸체, 얼굴에도 나타날 수 있으며, 머릿속에 생기는 두피 건선의 경우 심한 비듬같이 보이기도 한다. 대부분 일시적으로 증상을 완화 시키는 스테로이드 처방이라 부작용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증상은 경계가 뚜렷하고, 홍반성 구진이 각질과 동반되어 발생하게 된다. 특이하게 가려움증은 발견되지 않는다. 오히려 가렵다기보다 쓰리고 따가운 증상에 가깝다. 또한 오스피츠 현상(Auspitz's sign)이 특징적으로 보이는데, 이는 환자가 각질을 제거하였을 때 점성출혈(pinpoint bleeding)이 생기는 현상을 의미한다.


 병변은 주로 신근(extensor)인 무릎과 팔꿈치 바깥쪽에서 자주 발견되며, 그 외에도 두피(scalp), 볼기 사이 틈새, 손바닥 및 발바닥에서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손톱오목(nail pitting) 혹은 조갑박리증을 보이기도 한다.


 또한 벌겋게 부풀어 오르고 각질이 동반된다는 점에서 아토피성 피부염으로 오인 받기도 하나 좀 다르다. 둘의 차이점으로는 일단 건선은 알러지와 상관없다는 점과 쾨브너 현상이 있다. 공통점은 자가 면역계 질환이고 잘 안 낫는다는 점, 그리고 정확한 치료법이 없다는 점이다. 또한 둘 다 전염성은 없다.


 건선은 쾨브너 현상이 주로 나타나며, 그리고 치료 방법 측면에서 백반증과도 유사하다. 아토피에 대한 설명은 이전 호에서 다루었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이 건선이 가장 골치 아픈 것은 위에서 언급한 쾨브너 현상이라는 걸 동반한다는 점이다. 건선 환자는 멀쩡했던 피부에 긁히거나 기타의 이유로 상처가 생기면 세포분열, 성장주기가 비정상적으로 빨라져 있는 상태라서 남들보다 상처가 빨리 아무는데, 그 자리에도 건선이 발생한다는 것이 문제다. 가끔 최초 발병 원인이 이것인 경우도 있으며 이것 때문에 건선 환자들은 몸을 험하게 굴리는 일이나 취미생활이 매우 곤란하다. 


 예전에는 그저 겉으로 보이는 것이 불편하여 대인관계에 지장을 초래하는 등 심리적 고통이 가장 큰 문제였으나,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과거에는 염증이 피부에만 온다고 생각하였으나 이러한 염증이 전신적일 수 있다는 관점으로 바뀌고 있다. 


 전신적인 염증은 심혈관계 이상이나 대사 이상을 초래하여 과거에는 삶의 질을 저하하는 정도라고 여겨졌던 건선이 이제는 삶의 양, 즉 수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대 질환과 연계될 수 있다고 하므로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질병인 것이다. 물론 건선 자체만으로 사망할 가능성은 극히 낮은 편이다.


 건선은 현대병이 아니다. 또한 서양, 동양 즉, 어느 특정 지역에만 있는 질환도 아니다. 따라서 한국이나 중국에서 발달한 한의학에서도 나름의 치료법이 있다. 또한 자가 면역 질환이다 보니 한방이든 양방이든 건선의 완치를 목표로 하지는 않는다. 


 건선 환자들이 처음 병이 생기면 건선과 지루성 피부염의 증상이 비슷하여 건선환자를 지루성 피부염으로 오진하는 경우도 있다. 기본적으로 난치병이나 자가면역질환이 흔히 그렇듯 안타깝게 식생활과 관련이 상당히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채식위주의 식단이 좋다고는 하는데 식단 바꾸기가 보통 힘든 게 아닌지라, 육식위주의 식단을 바꾸지 못하겠다면 최소한 술, 담배라도 끊으라고 권하고 싶다. 실제로 건선이나 아토피 증세로 고생하는 분들을 보면 피부에 안 좋은 음식이 주 식단인 경우가 많다.


 치료법


 발병원인이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아직 정확한 치료약은 없으며, 피부과에서는 주로 아래와 같은 치료법을 처방한다.


 1)광선치료: 발병 부위에 자외선을 쪼이는 치료로서 현재로선 부작용 대비 치료효과가 가장 무난한 치료법이다. 다만 자외선 자체가 몸에 좋을 게 없는지라 눈(필요하다면 얼굴과 성기 부위까지)을 제외하고 치료한다. 


 보통 주 2~3회 치료하며 점점 자외선 강도를 세게 한다. 치료하면서 호전되면 주기를 늘리거나 계속 같은 주기로 하거나 의사마다 처방이 좀 다를 수 있다. 건선은 보통 여름엔 완화되고 겨울엔 악화되는 특성이 있는데 여름엔 자외선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완화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전문의에 따라선 일광욕을 권하는 경우도 있다. 건선 환자들도 집 뒷마당 같은 공간에서 옷을 벗고 1시간씩 일광욕 했더니 낫더라는 경험담이 있는 것으로 봐서 자외선이 건선에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2)연고: 보통 스테로이드와 비타민D 유도체 성분이 들어있는 걸 사용한다. 초기 증상을 완화시키는데 스테로이드만큼 빠른 것이 없다 보니 스테로이드로 급한 불을 끄고 비타민D 유도체 성분으로 지속 관리하는 치료 방법이다. 


 건선의 특성상 연고를 바른다고 해서 한 순간 낫는 병이 아니라 장기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환자들 중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연고는 개인차가 있어서 몇 개월 정도 발라야 효과를 보이는 경우도 많은 데 보통 잠시 바르다가 효과가 없는 것 같으면 포기하고, 다른 치료법을 찾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인내력을 가져야 하며 귀찮으면 의사의 지시에 따라 광선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건선은 한의든지, 양의든지 어떤 치료를 선택하더라도 금방 치료되는 병은 아니다. 건선으로 고생하는 분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은 금방 원하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꾸준한 치료를 받기를 권유하고 싶다.


 또 생활하면서 건선환자는 보습을 잘 해주어야 하는데 샤워 후나 세안 후에는 보습제를 발라주는 것이 좋다. 여성의 경우 가급적 화장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 각질이 생기면 손으로 뜯어내지 말고 알아서 떨어지게 그대로 두는 게 좋다. 자극을 주면 부위가 더 커지고 따갑고 피부가 더 두꺼워진다. 


 또 이와 관련해 피부에 자극을 주기 때문에 때를 미는 것도 좋지 않다. 샤워 후 수건으로 톡톡 두드려서 물을 흡수한다는 식으로 피부에 자극을 안 주는 것이 좋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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