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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167)-삶은 도전과 이에 대한 응전

 

빙하기가 다시 시작되었나? 매서운 추위가 밖에 도사리고 있다. 마지막 빙하기는 10,000년 전이었다. 인류 선조들이 그 추위를 잘 버티고 살아 남았기에 오늘의 우리가 존재한다. 문명의 발달에 따라 보온이 잘되는 옷 장갑 등, 선조들 보다 좋은 조건인 내가 무엇이 두려워 집에 웅크리고 앉아 추위를 핑계로 하고픈 일을 하지 않으려 하는가? 


 산사모 관례에 따라 잭달링 호수 공원에서 신년 해돋이를 맞았다. 온타리오 호수 수평선에 구름이 깔려 있다. 구름 때문에 일출을 보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하였지만, 7시 40분이 되자, 낮게 깔린 구름을 뚫고 힘차게 솟아 오르는 태양이 주위를 붉게 물들인다. 


새로운 해를 보며 신년 마음을 정리한다. 새해를 맞아 과거를 회상하면 항상 그랬듯이, 완수하지 못한 목표, 순간들이 떠 오른다. 놓친 열차를 바라보는 아쉬움이 뭉게뭉게 피어 오른다. 그래 오늘은 새로운 날, 다시 시작하는 거야. “나를 내려 놓고, 많이 사랑하며 살자.”라는 화두를 정한다. 끓어 오르는 열정과 삶에 대한 사랑이 올해 내 삶을 격정적으로 이끌 것이리라. 추위를 녹이는 떡국을 먹으며 덤으로 나이도 한 살 먹었다. 그래 인생 소풍을 나왔으니 힘들지라도 기꺼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즐기리라. 


“새해가 밝았습니다. 독자 여러분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개인적으로 기복신앙이 만든 인사 ‘복 많이 받으세요.’ 보다 ‘Happy New Year!’를 선호한다. “독자 여러분 올 한해 행복하세요. ”. 


오늘도 추운 날이다. 삼한사온(三寒四溫)이 그립다. 삼한사온은 대한민국과 중국 동북부에서 겨울철에 나타나는 3일간 춥고, 4일간 따뜻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겨울 대륙고기압이 발달했다가 쇠약해질 때까지의 주기가 약 7일이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기압골이 빠져 나간 뒤 3∼4일은 추워지지만, 다음 기압골이 가까이 다가올 때 남풍이 불어 얼마 동안 따뜻해지는 현상이다. 이곳엔 영하 10도를 넘는 날이 크리스마스 날부터 시작하여 1월 5일까지 12한(寒)이다. 고국의 날씨, 산이 그립다.


차를 타고 나이아가라로 간다. 앞 유리를 녹이느라 자동차 히트 휀을 창에 고정하였더니 발이 얼어 감각이 마비된다. 히트 팬이 차 아랫부분을 덥히도록 수정한다. 오늘은 최고 -15도 최저 -20도다. 너무 추우니 하이킹 가지 말라는 주위의 만류를 무릅쓰고 집을 나선다.


산사모 관례 신년 산행은 브루스 트레일 Zero point에서 시작된다. 나이아가라 숙소에 도착하니 저녁 7시30분이다. 회원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눈 뒤 나이아가라 폭포를 보러 갔다. 겨우내 축제를 여는, 겨울의 정취와 폭포의 위용을 즐길 수 있는 좋은 장소다. 폭포에 열린 고드름이 장관이다. 형형색색의 불빛으로 예쁘게 단장한 폭포를 보며, 강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나온 자신에게 “참 잘했어요.” 도장을 찍어준다. 


장식 전구로 만든 코끼리, 사슴, 무스, 마치 나는 듯 착각을 유발하는 새 등이 아름다운 나이아가라 밤의 주역이다. 숙소로 돌아오니 11시 30분, 술 한잔을 하며 담소를 하다 보니 어느덧 새벽 1시다. 하이킹은 언제나 나를 설레게 한다. 2시가 지나 잠들었는데 6시에 눈이 떠진다. 더 자려고 해도 잠이 오지 않는다. 


자고 있는 동료를 배려해 방에서 나와 주차장으로 갔다. 눈이 온다. 영하 최고 -16, 최저 -21도다. 다행히 바람이 잔잔하다. 온몸을 감싸고 걷기 시작한다. 걷다 보니 얼었던 발이 풀리기 시작한다. 입김으로 눈썹에 서리가 내리고, 볼이 얼기 시작한다. 너무 추워 3시간만 걸었다. 선배 한 명이 얼굴이 너무 쓰리다고 점심식사도 하지 않고 떠나갔다. 동상 증상이다.


삶은 도전과 이에 대한 응전이다. 이 추위도 하나의 도전이다. 무엇이 올바른 응전일까? 토인비는 그의 저서 역사의 연구에서 인류 문명 흥망성쇠가 도전과 이에 대한 응전에 따라 결정되었다고 밝혔다. 외부의 도전에 효과적으로 응전했던 민족이나 문명은 살아남았지만 그렇지 못한 문명은 소멸했다. 도전이 없었던 민족이나 문명은 무사안일에 빠져 사라졌다. 


외부의 도전이 없어 스스로 사라져버린 문명으로 마야문명이 있다. 그렇게 화려한 문명의 꽃을 피우던 마야 문명이 왜 사라졌을까? 여러 학설이 많지만 분명한 것은 이들에게 외부의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태평성대를 누리다가 갑작스러운 시련을 맞아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를 '도도새의 법칙'이라고도 한다.


인도양의 작은 섬 모리셔스에 사는 도도새는 먹이가 사방에 널려있고 천적이 없기에 날지를 않아 날개가 도태하였다. 포르투칼 선원이 처음 이 섬에 도착하니 도도새는 날 줄도 모르고 멍하니 사람들을 쳐다볼 뿐이었다. 도도란 포르투갈어로 바보란 뜻이다. 그래서 선원들이 붙인 이름이 '도도'다. 그 새는 사람들 왕래가 잦아지고 다른 동물이 유입되면서 멸종되었다. 힘들거나 실패가 두려워 시도조차 않는다면 도도새가 될 수 있다.  


어려워도 하고픈 일을 하며 살아 가리라. 사막화로 인한 이주와 나일강 홍수라는 도전이 있었기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 측량술과 도르래가 발명되었고, 이집트 문명,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꽃을 피웠다.


재정난으로 고민하는 이에게 정부의 재활 지원법인 BI법에 대해 소개한다. 장기적인 경제 저성장과 실직으로 많은 이가 고통을 받고 있다. 요즘처럼 미래 예측이 불확실한 사회에 살다 보면, 원치 않는 어려운 문제에 봉착할 수 있다. 이러한 도전을 극복하기 쉽도록 BI법이 제정되었다. 


이 법은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재정난으로 고민하며 사는 이의 재활을 돕는다. 개인이 감당하기 무거운 짐을, 합법적으로 내려 놓게 한다. 많은 이가 이 법을 이용, 버거웠던 짐을 벗어 버리고 새 삶을 시작한다. 재정난에 직면하였을 경우, 이에 대한 올바른 응전은 BI법을 이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올 한해 행복 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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