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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기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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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하나씩 -팬데믹 이겨내기 3

 

 팬데믹 Lockdown 이 시작 된지도 벌써 두 달이 넘었다. 지구에 있는 모든 나라에서 겪고 있지만 캐나다와 미국 그리고 한국의 소식 외에는 다른 곳에 신경 쓸 여유는 별로 없다. 내 코가 석자라 그런가? 안정이 된듯한 곳에서 다시 확산이 되기도 하고 확산이 됐다가도 안정을 유지하기도 하지만 ‘Corona Virus 가 완전히 끝났다’라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

 

백신이 개발되지 않는 한 Virus의 존재는 우리를 계속 위협할 것이고 우리는 계속 불안해 할 것이다. Lockdown이 만약에 풀린다 하더라도 혹시 모를 Virus를 피하기 위해서 사람을 덜 만나고 활동도 많은 제약을 받을 것이다. 특히나 나 같이 여러 식구가 같이 산다면 더욱더 그렇지 않을까?

 

 처음 얼마간은 하루 종일 아무것도 않고 있었다. 아침에 눈을 뜨고도 일어나지 않고 곁눈질로 시계를 본 후 9시 이전이라면 다시 잠을 청했다. 그리고 9시 반쯤 느지막이 일어나 샤워를 하고 리빙룸에 내려오면 두 손녀딸은 벌써 밥을 먹거나 놀거나 했다.

 

그렇게 있다 보니 몸 안에 있던 뭔가가, 그것이 독기가 됐건 스트레스가 됐건,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몸은 편안했다. 그러나 같은 일이 장기화 되면서 ‘이게 뭐지? 내가 제대로 사는 건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되었고 그래서 텃밭을 만들고 YouTube 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래도 뭔가가 미진하던 차에 마침 집사람이 운영하던 세탁소를 6월 1일부로 문을 열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했다. 가게를 열기 전에 청소를 깨끗이 해야 했다. 그래서 그 일주일 전 일요일 집사람과 함께 청소를 시작했다.

 

컨베이어 벨트 위의 먼지를 하나 하나씩 돌려가면서 털어야 했고 닦아야 했다. 먼지가 오래된 것은 구슬처럼 동그랗게 뭉쳐서 컨베이어가 돌아갈 때마다 앞뒤로 구르고 있었다. 큰 것은 집사람 목거리의 알만 하기도 했고, 사이즈는 다양하게 있었다. 부서지지만 않는다면 엮어서 먼지목거리 만들어 줄 수 있는데.

 

유리창 청소를 하고, 바닥을 닦고, 좁은 가게 구석구석에 있던 잡동사니를 버렸다. 무려 일곱 시간 일을 하고 돌아오는데 몸은 힘들고 피곤한데 마음은 뿌듯했다.

 

‘그래 맞아, 바로 이거야’ 뭔가 생산적인 일을 하고 나니까 내 몸과 정신에 생기가 돌았다. 그래서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 팬데믹을 잘 지내기 위해서는 매일 단 한가지라도 생산적인 일을 하기로 했다. 내 정신건강과 육체 건강을 위하여.

 

하루에 많은 일을 하기보다는 단 한가지씩 이 팬데믹을 이겨나갈 때까지 계속 지속되어야 한다. 집 유리창을 닦기, 마당에 울타리로 둘러쳐진 나무를 다듬기, 찢어진 방충망 갈아 끼우기, 차 안을 청소하기, 가라지 정리하기, 뒤뜰에 있는 패티오 가구를 깨끗이 청소하기, 가라지에서 나오는 문 페인트 칠하기, 차 안도 구석구석 닦기, YouTube 보면서 내 인생에 도움이 될만한 뭔가를 공부하기 등등, 하려고 생각하니 해야 할 일이 계속 생겨났다.

 

 날씨가 좋아지니 여기저기서 골프 치러 가자는 사람도 많았다. 누가 전화해서 골프 한번 치자고 하면 오랜만에 얼굴이라도 봐야겠고, ‘노’를 못하는 성격이라 지난주에는 무려 5일을 골프를 쳤다. 그러다 보니 몸도 피곤했고, 하루에 한가지씩 일도 해야 했고, 몸이 바빠졌다.

 

 골프를 치고 와서 일을 하려면 몸도 노곤하고 힘이 들어 골프 가기 전에 일을 해야 한다. 아침부터 부지런을 떨다, 대충 먹고 골프장에 가면 몸의 에너지가 빠졌는지 공이 잘 맞지 않는다. 멀리 쭉 나가는 샷보다는 부채꼴로 나가는 샷(한군데서 치더라고 공은 마치 부채살처럼 사방으로 뻗어나가는)에 스트레스는 잔뜩 받는데, 집에 갇혀있느니 그래도 초원을 밟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으냐고 자위를 해 본다. 골프를 치다 보면 항상 하는 말 “어, 왜 오늘은 안 하던 버릇이 나오지?” 이 소리를 올해는 거의 매번 써먹는다.

 

 어쩔 수 없이 아무것도 못하고 집에서 지내야 하는 처지이지만 하루에 한가지씩 만이라도 생산적인 일을 한다면 그렇지 않고 지내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삶이 기다릴 것이다. 사실은 아무것도 안하는 것이 뭔가를 하는 것보다 더 힘이 든다. “자, 아폴로, 우리 같이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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