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
ON
  • jakim

    김재기 수필

    작은일에도 최선을 다하는
    에이젼트 Jaiki Kim
    Broker 김재기 부동산



    ☎ 416-997-7896

    • 15
    •  
    • 219,063
    전체 글 목록

한여름날의 일기(2)

 

(지난 호에 이어)
 좀 전에 헤어진 손녀딸 이야기를 하며 Hwy 401에 들어섰다. 운전하면서도 손녀딸 모습이 아른아른 거린다. Hwy 427로 들어서는데 반대쪽에서 들어오는 차선과 합쳐지는 곳에 갑자기 연기를 품어대는 승용차가 달리고 있다. 차들이 꽤 많아, 어- 어- 하며 모두들 서행하는데, 내 앞쪽으로 차 바퀴 하나가 빠져 나와 굴러가고 있다. 앞에도 차, 뒤에도 차인지라 긴장하며 천천히 내려가는데 빠져 나온 차 바퀴는 중앙선 분리대에 부딪힌 후 그곳에 멈추었다. 


 그러니까 차의 바퀴가 빠지자 쇳덩어리가 고속도로 콘크리트에 부딪히면서 연기가 난 것이구나. 잠깐 눈을 바퀴로 돌린 사이 연기 나는 차는 보이질 않는다. 보통은 차 바퀴가 빠지면 차를 세워야 맞는데, 그 차는 거의 전속력으로 고속도로를 달렸다. 뺑소니 차? 좌우간 자칫하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순간이었다.


 만나는 장소에 도착해 식당 ‘코비’로 들어서니 J가 반갑게 맞아준다. 보석디자이너 이면서도 부모님 도와 열심히 식당을 운영하는 처녀, 예쁘고 능력 있고 또한 사람 좋은 J를 토론토의 총각들은 모르나?


 홀 중간쯤에 앉아 계신 S박사님 부부를 만났다. 나는 그분들과 이틀 전에 같이 골프를 쳤지만 우리 집사람은 그분들과 4, 5년만의 만남이라 무척 반가워했다. 내가 S 박사님을 알게 된 것도 벌써 10여 년이 넘은 것 같다.


 박사님이 캐나다로 떠나기 며칠 전에 머리 염색을 하다 얼굴이 퉁퉁 부어 고생한 이야기, 양쪽 집에 태어난 손주들의 이야기를 하며 음식을 다 먹고 나자 박사님이 뒤에 숨겨놨던 선물을 전달해 주신다. 


항상 만날 때마다 한국에서 무언가를 가져다 주셨는데 이번에는 얼굴로 고생하는 바람에 그럴 여유가 없었단다. 우선 우리 손녀딸 돌 선물, 우리 부부에게 최고급 공 선물, 그리고 사과 한 박스. 나는 항상 아무것도 준비를 못했는데 이분들은 만날 때마다 뭔가를 주고 싶어하신다.


 식사를 끝낸 후 옆의 제과점으로 옮겨 팥빙수를 시켜놓고 이야기 꽃을 피웠다. S박사님은 한국에서 의사생활을 하시다 지금은 프라자 등을 짓고 관리하는 사업을 하신다. 토론토와 밴쿠버에 집이 있었는데, 토론토 것은 몇 년 전에 팔고 밴쿠버 것만 갖고 있다. 그 콘도에 대한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으나 그런 미담은 감춰둬야 맛이고, 박사님 부부가 원하지 않을 것 같아 우리 부부만 공유하고자 한다. 


 또 한 시간여 이야기 꽃을 피우다 아쉽지만 헤어졌다. 박사님네는 뉴욕에 갔다가 다시 밴쿠버로 그리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신다고 한다. 던다스길을 타고 동쪽으로 달리는데 딕시와 Hwy 427 중간쯤에서 갑자기 앞차가 오른쪽으로 확 핸들을 꺾어 앗! 하고 나도 갑자기 따라 했는데 시커먼 쓰레기봉투가 가운데 차선 중간에 놓여있다. 그런데 또 앞쪽에 쓰레기봉투 서너 개가 길에 널브러져 있어 요리조리 피하면서 무사히 집으로 왔다.


 집에 돌아와 아폴로와 산책하며 오늘 하루를 가만히 생각해 보니, 정말 좋은 사람들만 만난 대신에 운전중인 도로에서 연기 나는 트럭과, 차에서 빠진 바퀴와 길에 널린 쓰레기 등을 경험한 위험한 하루를 보냈다. 


앞으로는 좋은 사람들을 만나는 날도 안전한 도로를 달릴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모세오경 중의 하나와 이름이 같으신 S박사님 부부, 고마웠고 복된 여행 되세요.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