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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기다리는 날인데-민혜기(성인장애인공동체 이사, 장애인합동여름캠프 준비위원)

 

민혜기(성인장애인공동체 이사, 장애인합동여름캠프 준비위원)

 

 


 
 날 보자 반갑게 다가오며 ‘재승 포잉’ ‘나 가’ 어눌한 말투나 밝은 표정이다. 장애인공동체 정기 모임이 있던 지난 금요일(7월 6일)에 합석한 발달장애 청년 D군이 이리저리 뛰어 다니면서 하는 말이다.


 잭슨포인트 수양관에서 해마다 거듭되는 장애인 여름캠프에 참석해왔던 그들이 가장 기다리는 여름 행사다. 


 보조기구가 없으면 한발자국도 떼지 못하는 사람들의 모임, 지팡이가 있어야 하고 보행기가 있어야 하고 휠체어가 있어야 비로소 움직일 수 있는 사람들, 앞을 못 보는 사람, 듣지 못하는 사람들까지 한데 어울려 재활의 의지로 뭉쳐 공동체를 이뤄 살아온 지 어느덧 2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성인 3인의 장애인이 뿌린 씨앗은 성년이 되었고, 비슷한 시기에 출발의 신호를 올렸던 밀알 미숀 발달장애자들까지도 한데 어울려 합동 여름캠프를 열어 온지도 금년이 열한 번째가 된다. 


이들 중에는 어린 시절 소아마비 뇌성마비 장애인들을 포함한 캐나다 이민 이후 교통 사고를 비롯한 각종 사고, 뇌졸중 등으로 쓰러진 중도 성인장애인들이 한데 모여 재활의 땀을 흘리고 있다. 누구에게나 닥쳐올 수 있는 불행이나 이 불행을 뛰어 넘어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는 안간힘이 한데 어울리며 서로의 버팀목 역할을 해준다. 


자폐(Autism) 또는 다운신드룸, 지적장애인들은 대체로 몸은 건장하나 정신연령은 유아상태에 머문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느 순간 어떤 일을 저지를지 예측불허다. 특별한 케어와 맞춤 프로그램 시설을 갖춘 제네바센터 같은 전문기관도 있고 특수학교도 있다. 그러나 문화와 언어 습관 배경이 같은 한국인 전문기관은 거의 없다.


해마다 캠프에 참여하는 발달장애인 멤버는 토요 모임을 비롯 Day Care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 밀알선교단 그리고 큰빛교회와 한인장로교회 사랑부, 세 곳이 한데 뭉쳐 신체장애인들과 더불어 여름 합동캠프를 해오고 있다. 결코 한데 한 공간에서 활동 할 수 없는 두 그룹이나 훈련은 습관을 낳고 질서와 어울림의 즐거움은 내적 치유의 기적을 만들어 낸다. 


성인장애인공동체나 발달장애 그룹은 매주 각각 정기적인 모임을 갖는다. 이의 연장선상에서 1년에 한번 여름 합동캠프를 하며 집중적인 재활훈련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 
해마다 참가 수요가 늘고 있다. 따라서 캠프 비용도 만만치가 않다. 장애회원 한 사람에게 한 명의 봉사자가 따른다. 금년 참가신청 인원 150명이 이미 등록을 했다. 거듭해가며 규모가 커지고 있다. 우리 손으로 이를 해결해야 하고 모금운동에 힘을 내어야 한다. 


해마다 두려운 마음으로 캠프 준비를 해왔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끊임없는 결단과 용기,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만만치 않은 캠프 비용은 독지가들의 손길에 의해 채워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도와주는 분들의 손길이 이어지면서 적자 없이 보람된 캠프를 해왔다. 금년도 예외일 수가 없다. 


수효가 늘어남에 캠프비용도 증가한다. 헌신적인 준비과정 한발 한발 디딜 때마다 투명성 있는 팀 멤버간 소통의 하모니는 결속력을 더해주었고 무엇보다 그간 캠프가 기대이상으로 성공했음은 언론사의 적극적인 알림과 기부해주시는 분들의 너그러움이 함께한 결과였다.


오는 8월 8일부터 3박4일 Jackson Point Conference Center에서 열한 번째의 캠프가 열린다. 50여명이 넘는 장애인과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은 캠프의 주인공이다. 이들과 더불어 기꺼이 봉사해주는 봉사자들이 한데 뭉친 재활의 효과 어울림의 기쁨 한마당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이번 캠프 역시 뜻있는 분들의 손길에 의해 이룰 수 있음을 간절히 호소한다. 이미 많은 분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 자리를 빌려 ‘고맙습니다’ 고개 숙여 인사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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