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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억 칼럼

    (목사)
    성경에 대한 장기간에 걸친 진지한 사색과 탐구를 통해 완성한 대하 성경해설서 <성경에 나타난 전쟁과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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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삭의 생애(2)-언약의 계승자가 되는 이삭

 

“아브라함이 죽은 후에 하나님이 그의 아들 이삭에게 복을 주셨고 이삭은 브엘라헤로이 근처에 거주하였더라.”( 25:11)

 

“아브라함 때에 흉년이 들었더니 땅에 흉년이 들매 이삭이 그랄로 가서 블레셋 아비멜렉에게 이르렀더니, 여호와께서 이삭에게 나타나 이르시되 애굽으로 내려가지 말고 내가 네게 지시하는 땅에 거주하라. 땅에 거류하면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게 복을 주고 내가 모든 땅을 너와 자손에게 주리라. 내가 아버지 아브라함에게 맹세한 것을 이루어, 자손을 하늘의 별과 같이 번성하게 하며 이모든 땅을 자손에게 주리니 자손으로 말미암아 천하 만민이 복을 받으리라.”( 26:1-4)

 

이삭의 출생은 황혼기에 접어든 아브라함과 사라에게 삶의 활력소가 되었고, 그들에게 삶의 의미를 부여해 주었다. 뿐만 아니라 이삭으로 말미암아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하신 언약이 성취되었고, 그의 후손들을 통하며 인류를 죄에서 구원하실 그리스도가 오실 것이 예표 되었다는 점에서 그의 출생은 더 큰 의미를 지니게 된다.

때문에 아브라함과 사라는 되도록 빨리 이삭에게 짝을 찾아주어 그가 자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었어야 했다. 그러나 어떤 연유에서 인지 그들은 이삭의 결혼을 서두르지 않아 이삭은 사라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독신으로 지냈다. 사라를 막벨라 굴에 장사 지내고 3년이 지나 이삭이 40세가 되었을 때 아브라함은 이삭의 아내를 가나안 사람 아닌 그의 족속 중에서 선택하기 위해 충복 엘리에셀을 그가 65년 전에 떠난 하란으로 보낸다.

이스라엘의 제 2대 족장 이삭에 관한 성경의 기록은 아브라함이나 야곱에 비해 아주 간략하다. 아브라함과 야곱의 경우에는 그들의 생애 전체가 적혀있지만 이삭에 대해서는 그들 둘 사이를 연결시켜 주는 역할에만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브라함의 명을 받은 엘리에셀이 헤브론에서 800키로나 떨어진 하란까지 가서 아브라함의 조카 브두엘의 딸 리브가를 이삭의 배필로 선택하는 과정이 적혀있는 창세기 24장은 성경에서 제일 긴 장이다. 이삭과 리브가가 맺어지는 과정이 그만큼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는 것이다.

아브라함이 그가 살던 하란으로 엘리에셀을 보내는 순간부터 엘리에셀이 브두엘을 만나 그의 딸 리브가를 데리고 돌아올 때까지의 과정을 면밀히 살펴보면 이삭과 리브가의 결합은 하나님께서 계획하시고, 진행시키시어, 성사시킨 것임을 깨달을 수 있게 된다.

이삭의 아내 되는 것이 하나님의 뜻임을 확신한 리브가가 엘리에셀을 따라 험하고 위험한 광야를 횡단하여 이삭이 머물던 곳에 도달했을 때는 끝없이 뻗어나간 들판 끝 지평선에 황혼이 빨갛게 물든 저녁 무렵이었다. 그때 이삭은 천막 밖에 나와서 신비로운 저녁노을을 바라보며 기도하고 있었다.

조용하고 사색적이며 순종의 믿음의 소유자인 이삭은 엘리에셀이 그와 더불어 괴롭고 힘든 인생길을 함께 걸어갈 동반자를 찾아 함께 오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간구하고 있었던 것이다.

기도를 끝낸 이삭이 고개를 들었을 때 멀리서 다가오는 낙타 떼들이 눈에 들어왔다. 순간 이삭은 엘리에셀이 그의 아내 될 여인을 데리고 오고 있다고 직감하고 그들을 향해 걸어간다.

황혼이 붉게 물든 넓은 들녘에서 설레는 마음으로 리브가를 맞이한 이삭은 그녀를 어머니 사라가 지내던 천막으로 안내하여 신방을 차린다. 리브가가 3년이나 비었던 그 천막의 새로운 주인이 된 사실은 사라가 37년 동안 그러했던 것처럼 그녀가 영원한 인생의 동반자로서 이삭의 곁에 있으면서 그와 함께 하며 사랑해야 할 역할을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리브가 또한 이삭만을 바라보고 부모를 떠난 여자다. 2천리 머나먼 길을 하란에서 온 리브가를 그의 분신처럼 아끼고 사랑하며 살아가야 할 새로운 인생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것이다.

하나님의 뜻에 의하여 맺어진 이삭과 리브가는 서로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며 성경에 나타난 가장 모범적인 부부 중의 하나가 되었다.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었던 두 남녀가 만나 이처럼 행복하게 살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만남이 하나님의 뜻 안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이었다.

이삭과 리브가의 결혼생활은 어느 누구보다 평안하고 즐거웠지만 웬일인지 그들 사이에 아이가 생기지 않았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외아들의 가장 큰 의무는 자식을 낳는 것이며, 이삭의 경우는 더욱 그러했다. 그를 통하여 “너를 여러 민족의 아버지가 되게 하겠다.”(창 17:4)고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하신 약속이 이루어져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자손을 축복 해주신 아브라함은 독자 이삭을 낳기까지 25년 이란 긴 세월을 기다려야 했고, 이번에는 이삭이 결혼 한지 19년이 되도록 아이를 갖지 못한 것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이것을 보며 의아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믿음의 시각으로 이 문제를 바라보면 언약의 자식은 남녀의 결합으로 쉽게 태어나는 것보다 간절한 기도의 응답으로 주어지는 것이 하나님의 뜻임을 깨달을 수 있다.

이 사실을 이삭이 알고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이삭은 아버지 아브라함처럼 다른 여자에게서 아들을 얻으려 하지 않고, 리브가가 아이를 갖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한다. 이삭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자손의 축복을 해주셨으니 그에게 자식을 갖게 해 달라고 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언약이 성취될 수 있도록 아들을 허락해 달라고 간절하게 간구한 것이다.

이삭의 “믿음의 기도”가 응답되어 리브가는 임신을 하게 된다. 그러나 그녀의 몸 속에서 두 생명이 뛰노는 것을 느끼게 된 리브가는 기도를 통해 그 까닭을 하나님께 묻는다.

하나님은 리브가에게 “두 국민이 네 태중에 있구나. 두 민족이 네 태중에서 나누어질 것이며 한 민족이 다른 민족보다 강할 것이며 형이 동생을 섬기게 되겠다.”(창 25:23)고 들려주신다.

그녀가 쌍둥이를 임신했으며, 두 아이는 각각 다른 민족의 조상이 될 것이고, 형이 동생을 섬기게 되는 것이 그의 뜻이라고 하나님께서 알려주신 것이다.

때가 되어 리브가는 쌍둥이를 출산한다. 먼저 나온 아이는 전신이 불그스름한 털로 덥혀있어서 이름을 “붉다”는 의미의 “에서”로 지었고, 동생은 형의 발꿈치를 붙잡고 태어났기에 “간교하다”는 의미를 지닌 “야곱”으로 이름 지었다.

형 에서는 생김새와 체격이 건장하고, 정열적이면서 야생적인 성격을 지녔기에 자라서 능숙한 사냥꾼이 되었다. 반면, 에서의 발을 붙들고 나온 야곱은 어려서부터 간교한 속임수를 쓸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야곱이 자기보다 먼저 나가는 형의 발목을 잡은 까닭은 그래야만 자기도 세상에 나갈 수 있다는 생존본능일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에서를 제치고 자기가 형이 되겠다는 본능적인 욕망의 발로라고 볼 수도 있다.

같은 부모에게서 태어난 쌍둥이 형제 에서와 야곱은 이처럼 외모와 성격이 판이하게 달랐다. 이 같이 현저하게 다른 에서와 야곱에 의해 이삭의 자손들이 별처럼 많아져서 아브라함의 세계가 펼쳐지는 것이다.

하나님은 99세 된 아브라함에게 1년 후 사라가 낳을 아들 이삭에게 그의 언약을 주시겠다고 말씀하셨다(창 17:21). 하나님께서는 그 약속대로 아브라함이 죽은 후 이삭을 축복해 주셨다(창 25:11). 아브라함은 말년에 하나님의 축복을 받았지만(창 24:1), 이삭에게는 그의 성년의 생이 시작되는 시점에 하나님의 축복이 임하신 것이다.

하나님이 이삭에게 복을 주신 곳이 브엘라헤로이 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브엘라헤로이는 아브라함의 아이를 임신한 하갈이 교만해져서 사라를 멸시하다 쫓겨나 방황하던 중 하나님의 천사를 만난 곳이다(창 16:7-9).

그때 하나님의 사자는 그녀가 낳을 이스마엘의 자손들도 크게 번성할 것이라 들려준다. 그 일이 일어났던 곳에서 하나님이 이삭에게 복을 주셨다는 사실은 이스마엘의 자손들도 큰 민족을 이루기는 하겠지만 진정한 아브라함의 자손은 이스마엘의 후손들이 아니라 언약의 자식인 이삭의 자손들임을 의미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축복이 임하기는 했지만 이삭은 그 곳에서 곤경에 처하게 된다. 아브라함 때와 같은 흉년이 찾아왔기 때문이었다. 이삭은 아브라함처럼 다른 지역에 비해 양식이 넉넉한 애굽으로 가려고 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이삭에게 애굽으로 가지 말고 그 곳에 그대로 머무르라고 말씀하시면서, 그가 명하는 대로 하면 이삭과 함께 하셔서 이방민족들이 차지하고 있는 그 땅 전부를 그의 후손들에게 주시겠다고 약속하신다. 아브라함에게 하셨던 언약을 이삭에게도 하신 것이다.

이삭의 자손들이 무수히 많아질 것이며, 이삭으로 인해 세상의 모든 민족들이 복을 받을 것이라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그가 이삭에게 이 같은 언약을 주시는 것은 “아브라함이 나에게 순종하였고, 나의 법과 명령을 지켰기 때문이라.” 밝히셨다.

순종의 믿음의 소유자인 이삭은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애굽으로 가지 않고 그 땅에 머무른다. 그 결과 이삭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하신 약속대로 언약의 계승자가 되어 아버지 아브라함과 아들 야곱 사이에서 하나님의 계획을 연결시키는 교량의 역할을 담당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부모가 자식에게 물려줄 수 있는 최대의 유산은 하나님을 향한 충성심과 순종의 믿음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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