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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곤 특별칼럼] “지금 이 순간 잠 못 드는 학부모님께”

 
 SKY 캐슬 신드롬과 올바른 대학.진로 선택(10)   

 

 

 


 이번 칼럼에서는 많은 부모님들이 하는 고민이자 제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 “우리 아이의 학업 성취도가 떨어지는데 어떻게 해야할까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오늘 생후 한 돌이 되어 제 옆에서 새근새근 잠을 취하고 있는 딸 아이를 보며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공부를 잘 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보다 일반적, 그리고 상대적으로 더 뛰어난 학습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통계적으로 판단하였을 때 많은 사람들은 “공부를 잘 한다”는 이야기를 듣기 어렵습니다. 그 이유로는 지능, 집중력, 노력, 끈기의 차이 등 다양하고도 복합적인 이유들이 있으며, 선천적, 그리고 후천적인 영향의 비중도 개개인마다 다릅니다. 


 그럼에도 공부를 잘 못하는 이유에 대한 답변을 원하신다면, “표준편차가 너무 큰 통계의 평균이기 때문에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뛰어난 학습능력’은 한 개인이 가질 수 있는 수많은 장점들 중의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 이외의 수많은 장점들의 우선 순위는 각 개인이 속한 사회의 상황과 니즈에 따라서 변합니다. 


 한국과 같이 영토와 천연자원이 제한된 나라에서는 인적자원이 상대적으로 더 중요하게 여겨지며, 높은 인구밀도까지 고려할 경우 극도로 치열한 경쟁 역시 당연하게 여겨집니다. 


 이런 상황에서 인적자원을 효율적으로 증강시키려면 공부를 통한 경쟁을 극대화하는 것이 국가 운영을 위해서 필연적인 해결책입니다. 따라서 한국의 세계적인 입시 경쟁은 어찌보면 비인격적이기도 하지만, 다른 현실적 대안이 없어서 그런 측면이 큽니다. 


 반대로 넓은 영토와 방대한 천연자원, 그리고 낮은 인구 밀도를 바탕으로 이미 경제적인 성공과 복지국가를 이룬 곳에서는 뛰어난 학습능력의 우선순위가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학과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미래에 성공할 가능성이 절대적으로 크다고 볼 수는 없을 것”

 

 

 

 


 대신에 상대를 이해하고 설득할 수 있는 소통 능력, 건강한 감정, 판단력, 직관력, 정신적 순발력/지구력 등이 더 큰 의미를 갖습니다. 이와 유사하게, 혹독한 자연환경을 보유한 사회일수록 육체적 순발력/지구력, 감정조절 능력, 뛰어난 오감 등이 상대적 우선순위를 갖는 것과 비슷한 이치입니다.


 캐나다는 앞서 언급한 상황 중 풍부한 천연자원과 낮은 인구밀도의 부유한 복지국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반대의 외적 요인들을 가지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요구하는 장점들을 캐나다에 거주 중인 자녀들에게서 추구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며 현실과는 괴리된 교육방법이라고 보여집니다.


 특히 한인 부모들은 자녀들의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힘든 생활을 각오하고 캐나다 이민을 오신 분들입니다. 자신들의 인생을 상당 부분 희생, 헌신하며 오직 자녀들의 미래를 위해서 살아오셨습니다. 


 캐나다 사회는 주입식 교육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 남아야만 무시를 당하지 않는 곳이 아니며, 각자의 다양한 재능을 살리며 꿈을 펼칠 수 있는 사회 기반이 세계에서 가장 탄탄하게 갖추어진 곳 중 하나입니다. 이는 문화적 동화주의 보다는 다문화주의를 표방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지금 부모님들에게 ‘자녀들의 성공’은 단순히 캐나다에서 공부를 잘하는 것만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다소 비인격적인 수단은 현실적 대안이 없을 때에 어쩔 수 없이 허용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식의 치열한 주입식 교육과 학벌 우선주의를 캐나다식으로 치환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따라서 캐나다에 있는 자녀가 지금 학교 성적이 좋지 않다고 하더라도 너무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곳에서 학과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미래에 성공할 가능성은 절대적으로 크다고 볼 수 없습니다. 오히려 일부 한국 부모님들처럼 자녀들의 성적을 비교하는 행위는 캐나다 사회 시스템에서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자녀의 성적에 일희일비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자식이 위험하거나 나쁜 길로 가지 않도록 큰 울타리가 되어 주십시오. 부모 세대와는 다른 시대를 살아갈 우리 자녀들에게 공부만을 강조하기 보다 어떤 재능이 있는가를 잘 지켜보고 그것을 격려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길게 기다려 주십시오. 지금 부모님이 상상하지 못할 좋은 사람으로 성장할 미래의 우리 아이들을 기대하면서요…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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