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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경전해설(23)-영란비전론(2)

 
 

(지난 호에 이어)
지난 호에서는 영란비전론에 나와 있는 인체의 열두 장부의 주된 내용 등에 대하여 해설하였다. 열두 장부는 각각의 직책이 있고 이들간에 서로 협조가 잘 이루어져야 한다고 하였다. 기백이 계속하여 말하였다. “군주가 현명하면 아래의 신하들이 안정되고 편안해지는 법입니다. 이러한 이치에 따라 양생을 하면 장수할 수 있고 죽는 날까지 큰 병 없이 건강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군주가 현명하지 못하면 십이관(十二官)에 문제가 생깁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각 장기가 연계되어 있는 통로가 막혀서 통하지 않으면 형체가 크게 손상됩니다. 이런 식으로 천하를 다스린다면 나라의 체계가 무질서 하게 되므로 경계하고 또 경계해야 합니다.”
(故主明則下安, 以此養生則壽, 歿世不殆, 以爲天下則大昌. 主不明則十二官危, 使道閉塞而不通, 形乃大傷, 以此養生則殃, 以爲天下者, 其宗大危, 戒之戒之!)


앞 문장에서 십이관은 12개 장부를 말하며, 이들이 서로 연계된 통로를 사도(使道)라고 하였다.


“지극히 심오한 의학의 이치는 미묘한데 변화가 무궁하니 그 본원을 알 수 있겠습니까? 궁하도다! 미세하여 잘 살피지 못하니 누가 그 요체를 알 수 있겠습니까? 심원한 것이 가려 있으니 누가 잘 알 수 있겠습니까? 있는 듯 없는 듯한 수(數)는 호리(毫釐)에서 생겨나고, 호리의 수는 도량에서 시작되니 이들을 천으로 만으로 더욱 크게 할 수 있으며 이를 유추하고 확대하면 만물의 형태가 정해집니다.” 
(至道在微, 變化無窮, 孰知其原? 窘乎哉! 肖者瞿瞿, 孰知其要? 閔閔之當, 孰者爲良? 恍惚之數, 生於毫釐, 毫釐之數, 起於度量, 千之萬之, 可以益大, 推之大之, 其形乃制) 


앞 문장에서 호는 가는 털이고, 리는 호가 1발이라면 10발이고, 10리는 1푼이다. 따라서 호리는 지극히 미세한 것을 가리키고, 사물의 크고 작음을 잴 수 있는 잣대인 도량도 이로부터 시작된다고 하였다.


황제가 말하였다. “훌륭하십니다. 내가 이 자세하고 명확한 이치와 성현들의 업적을 듣고 보니 명확한 이치여서 길일을 택해 재계하지 않으면 감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입니다.” 황제는 이에 길일과 길조를 택하여 저작들을 영란실에 보관함으로써 잘 보존되고 후세에까지 전하도록 하였다.
(善哉! 余聞精光之道, 大聖之業, 而宣明大道, 非齊戒擇吉日, 不敢受也. 黃帝乃擇吉日良兆, 而藏靈蘭之室, 以傳保焉) 


영란비전론의 내용은 많지 않지만 인체의 12장부의 기능과 특징을 설명하는데 군주와 신하들의 관계를 들어 이론을 제시하였다. 더우기 내용이 중요하기 때문에 영란실에 보관하였다고 하였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사실은 한방의 장부개념은 현대의학적 개념과 일치하지 않는다. 한방에서의 장부는 인체내의 조직기관에 대한 명명일 뿐만아니라 특수한 생리기능 단위를 나타내는 포괄적인 개념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현대의학에서 심장은 우리 몸에서 끊임없이 혈액을 받아들이고 내보내 혈액을 온몸으로 이동시키는 순환기계의 중추기관으로 본다. 그러나 한방에서는 심장을 순환계통 기능과 함께 정신신경계통 기능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보아 지난호에서 심은 군주지관으로서 신명출언이라고 소개 하였다. 이와 같이 한방에서는 다른 장부에 대해서도 각각의 역할과 기능을 부여하고 있으므로 현대의학의 장부보다 넓은 개념을 지니고 있다.


한방에서 말하는 오장(五臟, 간.심.비.폐.신)의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간(肝)은 혼(魂)을 담고 있고 혈을 저장하며 근(筋)의 근본이 되며 오행 중에는 목(木)에 속하고 동(動)하며 승(勝)하는 기운을 가지고 있다. 심(心)은 화(火)의 장으로써 화는 밖으로 드러나고 밝음으로 사물을 밝게 비추는 주명(主明)의 특성이 있어 인체에서 정신작용으로 출현되니 신명출언이라 하였다. 


영란비전론에서 전중(心包)은 신사지관으로 희락출언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심포가 하나의 독립된 장기인지 아닌지에 대해서 많은 의견이 있지만 생리기능은 심장을 보호하는 작용이 있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외사가 심장을 침입했을 때 심포는 심장을 대신하여 사기를 감수하므로 먼저 심포에 병이 생긴다고 보고 있다. 


비(脾)는 횡격막 아래 중초에 위치하는데 비와 위는 막으로 연결되어 있다. 현대의학에서 비장은 임파기관으로 혈액을 저장하고 수명을 다한 적혈구를 파괴하는 장소이며 항체를 생산하고 면역반응에 관여하는 기관이다. 한방에서의 비는 운화와 통혈을 주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운화는 음식물의 소화.흡수 및 영양물질의 운송을 말하고, 통혈은 혈액이 경맥 밖으로 넘쳐나가지 않고 경맥 안에서 운행하는 것을 말한다.


폐(肺)는 오장 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며 기를 주관하고 호흡을 담당한다. 지난호에서 폐의 기능을 치절출언으로 말하였는데 이는 폐는 군주인 심을 보좌하여 전신의 기혈운행을 관리하고 조절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치(治)는 사물이 갖는 생명의 본질인 항상성과 완전성이 내포하는 절조와 질서를 의미하고, 절(節)은 운동의 율조와 주기성을 말한다. 


신(腎)은 14번째 척추 아래에서 양측으로 일촌 오푼 떨어진 곳에 좌우 두개가 있다. 이들의 형태는 강낭콩 모양과 같고 서로 마주보며 약간 굽어 척추 양방에 붙어 있다. 신은 골(骨)을 주관하고 골수를 생성하며 뇌로 통한다. 신의 기능을 작강지관 기교출언으로 지난호에서 소개하였다. 즉 신의 정기가 충분하면 수(髓)의 생성이 왕성하여 골.수.뇌 등이 충분한 영양을 얻어 정상적인 기능 활동을 유지할 수 있다. 반대로 신의 정기가 부족하면 수의 생성이 부족하여 골.수.뇌 등이 충분한 영양을 받지 못하고 병변이 발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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