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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풍경 하나

 
봄날, 풍경 하나
 

 

 

 

손님 한가한 날 
바짓단 줄이다 등짝 대면 
앞 뒤 좌우로 꾸벅꾸벅 졸기 일쑤다

 

 뿌연 세탁소 창 너머
한 계절이 바뀌는 줄도 모른채
들쳐 업고 도망쳐도 깨어날 줄 모르는 여자

 

맞어, 눈 붙인 단 30분은
밤새 긁어대던 딸아이 아토피에 연고 발라주던 잠이고
그래 맞어, 엉덩이 붙인 1시간은
배추 한 박스 절여 소쿠리에 물 빠지기 기다리던 잠이고
맞어 맞어, 관절에 물 빠지는 2시간은
세탁물 배달 다니느라 한나절 운전대 잡은 곤한 잠일테지 

 

두 발 뻗은 잠 속에 꽃씨를 뿌려 놓고
재봉틀 앞에 몸을 당긴 여자의 잠꼬대가   
꿈길에서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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