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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지문

 
시인의 지문 

 

 

 

언젠가
큰 시인의 시집을 읽다
책갈피 속 지문 냄새를 맡아본 적 있었다
흐음~~뭐랄까, 그것은 
산벚꽃  숨결 머물던 흔적이
아니었나 생각했다

 

이렇듯 지울 수 없는 지문의 기억이란 
바람에 날아든 꽃의 안쪽을
지키는 무취인데 그 숨겨진 행방을
읽어낼 수 없음이 안타까웠다

 

다만 희미해진 문장의 속살을 만나
책장 어디쯤 얼룩진 습기로
앉아 있을 날숨의 자리
이제는 바깥 표지에 남겨진
시인의 무게까지도 몸을 낮춘
꽃잎의 무늬인 줄 알겠다

 

그런 지문을 다행히 바람이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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