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드름의 실체
처마 끝에 달린 고드름
날카로운 마음결 송곳 같다
도무지 풀릴 것 같지 않은 결빙의 완고함
영하의 날씨에 요지부동이다
지붕 위로 스며든 물길 따라
뾰족한 칼끝은 각을 세우고
감각은 균형을 잃은 자 되어
스스로 해체될 허망한 것을 위해
한겨울 처마선 아래
매달린 어리석음을 본다
얼어붙은 심연은 칼을 품고 있지만
날씨 풀리면 곧 녹아질 듯
비루 먹은 아집과 독선 위로
칼바람이 지나간다
좀체 녹지 않을 것처럼
큰소리로 명패 하나 걸어 놓고
굽은 손 펴지 못하고 파르르 떨고 있는
참으로 한심한 사람
무게를 견디지 못해
제 몸을 깨트리며 땅에 머리를 박는다
순간 물로 해체된다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