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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모임 과도한 음주 조심

 


술마시고 운전대 잡았다 사고내면
파티 주최자도 고소당할 수 있어 

 


 
12월이 되면서 송년회를 비롯한 각종 크고 작은 모임에 참가하는 횟수 또한 잦아지게 됐다. 남의 집에 초대 받아 가기도 하고, 내가 가까운 친지들을 내 집으로 불러 즐거운 시간을 갖기도 한다. 그런데 연말 연시라는 분위기에 들떠 있다보면 간과하기 쉬운게 하나 있다. 송년 모임에서의 음주와 이로 인한 음주운전 가능성이다.


 음주 운전이 자동차 면허 유지와 보험에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지는 이 칼럼을 통해 이미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때문에 이번 칼럼에서는 송년 모임을 여는 주최자 입장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에 대해 알려드리고자 한다.


파티 주최자가 감수해야 하는 책임은 <소셜 호스트 라이어빌리티 (social host liability)>라고 한다. 간단히 말하면 내가 주최한 모임에 참석한 손님이 과다하게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다가 사고라도 내면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는 물론이고 술과 모임 자리를 제공한 나 또한 책임이 있다는 뜻이다. 


술을 마시고 사고를 냈다면 운전자가 전적으로 잘못이지 모임을 주최한 내가 무슨 책임을 져야 하느냐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문제의 운전자가 과도하게 술을 마시도록 방치한 책임이 파티 주최자에게 있다는 것이 소셜 호스트 라이어빌리티를 둘러싼 논리의 근거이다. 내 잘못을 전적으로 인정하기 보다는 어떻게 해서라도 남에게 책임을 전가하려 하고 고소하기를 점점 좋아하는 북미의 전반적 사회 분위기를 고려할 때 이같은 시류는 막기 어려워 보인다.


소셜 호스트 라이어빌리티와 관련해 캐나다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사건은 지난 1999년에 있었던 차일드 대 데조르모 사건의 판례다. 당시 송년 모임에 참석해 만취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았던 피고는 제 갈 길을 가던 차량을 치어 남자 1명이 사망하고 동승하고 있던 여자 운전자는 전신마비가 되는 대형 사고를 냈다. 


당시 형사상 유죄판결이 나오자 원고는 피고와 피고가 참석했던 파티의 주최자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2006년에 열린 재판에서 이 사건과 관련해 모임을 주최했던 호스트에게는 민사상 책임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당시 송년모임 주최자는 아무런 보상을 하지 않아도 되긴 했으나 이 판례를 계기로 이른바 소셜 호스트의 책임에 대한 여론이 환기되는 효과가 있었다. 아울러 유사한 모임을 주최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파티에 참석한 사람이 음주운전 사고를 내 누군가에게 피해를 입히면 소송을 당할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충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인식이 퍼지기 시작했다.


올해 초에는 온타리오에서 유사한 케이스가 나왔다. 워댁 대 프룸으로 불리는 이 재판에서는 송년모임에 본인이 스스로 술을 가져와 마신 뒤 음주운전을 해 사고를 낸 운전자가 호스트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건에서 흥미로운 점은 음주운전 사고로 인해 운전자 본인이 사지가 마비되는 피해를 입었는데 이에 대한 책임을 호스트에게 물었다는 사실이다. 


결국 – 송년이든 아니든- 모임을 주최할 생각이고, 그 자리에서 술이 오갈 가능성이 있다면 모임을 주최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참석자들이 과도하게 술을 마시지는 않는지, 모임이 끝난 뒤 안전하게 집에 갈 방편은 마련되어 있는지 확인할 책임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손님들이 하나 둘 떠난다고 호스트로서의 역할이 끝난다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파티에 온 사람들이 한명도 빠짐없이 모두 안전하게 집에 도착해야 비로소 호스트로서의 책무가 마무리되는 셈이다.


올 연말연시에 친지들을 불러다 잔치를 베풀 계획이 있는 분이라면 모임에 온 사람들이 안전하게 집에 갈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배려해야 할 듯싶다. 모임 참석자들이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지 않게 하려면 다음 방법들을 강구해 볼 수 있겠다:


• 너무나 당연한 얘기이지만, 충분한 음식을 술과 같이 내놓는다.
• 술이 모임의 포커스가 되지 않도록 한다.
• 모임이 파하기 앞서 충분한 시간을 두고 술을 치운다.
• 가급적이면 내가 술을 따라준다. 손님이 스스로 술을 따라 마시면 주량을 컨트롤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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